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귀농카페에 제가 쓴 글을 퍼다 올립니다.
재작년 여름 지인에게서 청계 6마리를 분양받았습니다. 숫놈1 암놈5...그런데 조금 지나고 보니 숫놈이 2 암놈이 4 마리 란것을 알게 됩니다. 십년? 전, 닭을 처음으로 키우며 너무 냄새가 나고, 쥐서방들이 난리를 치고, 관리 미숙으로 철거했는데요. 이웃 어르신의 '닭장 쉼터는 비를 맞으면 안 된다'는 말씀을 듣고, 양지 바른곳에서 바베큐장으로 쓰던 곳을 개조하여 닭장을 만들었습니다. 모이통도 사고, 물통도 사고 쥐 접근 못하게 깊게 철망을 깔고, 횟대도 만들어주고, 알 많이 나라고 부화칸에 짚더미도 깔아주고요. 뽀송뽀송하게 지내라고 바닥보다 훨씬 높은데서 놀수 있게 하고 더우면 밑에서 쉬라고 많은 배려?를 해 보았습니다. 이웃짚 닭장을 눈 여겨 보고 흉내 낸 것인데 제 깐에는 엄청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제 수준에서 최선을 다한 멋진 닭장이 되었습니다. 이 녀석들입니다. 왕초 수탉의 위엄이 대단합니다. 나머지 한마리 수탉은 안 보이네요. 언제부터인가 왕따가 되어 매일 얻어터지고 도망가니다가 어디 숨어 있어야 합니다. 암탉들은 왕초만 졸졸 따라 다니고 왕따수탉은 거들떠 보지도 않더군요. 어쩌다 왕초 수탉이 한 눈을 팔때 한번 씩 암탉들을 덮치기도 하는데요. 그 이후엔 아주 냉혹한 린치가 가해집니다. 왕따, 그 녀석 참 불쌍하다 ... 저걸 어찌할꼬 고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제 각시도요 이 부분은 저와 공감하고 있었지요. 우짜노.. 해결 방법은 왕따 수탉에게 신혼집을 마련해 주자!!! 왕초와 왕따를 분리하려고 새 집을 지어주었습니다. 이 길거리 아이스크림 매대는 운반비 20만원에 갖고 온 것인데 이곳에 신혼집을 장만해 주었습니다.
멋진 독채 신혼집이 되었습니다. 왕따 이녀석 처음엔 어리둥절 하더이다.
두녀석 행복해 하는 모습이 보이죠? 이때가 봄인데 여름이 오기 전까지는 잠시 평화가 찾아오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요..한 여름이 되니 너무 더워 큰 집에 있는 닭들이 문제 가 되었습니다. 시원한 곳에 쉴곳이 없는 왕초 식구들을 잠시 이곳에 합방 하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사용하던 닭장은 정리하고 건조장으로 개조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다시 비극이 시작되는데요. 두 집이 합쳐지는 첫날 두 수탉의 피터지는 싸움이 있었고 결과는 왕따패!! 디시 쫒기고 얻어 터지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매일 쫒겨 다니고 얻어터지는 수탉 왕따를 위해 기존 닭장 바깥에 베란다 식으로 높게 별채 독방을 하나 더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녀석은 작년 여름내내 매일 여기서 사진처럼 숨죽이고 숨어 지내야 했습니다. 왕따의 벼슬에 상처가 많습니다.
저는 닭키우기 왕초보라 처음부터 잘 계획을 못하고 그때 그때 고민을 많이 해야 합니다. 이곳은 여름엔 시원하지만 겨울이 다가오며 하루 종일 햇볕을 쐴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생각들어 다시 원래 집으로 합사를 하게 됩니다. 더 비참한 비극은 이제 시작됩니다. 왕따는 아침과 낮 시간에는 한 번도 울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런데 모두가 깊게 잠드는 새벽 2시에서 3시면 어김없이 하염없이 울어대는데요. 매일 매일 그 울음소리가 너무 처참하고 슬프게 들려 우리 부부 마음을 많이 아프게 했습니다. 한 밤에 두견새 우는 소리가 우리 모두를 생각게 잠기게 한다는 노랫말이 있지요? 그런데 이 녀석은 울부짖는다는 표현이 가장 적합합니다. 야밤에 저희 부부는 울음소리를 들으며 이웃들을 깨우지 않을까 조금 미안했지만 시골생활이야 그러려니 살아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주 말, 대 반전이 일어 났습니다. 언제 어떦게 혈투를 벌였는지 낮 산행 후 들여다 보았더니 처지가 완전히 뒤바뀌었네요??? 왕초 수탉이 없어졌습니다. 어디로 갔지? 주변을 둘러보아도 없었습니다.
여기 숨어 있네요!!! 우짜노 조금 더 가까히 찍어보았습니다. 찌그러져서 숨도 못쉬고 있는 모습이 처량합니다. 끄집어 내 놓았더니 ... 저리 저 위에 올라가서 처량하게 앉아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얼마나 싸워댔는지 벼슬이 떨어지고 피가나고.. 눈동자는 촛점을 잃었습니다. 이 녀석이 새로운 왕초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동안 쫒겨 한쪽으로 찌그러져 자던 횟대 자리가 익숙한지 2등석 끝에 앉아 있습니다. 이 날 부터 예전 왕초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예전 왕따만 신나게 우는데? 예전 처럼 한 밤중에는 울지 않습니다.
낮 시간동안에는 저리 올라가 밑에 있는 예전 왕초를 감시하며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예전 왕초는 시선을 피하고 있네요.
고수님들의 자문을 부탁드립니다. 예전 왕초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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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계생무상 .. 화무십일홍 이네요.. ㅎㅎㅎ
글을 잘쓰시네요 잘읽었습니다.. 닭키우는것은 무지해서~
예전 왕초에 동정을 표 합니다.
얼른 힘을 길러서 그 자리를 다시 차지해야 하는데요~~ㅎ
저는 숫놈들만 따로모아서 기르고 있습니다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