영월 주천 빙허루 외
일시:2024년 5월 9일 목요일
장소: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빙허루,김종길가옥,주천삼층석탑
* 주천교에서 본 빙허루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명소인 빙허루로 향했다. 시가지에도 보이고 주천강 위의 주천교에서도 보인다. 5월의 푸른 물결 위 빙허루 정자가 비경이다.
* 주천 술샘 유래비
주천교를 건너서 가니 술샘 유래비가 있다. 주천이라는 지명 유래는 주천강 부근의 망산에 있는 바위 밑에서 술이 나왔다고 하여 생긴 것이다. 고구려시대에 주연현으로 불리다가 1937년에 주천면으로 되었다. 전설에 의하면 이곳 술샘은 양반이 오면 약주가 나오고 천민이 나오면 탁주가 나왔다. 그런데 조선시대 어떤 천민이 약주가 먹고 싶어 양반복장을 하고 왔는데 그만 탁주가 나와서 술샘을 부숴버렸다. 그 후로 술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말고 꺠끗한 물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곁에서 흐르는 주천강이 참 맑고 깨끗하다.
* 술샘공원
주천 유래비 주변이 술샘공원이다. 이곳에는 이 고장의 인물들 기념비를 세워 놓았다. 주천의 역사를 잠시 배우는 정숙한 공간이다.
* 철종대왕 왕세자 금표비
조선 25대 철종 왕세자의 태실을 보호하기 위하여 세운 표지석이다. 예전에는 태실이 망산에 있었는데 잡인의 접근을 막기 위해 세운 비석이다. 1859년 철종 10년에 세웠다. 지금은 빈터에 덮개석만 있다. 술샘공원에서 빙하루 올라가는 계단 바로 곁에 역사를 머금고 있다.
* 빙허루 가는 망산 산길
망산은 해발 380m의 산이다. 빙허루는 망산의 초입 해발 304m에 위치해 있다. 술샘공원에서 안내 팻말을 따라 아트막한 산길을 걸어 올라갔다.
* 빙허루
망산 산정에 빙허루 정자가 보인다. 2층 누각이다. 그 앞에는 빨간색 의자가 주천면을 바라보고 있다. 잠시 의자에 앉아서 주천 시가지를 조망했다. 아담한 도시다. 계단을 걸어서 빙허루에 도착했다. 울창한 나무들로 정자가 많이 가려져 있다. 주천면은 조선 시대에는 원주목이었는데, 1904년부터 영월군이 되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고을의 동쪽에 빙허루가, 고을 서쪽 절벽에 청허루가 있다고 한다. 빙허루에는 숙종과 영조, 정조가 지은 글이 남아 있다. 단종은 영월에서 죽었다. 숙종은 노산군이던 단종을 복권시켰다. 그 후 60년이 지난 영조 34년에 예조판서 홍상한이 영월 단종의 능을 다녀와서 보고할 때 빙허루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그는 원주 주천이라는 고을에 빙허루가 있다고, 1753년에 화재로 누각이 불타 없어지고 어제시도 소실되었다고, 그래서 원주목사 임집이 누각을 중건하고 어제시를 걸어놓고자 한다고 보고하였다. 영조는 이 말을 듣고 숙종이 썼던 시를 옮겨 쓰고, 여기에 짧은 글을 덧붙였다. 빙허루는 주천이라는 이름 없는 지방에 있지만, 단종의 복권과 관련된 왕의 글이 걸리게 되었다. 숙종 때 불이 나서 없어져 다시 세웠지만, 오랜 세월로 다시 허물어졌고, 그로인해 청허루도 없어졌다. 1930년 망산에 정자를 세워 빙허루라고 불렀는데, 6·25전쟁 때 다시 소실되었다. 1986년 망산에 빙허루를 다시 세웠다. 근래에는 주천 읍내에 청허루를 세웠다. 두 개의 누각은 여러 차례 허물어져 복원되었다. 빙허루는 주천 평야와 주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망산의 정상에 있다. 조선 시대 숙종, 영조, 정조의 어필이나 문장을 걸어 놓았던 유서 깊은 건물이다. 역사적,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하고 소중한 건물이다. 이토록 깊은 역사를 지닌 빙허루에 탐방한 것이 참 보람된 여정이다. 정자에 올라보니 주천장이 흐르는 시내와 시골 풍경이 정겹다. 단종의 애달픈 사연이 서려 있어 더욱 뜻깊은 누각이다.
