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탄압 윤종기가 더민주·정의당 단일후보
– 이제 연합정치 새로 써야, 익산시장 재보선처럼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 당시 육지경찰 총괄TF팀장으로서 강정마을 주민들을 무참히 탄압했던 윤종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제 ‘야권단일후보’라는 타이틀까지 쓰게 되었다. 더민주와 정의당은 지난 24일 후보단일화 경선 결과 인천 지역 단일후보를 선정했고 그 가운데 윤종기 후보가 인천 연수구을 지역 단일후보로 확정되었다. 정의당은 두 자리 단일후보직을 받는 대가로 양심에 찔리는 기색도 없이 강정마을을 짓밟은 후보를 지지하는 정당이 되었다. 윤 후보는 2016총선시민네트워크가 선정한 ‘공천부적격자’이기도 하다.
더민주와 정의당의 연대는 가치와 정책이 아니라 ‘자리 배분’에 핵심이 있다. 단일화가 인천에서 진척이 된 것도,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일단 결렬된 것도 모두 그렇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한미FTA 선봉장 김현종 씨가 더민주에 영입되었을 때 정의당은 김씨의 ‘개성공단’에 대한 입장만을 조금 언급하고 그의 친재벌 전력은 피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한때 한미FTA 저격수로 불리던 심상정 대표도 얌전했다.
더민주가 테러법 반대 필리버스터를 중단할 때는 어땠는가. 정의당은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데…’라는 식으로 잠깐 의견만 표명하고 아주 쉽게 물러섰다. 많은 사람들은 “심상정 대표가 저럴 줄은 몰랐다”고 했지만,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더민주와의 연합으로 총선에서 몇 자리 얻기 위해서 그러한 비겁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인천 지역 정의당에서 윤종기, 김현종 씨에 대한 비판이 잠깐 나온 것도 단일화 협상이 어려워지자 불거진 불만에 불과했다. 국면이 수습되고 나서 결국 윤종기 씨는 ‘단일후보’가 되었다. 김현종 씨도 정의당에게 거부를 당한 게 아니라 더민주 공천에서 떨어졌을 따름이다.
마찬가지로 현재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단일화에 차질이 빚어진 것도 양당간 자리 싸움의 결과일 뿐이다. 더민주는 심상정 의원 지역구만 양보해주면 된다는 입장이었고, 정의당은 몇 자리 더 보장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거기 어디에 가치가 있고 정책이 있고 의제가 있는가? 두 당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은 거대정당 내에서 벌어지는 공천권 다툼과 그리 다를 바가 없다.
독자적 대안정당과 연합정치가 모두 필요한 것이라면, 자리 나눠먹기가 정책의제를 압도하는 세태부터 청산해야 한다. 대안적 정치연합의 사례를 알려주겠다. 지난 23일 녹색당 전북도당은 익산시장 재보선에 나선 무소속 김은진 후보와 정책협약을 맺고 지지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내세우며 가장 비슷한 노선의 녹색당에게 손을 내밀었고, 녹색당은 김 후보의 먹거리, 안전, 동물권 등 정책을 검토하여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익산’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김은진 후보와 녹색당 전북도당의 이번 시도는 연합정치의 역사를 새로 쓰는 데에 귀중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
2016년 3월 28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