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켄뷰, 즉각 반박 나섰지만…한번 퍼진 가짜뉴스와의 '사투'
의료계 최대 우려 "타이레놀 대신 애드빌 복용"…오히려 태아에 더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발언 한마디가 거대한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과 자폐증을 연관 짓자, 제조사는 사상 최악의 홍보 위기에 직면했으며 메트로 밴쿠버 지역 의료계를 포함한 전 세계 의학계는 "허위정보가 공중 보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을 자폐증과 연결시키며 복용 중단을 촉구하면서 시작됐다. 이 발언이 나오자마자 제조사 켄뷰(Kenvue)는 즉각 성명을 내고 "독립적이고 건전한 과학은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반박하며 진화에 나섰다.
밴쿠버 지역 의료계 역시 "명백한 허위 정보"라고 일축하며, 아세트아미노펜은 수십 년간의 연구를 통해 임신부에게 안전성이 입증된 몇 안 되는 약물 중 하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반박은 캐나다 산부인과학회(SOGC),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품청(EMA) 등 세계 유수의 보건 기구들의 입장과도 일치한다. 이들 기관 모두 트럼프의 주장을 뒷받침할 강력한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의료계가 한목소리로 가장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근거 없는 주장에 불안감을 느낀 임신부들이 안전한 타이레놀을 기피하고 오히려 태아에게 훨씬 더 해로울 수 있는 다른 진통제를 선택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애드빌(Advil)의 성분인 이부프로펜이나 얼리브(Aleve)의 성분인 나프록센 등은 임신 중, 특히 임신 후기에 복용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이나 선천적 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복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결국 잘못된 정보가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셈이다.
제조사의 신속한 대응과 의료계의 단호한 반박에도 불구하고, 한번 퍼진 가짜뉴스의 불길을 잡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홍보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여파가 상당히 오래 지속될 수 있으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는 허위정보를 바로잡기 위한 힘겨운 싸움이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결국 이번 사태는 환자들을 깊은 혼란에 빠뜨리고, 의료진들은 환자 치료라는 본연의 업무 외에 허위정보를 바로잡는 데 귀중한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만들었다.
한 산부인과 의사는 "의료진의 노력은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대신, 치료법과 의학적 돌파구를 찾는 데 투입되어야 한다"며 불필요한 논란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발생을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