* 망산 하산길
빙허루에서 하산길은 아까 올라간 산길이 아니다. 그 반대편의 주천강의 섶다리 쪽으로 내려왔다.
* 주천강 섶다리
망산에서 내려오니 주천강이 있고 그 위에 섶다리가 정겹다. 저 다리를 건너갈 것이다. 그런데 주천강 잔도 가 곁에 있어서 그곳을 다녀와서 건너갈 것이다.
* 주천강 잔도
주천강 잔도가 섶다리와 주천강과 함께 비경이다. 꽤나 긴 다리다. 끝까지 걸어가니 아까 보았던 주천교 곁의 술샘공원이 나온다. 다시 온 길을걸어서 섶다리 쪽으로 왔다.
* 주천강 섶다리 건너기
나무기둥으로 받치고 솔가지를 엮어 얹어 흙을 깔아놓은 다리다. 두 개의 다리가 옛정취를 머금고 있다. 물 속에서 물을 먹은 나무기둥에 파란 잎사귀가 생명을 나부끼며 살고 있다. 신기한 정경이다. 다리가 걸어갈 때 흔들거리기도 한다. 행복한 체험이다.
* 주천강 섶다리 뱀
섶다리 솔잎 위에 뱀이 또아리를 틀고 앉아있다. 왜 여기서 사는 걸까, 참 신기한 일이다. 아주 독특한 뱀을 만났다. 주천강 섶다리의 이색 풍경이다.
* 섶다리와 빙허루
섶다리를 건너와서 빙허루를 바라보니 주천강가 함께 비경이다.
* 김종길 가옥
조선시대의 한국 전통가옥이다. 200여년이 흐른 집이다. 강원도 문화재였는데 너무 복원하여 지금은 아니라는 말도 있다. 오늘은 운 좋게 김종길의 아들을 만났다. 우리 부부 사진도 찍어주고 친절하다. 그 내외가 이사오려고 집인 정리 중이란다. 옛 모습으로 잘 복원하여 다시 문화재로 복원되길 빈다.
* 주천 삼층석탑
주천강 곁 도로변에 있다. 1984년 강원특별자치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었다. 흥령사를 창건할 때 이 사찰을 찾는 신도들을 위해 세운 안내 석탑이다. 원래는 주천강 기슭에 있었으나 강의 범람으로 제방을 쌓으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옮길 때 이 탑에서 금동불상이 출토되었으나 지금은 없어졌다. 석탑의 하단석은 안타깝게도 한 모서리가 깨져 없어졌다.조각난 채 그대로 있다. 고려말, 조선 초기의 탑으로 추정된다. 오랜 역사를 지닌 주천삼층석탑이 오롯하게 솟구쳐 그 위용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오늘 주천면 행사로 삼층석탑 곁 경로당과 주천문화회관 마당에서 노인잔치를 하고 있다. 점심식사를 제공하여 맛있게 먹었다. 주천면의 큰 선물이다. 행복한 나들이다.
* 주천 동창 옛터
옛날 세곡을 거두던 창고다. 여기서 남한강변의 흥원창으로 옮겨 한양으로 보냈다고 한다. 얼마 전에 다녀왔던 그 흥원창과 관련이 있다하여 정겨웠다.
* 주천강과 빙허루
주천면 시가지의 빙허루는 주천강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곳곳에서 선사한다. 이제 마지막 떠나는 길인데 눈부신 절경을 안겨준다. 잊지 못할 명소다.
* 영월 주천 단종대왕 유배길
주천삼층석탑에서 나오는데 주천교 앞 도로변에 단종대왕 유배길이라는 안내팻말이 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단종이 지나간 길이 듯하다. 역사의 한 자락을 나도 지금 지나고 있다. 흐뭇한 영우러 주천면 탐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