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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행사장(用行舍藏)
일자리를 얻었을 때에는 나가서 자신이 믿는 바를 행하고, 버리면 물러나 몸을 숨긴다는 뜻으로, 나아가고 물러섬이 깨끗하고 분명함을 이르는 말이다.
用 : 쓸 용(用/0)
行 : 갈 행(行/0)
舍 : 집 사(舌/2)
藏 : 감출 장(艹/14)
출전 : 논어(論語) 술이(述而)편
論語 述而 第七 七之十。
이 성어는 논어(論語) 술이(述而)편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子謂顏淵曰; 用之則行, 舍之則藏。惟我與爾有是夫。
공자께서 안연에게 말했다. “쓰여지면(등용) 행하고, 등용해주지 않으면 숨는 것은(用之則行, 舍之則藏), 이는 오직 너와 나만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子路曰; 子行三軍, 則誰與?
그러자 자로가 말했다. “선생님께서 만일 삼군의 군대를 통솔하신다면 누구와 더불어 하시겠습니까?”
子曰; 暴虎馮河, 死而無悔者, 吾不與也。必也臨事而懼, 好謀而成者也。
공자께서 말했다. “두 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고, 하수(큰 내)를 걸어 건너다가 죽더라도 후회가 없는 사람과는 나는 결코 함께 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일에 임해서 삼가고 두려워하며, 도모하기를 좋아하되 이루어내는 사람과 나는 함께할 것이다.”
공자가 제자 중에서 가장 아끼고 칭찬한 인물은 안연이다. 공자가 제자 중 유일하게 주역 십익전에서 거론한 인물이며 자신의 道를 이을 제자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안연은 32살에 요절한다. 이 때 공자는 ‘하늘이 나를 버렸구나(天喪予, 天喪予)’라고 통곡하며 슬퍼하였다. 안연은 후대에 공자 사당에 복성군(復聖公)으로 존숭되어 공자와 함께 배향되었다.
한편 자로는 직선적이면서도 거칠고 무모한 다혈질 성격으로 인해 공자로부터 질책을 많이 받았으나 허심탄회하면서도 진솔하고 우직한 성격으로 공자가 가장 편하게 대했던 제자이다.
여기서도 공자가 안연에게 하는 말을 듣고 있던 자로가 안연처럼 칭찬을 듣고 싶어 자신에게 걸맞을 것이라는 일을 찾아내 선생님께 여쭈었다.
용감이라면 내가 최고니까 선생님께서 삼군을 지휘하는 데는 나와 더불어 하실 것이다는 생각을 갖고 우쭐해 하며 물은 것이다. 공자가 무모한 행위를 용기로 잘못 알고 있는 자로를 질책하였다.
[사서집주]
萬二千五百人이 爲軍이니 大國은 三軍이라 子路見孔子 獨美顔淵하고 自負其勇하여 意夫子 若行三軍이면 必與己同이라 暴虎는 徒搏이오 馮河는 徒涉이라 懼는 謂敬其事요 成은 謂成其謀라 言此는 皆以抑其勇而敎之라 然이나 行師之要는 實不外此하니 子路 蓋不知也라
[朱子]1만2천5백인이 군(軍)이 되니 큰 나라는 삼군(3만7천5백명)이라.
자로가 공자께서 홀로 안연만을 아름다이 여기심을 보고는, 스스로 그 용맹을 자처하여 선생께서 만약 삼군을 행하신다면(지휘하신다면) 반드시 자기와 더불어 같이할 것이라고 생각함이라.
폭호(暴虎)는 한갓 맨손으로 때려잡는 것이오, 빙하(馮河)는 한갓 걸어 건넘이라. 구(懼)는 그 일을 공경함을 이름이고, 성(成)은 그 도모함을 이룸을 이름이라. 이것은 다 그 용맹을 눌러서 가르쳤음을 말함이라. 그러나 군사를 행하는 요체는 실지로 이(臨事而懼, 好謀而成) 바깥에 있지 않으니 자로가 (대개) 알지 못함이라.
🔘 두보(杜甫) 견흥(遣興) 5首
其1
蟄龍三冬臥, 老鶴萬里心。
숨은 용은 겨울 내내 누워 지내고, 늙은 학은 만 리 날아갈 마음 가졌네.
昔時賢俊人, 未遇猶視今。
옛날 어질고 뛰어난 사람들은, 지금처럼 세상에서 대우받지 못했네.
嵇康不得死, 孔明有知音。
혜강은 제대로 죽지 못하였고, 공명은 지우(劉備)가 있었네.
