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만한 분은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평소 親삼성 노선을 걷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승엽과 김한수 선수의 열렬한 팬이며 카페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대한 비난이 일 때면 가장 앞장서서 거기에 반론을 제기해왔지요. 돈을 많이 쓰는 것은 프로로서 오히려 권장할 일이며, 돈을 안쓰는 구단이 쪽팔려 해야 할 지언정 돈을 많이 쓰는 구단이 다른 구단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할 필요는 아주 적다고 역설해 왔지요.
일단 저는 어제 삼겹살 번개를 추진했던 관계로 경기를 지켜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단편적인 사실로만 알고 있을 뿐이죠. 우선 그 행위의 상대가 스포츠 스타중 저에게 있어 가장 큰 영웅인 정민철 선수라는점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정말 분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일단 어제 라이온즈 타자들의 번트는 <불법>이 아닙니다. 경기중에 선수가 부상을 당하는 것은 있을 수 있으며, 부상으로 인해 신체 특정부위의 운동능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졌다면 그것 역시 포괄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기술적인>문제라고 판단할 수 있지요.
그렇다면 그 행위가 <불법>이 아닐 경우 우리가 주장할 수 있는 가치는 <동업자 정신>내지는 <도의적인 측면>으로 넘어가야만 합니다. 이 점에서 본다면 일단 삼성팬과 한화팬의 주장은 엇갈릴 수 있겠죠. 상대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긍정적인 효과를 내도록 노력하는 것은 경기에 있어서 아주 당연한 행동이라는 주장이 있을 수도 있고, 부상당한 선수 앞에 여러차례에 걸쳐 번트를, 그것도 7개구단 올스타를 모아놓은 것 같은 장타력과 공격력을 갖고 있는 팀이 시도했다는 측면에서 그 행위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분들이 계실수도 있지요.
선수가 부상을 당해서 경기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었다면 일단 그 선수를 <교체>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더구나 누가 와서 고의로 때린 것도 아니고 방망이가 날아와서 맞았다면 그것은 <재수없는>일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부상당한 그 선수를 보호해야 할 책임은 바로 해당구단에 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점에서 분명 정민철 선수를 조기에 교체해주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경기는 우리로서도 놓칠 수 없는 한판이었습니다. 삼성라이온즈에게 당하고 있던 치욕적인 12연패를 종료시켜야 했고, 지난주에 이어왔던 상승세를 한껏 업그레이드 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하루빨리 4강권 안쪽으로 진입해야 한다는 절실한 당면과제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랬기 때문에 정민철 선수를 교체할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일단 삼성의 작전은 어찌보면 매우 <적절>했습니다. 번트를 댈 경우 당연히 정민철 선수의 대응이 늦을 것이고, 부상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적극적인 수비를 펼치기가 아주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화팬으로서 치사하고, 마음아프고, 정민철 선수 부상이 심해질까봐 가슴졸이겠지만 분명 어쩔 수 없습니다. 팬들에게 있어서는 스포츠맨쉽이 훨씬 더 중요하겠지만 필드에서 뛰는 사람들에게는 어차피 승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제가 라이온즈의 행동을 비판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번트>라는 공격방법을 택한 과정은 라이온즈의 입장에서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옳다는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죠. 그러나 경기의 총체적인 상황하에서 본다면 분명 말도 안되는 행위였습니다. 1사에서 번트를 댔고, 타자가 센스넘치고 발빠른 타자가 아닌 평범한 스피드의 중장거리형 타자였기 때문입니다.
만일 여기서 <평소 번트를 잘 안대는 타자이기 때문에 역으로 번트를 시도했다>라는 주장이 제기된다면 저는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평소 라이온즈의 공격성향에서 가장 적게 시도되는 방식이 바로 보내기번트와 기습번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어제 그들이 보여주었던 공격형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는 팀, 라인업에서 아무렇게나 세명을 간추려 3-4-5번을 만들어도 왠만한팀 클린업과 비슷한 파괴력을 갖는 팀, 발느림과 작전 적은 공격의 대명사인, 리그 최고의 장타력을 보유한 팀이 보여준 공격력으로서는 정말 실망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지요.
