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편 묵상
2024년 6월 29일 토요일 (연중 12주간)
제일권
시편 4편
(성가대 지휘자를 따라 수금에 맞추어 부르는 다윗의 노래)
1 내 무죄함을 밝히시는 하느님, 부르짖사오니 들어주소서.
이 곤경에서 나를 빼내 주소서. 불쌍히 여기시고 내 기도를 들으소서.
2 너희, 사람들아! 언제까지 나의 영광을 짓밟으려는가?
언제까지 헛일을 좇고 언제까지 거짓 찾아 헤매려는가? (셀라)
3 알아두어라,
야훼께서는 경건한 자를 각별히 사랑하시니, 내가 부르짖으면 언제나 들어주신다.
4 무서워하여라, 다시는 죄짓지 마라. 자리에 누워 반성하여라, 고요를 깨지 마라. (셀라)
5 제물을 바쳐 죄를 벗어라. 그리고 야훼만을 의지하여라.
6 "그 누가 우리에게 좋은 일을 보여줄까?" 하고 말하는 자가 많사오니,
밝으신 당신의 얼굴을 우리에게 돌리소서, 야훼여.
7 이 마음에 심어주신 당신의 기쁨,
곡식이다, 포도주다, 풍년에 흥겨운 저들의 기쁨보다 크옵니다.
8 누운즉 마음 편하고 단잠에 잠기오니,
야훼여, 내가 이렇듯 안심하는 것은 다만 당신 덕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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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은 문학 유형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가 됩니다.
찬양 시편, 탄원 시편, 감사 시편, 군왕 시편, 교훈 시편(지혜 시편), 시뢰 시편 등입니다.
시편 4편은 3편과 마찬가지로 구원을 간청하는 개인 탄원 시편에 속합니다.
탄원은 개인 혹은 공동의 간구로 내용이 구성되는데요. 탄원 시편의 구성 요소는 하느님의 이름을 부름, 자기가 처한 상황을 설명함(탄원 혹은 불평), 도움을 위한 간청, 하느님에 대한 신뢰의 확신 등입니다. 이 가운데 누락이 되기도 하고 강조가 되기도 합니다.
개인 탄원 시편은 전체 시편 중 1/4가량이 되는 시편의 등뼈(주축)입니다. 존 데이(J. Day)
질병, 박해와 같은 개인의 불행에 대한 반응이고 하느님께 간구하는 내용으로 구성됩니다.
공동 탄원 시편은 공동의 재앙 즉 전쟁에서 패배, 외국군대의 침입, 성전 모독 등의 상황에서 하느님께 간구하는 내용입니다.
오늘 4편은 자신의 명예를 짓밟아 모욕을 주고, 헛된 것만 좋아하고 허상에 붙들려 사는 사람들에게 경고합니다.
‘무서워하여라, 다시는 죄짓지 마라. 자리에 누워 반성하여라, 고요를 깨지 마라.’ (4절)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알아 경거망동 하지 말며, 늘 자신을 돌아보고 참회하며, 침묵하라는 말입니다. 시인이 경고한 대상에 나를 대입시켜 묵상하고 성찰해 봅니다.
깊은 침묵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과 공간을 가진 뒤 말과 행동을 해도 늦지 않음을 체험하곤 합니다. 진정으로 바쁘고 해야 할 일이 눈에 보이는 급박한 바로 그때, 오히려 조심스럽게 하느님의 마음으로 생각하고, 자리에 멈춰서 성찰하며 침묵 가운데 그분의 말씀을 들으라는 말로 묵상이 됩니다.
허나, 우리 대부분은 진정으로 주님을 찾고 부르짖어야 할 때, 자신의 생각과 공명심을 앞세웁니다. 허상을 좇고, 눈에 보이는 현란한 거짓에 늘 현혹되며 사는 우리임을 참회합니다.
‘진정한 기쁨과 평안’ 시편 4편의 주제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쁨을 어디에서 찾고 있는지 묵상해 봅니다.
그리고 그 기쁨이 우리에게 영원한 행복과 평안을 주는지도 성찰해 봅니다.
오늘 시인에게는 물적인 기쁨보다 더 큰 기쁨을 체험하며 노래합니다. (7절)
바로 영적인 기쁨과 만족입니다. 풍요로움과 물질의 만족보다 더 큰, 마음의 기쁨을 주셨다고 노래합니다. 영적인 기쁨 곧 ‘평화’입니다.
‘누운즉 마음 편하고 단잠에 잠기오니, 야훼여, 내가 이렇듯 안심하는 것은 다만 당신 덕이옵니다.’ (8절)
예수님의 비유 이야기가 떠오르는 장면입니다.
재물을 많이 벌어 창고를 크게 지어도, 그날 밤 죽으면 그 물질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루가 12:15 이하)
주님이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른 평화’입니다. (요한 14:27)
진정한 기쁨, 진정한 평안(평화)의 의미를 오늘 시편을 통해 새삼스럽게 돌이켜 봅니다.
우리는 무엇에 붙들려 사는지, 그 안에 체험하는 기쁨은 진정 무엇인지!
경건한 사람을 각별히 사랑하시는 하느님께 밝은 얼굴을 보여 달라고 부르짖습니다.
그러면 언제나 들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를 향해 당신의 밝은 얼굴을 돌리십니다.
그 은총에 기뻐하며 어떤 힘겨움 앞에서도 평화를 누리고 참 기쁨을 지니며 살기를 청합니다.
‘야훼여, 내가 이렇듯 안심하는 것은 다만 당신 덕이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