又如壟底松, 用舍在所尋。
언덕 밑의 소나무 같아서, 쓰이거나 버림받음은 사람들이 찾느냐 아니 찾느냐에 있네.
大哉霜雪幹, 歲久為枯林。
크기도 하구나! 눈서리 맞은 나무여, 오랜 세월에 고목이 되었구나.
▶ 用(쓸 용)은 ❶상형문자로 감옥이나 집 따위를 둘러싸는 나무 울타리의 모양 같으나 卜(복; 점)과 中(중; 맞다)을 합(合)한 모양이니 화살을 그릇에 넣는 모습이니 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물건을 속에 넣는다는 뜻에서 꿰뚫고 나가다, 물건을 쓰다, 일이 진행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用자는 ‘쓰다’나 ‘부리다’, ‘일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用자는 주술 도구를 그린 것으로 보기도 하고 또는 걸개가 있는 ‘종’을 그린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用자의 쓰임을 보면 이것은 나무로 만든 통을 그린 것이다. 用자가 ‘나무통’을 뜻하다가 후에 ‘쓰다’라는 뜻으로 전용되면서 여기에 木(나무 목)자를 결합한 桶(통 통)자가 ‘나무통’이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用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다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나무통’이라는 뜻을 전달한다. 그래서 用(용)은 (1)용돈 (2)비용(費用) (3)어떤 명사(名詞) 뒤에 붙어서 무엇에 쓰이거나 또는 쓰이는 물건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쓰다 ②부리다, 사역하다 ③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시행하다 ④일하다 ⑤등용하다 ⑥다스리다 ⑦들어주다 ⑧하다, 행하다 ⑨작용(作用), 능력(能力) ⑩용도(用度), 쓸데 ⑪방비(防備), 준비(準備) ⑫재물(財物), 재산(財産), 밑천 ⑬효용(效用) ⑭씀씀이, 비용(費用) ⑮그릇 ⑯도구(道具), 연장(어떠한 일을 하는 데에 사용하는 도구) ⑰써(=以)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버릴 사(捨)이다. 용례로는 볼 일을 용건(用件) 또는 용무(用務), 무엇을 하거나 만드는데 쓰는 제구를 용구(用具), 기구를 사용함을 용기(用器), 쓰고 있는 예를 용례(用例), 용도에 따라 나눔을 용별(用別), 사람을 씀을 용인(用人), 쓰는 물품을 용품(用品), 생산과 소비에 필요한 노무를 제공하는 일을 용역(用役), 어떤 일에 쓰기 위한 토지를 용지(用地), 사용하는 방법을 용법(用法), 사용하는 말을 용어(用語), 돈이나 물품 따위의 쓸 곳을 용처(用處), 쓰이는 곳을 용도(用途), 대변이나 소변을 봄을 용변(用便), 긴 것이나 짧은 것이나 다 함께 사용함을 용장용단(用長用短), 돈을 마치 물 쓰듯이 마구 씀을 용전여수(用錢如水), 대롱을 통해 하늘을 살핀다는 용관규천(用管窺天), 마음의 준비가 두루 미쳐 빈틈이 없음을 용의주도(用意周到), 일자리를 얻었을 때에는 나가서 자신이 믿는 바를 행하고 버리면 물러나 몸을 숨긴다는 용행사장(用行舍藏) 등에 쓰인다.