물론 1위팀이니까 상대에게 한수 접어줄 필요는 없습니다. 번트도 훌륭한 공격방법이며, 상대가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 효과는 더욱 크지요. 또한 상대 투수가 현재 번트에 대한 대응능력이 떨어진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작전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번트를 과연 1사에서 대야 했는지, 평소 한경기에 한개도 제대로 대지 않던 번트를 줄줄이 연속해서 대야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명품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타선을 가지고, 고작 무릎을 다쳐 절뚝거리는 상대 에이스 앞으로 번트를 굴려 1루까지 전력질주할 작전밖에 생각할 수 없는지 의문입니다.
어제 라이온즈의 행위는 분명 불법이 아닙니다. 그들 입장에서 본다면 정상적이고 훌륭한 작전일 수 있었다는 점 분명히 인정합니다. 부상선수를 교체하지 않은 우리팀 코칭 스태프의 실책도 존재한다는 점 저도 동의합니다. 평소 <논리>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행위에 대해서는 전혀 비판을 가하지 않아왔던 사람으로서 제가 어제 행위에 대해 <도의적>인 가치를 운운하며 비판한다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 명품타선이 보여준 공격의 꼼수는 저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 충분했습니다. 그 행위의 피해자가 바로 정민철이었기에 생기는 개인적인 감정일 지 모르고, 그로 인해 제가 일관적으로 주장해오던 가치나 근거의 틀이 깨질우려도 있습니다만, 라이온즈에게 크게 실망했다는 사실을 숨길수는 없습니다.
★야구관람을 생활화 합시다 & 절대믿음 최강한화★
★한화 이글스 V2의 든든한 버팀목 <이 글 이 글>★
상대의 약점을 철저하게 이용하는것 그것 또한 작전에 하나라고 봅니다...물론 상대가 삼성의 내노라 하는 타자들이 그런 행동을 해서 실망감이 있을순 있겠지만...상대가 부상 당했는데 서로 같은 운동선수끼리 꼭 그런식으로 해서 이겨야겠느냐라는 말은 통하지 않을꺼라 생각합니다...스포츠란 우리에게 있어선 단순히
즐기는 스포츠 일지는 몰라도 그들에게 있어선 직업입니다...이겨야 칭찬 받을수 있고 지면 바로 무시당할수 있는 것입니다...지금 국민적 영웅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박찬호 선수도 못하니깐 바로 매장당해버리는 것입니다...잘하기 위해선 그순간 상대방의 약점이 뭔지 알고 그곳으로만 공격하는건 그렇게 욕먹을만한
첫댓글 어제 TV로 그경기를 보면서 씁쓸한 기분이 들더군요. 그런데 그일이 있기전에 폭투로 진갑용선수가 팔꿈치부분을 맞아 치료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1루주자 이영우가 뛸줄 알았는데 그회에서는 안뛰더군요. 글쎄 한화가 바보라서 그랬나... 아뭏튼 무엇이 우선인지 생각해보게되는 경기였네요.
이겨서 정말 다행(?)입니다.
상대의 약점을 철저하게 이용하는것 그것 또한 작전에 하나라고 봅니다...물론 상대가 삼성의 내노라 하는 타자들이 그런 행동을 해서 실망감이 있을순 있겠지만...상대가 부상 당했는데 서로 같은 운동선수끼리 꼭 그런식으로 해서 이겨야겠느냐라는 말은 통하지 않을꺼라 생각합니다...스포츠란 우리에게 있어선 단순히
즐기는 스포츠 일지는 몰라도 그들에게 있어선 직업입니다...이겨야 칭찬 받을수 있고 지면 바로 무시당할수 있는 것입니다...지금 국민적 영웅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박찬호 선수도 못하니깐 바로 매장당해버리는 것입니다...잘하기 위해선 그순간 상대방의 약점이 뭔지 알고 그곳으로만 공격하는건 그렇게 욕먹을만한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쓰고 보니 1번선발님과 비슷한 의견이 많네요...ㅡㅡ 다만 다른점이 있다면 어제 삼성의 행동으로 인해 1번선발님이 느낀 실망감의 차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