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야핑이라는 탁구선수를 기억하십니까?
시대를 초월해서 가장 뛰어난 운동선수를 종목별로 꼽아볼 때
여자탁구 부문에서 최고의 실력자로 인정되는 선수가 중국의 덩야핑입니다.
150 cm 도 채 안되는 작은 키에 보잘것 없는 외모인 그는
1997 년도를 마지막으로 왕난에게그 자리를 내어주게 되는데, 그 때도 실력에 밀려서가 아니라
외압에 의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합니다.
이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 대한 다음의 기사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고, 탁구 세계대회에서 18차례나 우승한 덩야핑은
지난 1997년 은퇴 후 곧바로 칭화(淸華)대학 영문학과에 진학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영문 알파벳조차 몰랐던 덩야핑은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2시까지
하루 14시간 이상 영어 공부에 매달리는 강행군 끝에 2001년 이 대학을 졸업했다.
당시 주변에서 스트레스로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빠지는 것을 우려하자
"초인적인 노력 없이는 초인적인 성과도 나오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오랜 세월 동안 경기를 하면서 절실하게 느낀 교훈"
이라며 공부를 계속했다는 일화도 있다.
칭화대학을 졸업한 덩야핑은 곧바로 영국 유학길에 올라 2002년 노팅엄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에는 절친한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석사 학위면 충분하다. 이제 중국으로 돌아가서 일을 하라"고
만류했지만 케임브리지대학 박사 과정에 도전해 당당히 합격했고, 5년 만인 지난해(2008) 졸업에 성공했다.
덩야핑에게 있어서 문제가 되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플레이가 너무 완벽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탁구를 위해 제작된 머신(machine) 같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한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었는데
오히려 이것이 화근이 되어서 한창의 나이에(24살) 은퇴를 하게 됩니다.
표면적인 이유 뒤에는 그의 탁구가 너무 완벽하기 때문에 승부가 뻔해서 재미가 없다는 실제적 이유가 있었습니다.
외모나 몸매라도 받쳐주었으면 좀 관대했을텐데 불행히 그렇지도 못했지요...
그는 심지어 "탁구마녀"라는, 꼭 출중한 실력을 뜻하는 것만은 아닌 묘한 별명으로 불리었습니다.
1993년부터 1998년까지 단 한차례도 세계랭킹 1위를 내주지 않고 앞도적인 점수차로 지켜낸 그에 대하여
자존심 강한 현정화조차도 "덩야핑과 마주 대하면 어떻게 해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고백할 정도였습니다.
서설이 여기까지이니 엄청 긴 서론이지요....?
4구에 대해서 글을 쓸려니 오만 감회와 아쉬움이 서러움처럼 밀려와서 잡소리가 이렇게 길어지는군요.
당구의 종주국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창안된 4구에 대하여 정의한다면
"너무 일찍 완벽한 기술이 개발, 보급되는 바람에
그 많은 장점과 매력을 미처 제대로 피워보기도 전에
국제무대에서 인정조차 받아보지 못하고 퇴출되는 신세로 전락하게 된 비운의 종목"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너무 일찍 완벽한 기술수준에 올라 버려서 승부 자체가 단조로와져 버리고 만 것입니다.
세리라는 초극강의 절대기술이 개발되고, 이 기술만 습득하면 웬만한 플레이어는 언제든지 승부를 끝낼 수 있게 되어 버렸지요.
다양하고 절묘하기까지한 숱한 기술과 묘기들, 이로인해 뒤집어지고 제껴지는 기가막힌 승부의 묘미가,
선수급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동호인 고수급에서 조차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소위 "한 번 잡으면 산수공부 하다가 그냥 끝나는......" 맥빠진 경기가 되고 만 것입니다.
아래 동영상은 클루망 선수의 세리기술 구사모습
- 시리즈로 이어 쓰겠습니다.-
첫댓글 2분도 채 안되는 동안에 한 50개(500점) 쳤나요? 4구를 되살릴려면 세리금지 규정이라도 만들어야 할 듯 ...
스포츠계에서 뛰어난 선수가 정말 많은데요 덩야핑 선수에 대해서 쓴 내용을 보니 정말로 박학다식한 것을 느낄수가 있네요 배드민턴에서도 박주봉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는데... 그나저나 힘조절로 저렇게 플레이를 하는것을 보니 역시 평범한 노력으로는 죽어도 저렇게 못할 것 같단 생각이 들면서 숙연해집니다 경기를 지고 이기고 떠나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한다는 말이 뭔지 어렴풋이 잡힐것 같습니다 좋은 글과 영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