▶ 行(행할 행, 항렬 항)은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彳(척; 왼발의 걷는 모양)과亍(촉; 오른발의 걷는 모양)의 합자(合字)이다. 좌우의 발을 차례로 옮겨 걷는다의 뜻을 나타낸다. 또는 네거리, 굽지 않고 바로 가는 일, 나중에 가다, 하다란 뜻과 항렬(行列), 같은 또래란 뜻의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❷상형문자로 行자는 ‘다니다’나 ‘가다’, ‘돌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行자는 네 방향으로 갈라진 사거리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行자를 보면 네 갈래로 뻗어있는 사거리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이나 마차가 다니던 사거리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行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길’이나 ‘도로’, ‘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行자는 한쪽 부분이 생략된 彳(조금 걸을 척)자가 쓰일 때가 있는데, 이는 彳자 자체가 별도의 부수 역할을 하는 경우로 역시 ‘가다’라는 뜻을 전달한다. 참고로 行자가 ‘항렬’이나 ‘줄’이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항’으로 발음을 구분하고 있다. 그래서 行(행, 항)은 (1)글의 세로 또는 가로의 줄 (2)길을 감. 군자(君子)는 대로(大路) (3)행동(行動) (4)한시(漢詩)의 한 체 (5)당(唐)나라에서는 한 곳에 집중되어 있던 동업 상점의 조합, 또는 도매상, 중간 업자 혹은 단순히 상점을 가리킴. 은행이란 말은 여기에서 유래되었음 (6)어떤 지명(地名)이나 시간 아래에 붙이어 그리로 감, 어떤 곳으로 감의 뜻을 나타내는 말 (7)일체의 유동(流動), 제행(諸行)하며 변화하는 존재. 현상 (8)십이 인연(因緣)의 하나. 과거세(過去世)에서 신(身), 구(口), 의(意) 세 업(業)으로 지은 선악 일체의 본원적 생명 활동. 십이 인연(因緣) (9)수행(修行) (10)실천. 행위. 인간적인 행동(知, 智) (11)칠사(七祀)의 하나. 도로와 행작(行作)을 주장하는 궁중의 작은 신(神) (12)조선시대 때 관계(官階)가 높고 관직(官職)이 낮은 경우에 벼슬 이름 위에 붙여 일컫던 말. 가령 종1품(從一品) 숭정 대부(崇政大夫)의 품계를 가진 사람이 정2품(正二品)의 관직인 이조판서(吏曹判書)가 되면, 숭정대부 행 이조판서(崇政大夫行李曹判書)라 했음 등의 뜻으로 ①다니다, 가다 ②행하다, 하다 ③행하여지다, 쓰이다 ④보다, 관찰하다 ⑤유행하다 ⑥돌다, 순시하다 ⑦늘다, 뻗다 ⑧장사(葬事)지내다 ⑨시집가다 ⑩길, 도로, 통로 ⑪길, 도로를 맡은 신(神) ⑫고행(苦行), 계행(戒行) ⑬행실(行實), 행위(行爲) ⑭여행(旅行), 여장(旅裝: 여행할 때의 차림) ⑮행직(行職: 품계는 높으나 직위는 낮은 벼슬을 통틀어 이르는 말) ⑯일 ⑰행서(行書), 서체(書體)의 하나 ⑱시체(詩體)의 이름 ⑲장차, 바야흐로 ⑳먼저, 무엇보다도 그리고 항렬 항의 경우는 ⓐ항렬(行列)(항) ⓑ줄, 대열(隊列)(항) ⓒ열위(列位), 제위(諸位)(항) ⓓ항오(行伍), 군대의 대열(隊列)(항) ⓔ순서(順序), 차례(次例)(항) ⓕ같은 또래(항) ⓖ직업(職業)(항) ⓗ점포(店鋪), 가게(항) ⓘ깃촉(항) ⓙ의지(意志)가 굳센 모양(항) ⓚ늘어서다(항) ⓛ조잡하다(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움직일 동(動), 옮길 반(搬), 흔들 요(搖), 옮길 운(運), 들 거(擧),할 위(爲), 옮길 이(移),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알 지(知), 말씀 언(言), 말씀 어(語)이다. 용례로는 길 가는 사람을 행인(行人), 동작을 하여 행하는 일을 행동(行動), 여럿이 벌이어 줄서서 감을 행렬(行列), 가는 곳을 행선(行先), 물건을 가지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파는 일을 행상(行商), 실지로 드러난 행동을 행실(行實), 정치나 사무를 행함을 행정(行政), 체면에 어그러지도록 버릇 없는 짓을 함을 행패(行悖), 법령의 효력을 실제로 발생 시킴을 시행(施行), 관례대로 행함을 관행(慣行), 앞으로 나아감 또는 일을 처리해 나감을 진행(進行), 계획한 대로 해 냄을 수행(遂行), 일을 잡아 행함을 집행(執行), 약속이나 계약 등을 실제로 행하는 것을 이행(履行), 절뚝거리며 걸어감이나 균형이 잡히지 않음을 파행(跛行), 자기의 거주지를 떠나 객지에 나다니는 일을 여행(旅行), 방자하게 제 멋대로 행함 자행(恣行),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아울러 행함을 병행(竝行), 차량 등이 정해진 노선에 따라 운전하여 나감을 운행(運行), 출판물이나 돈이나 증권 채권 따위를 만들어 사회에 널리 쓰이도록 내어놓음을 발행(發行), 강제로 행함을 강행(强行), 몸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을 행동거지(行動擧止), 그 해의 좋고 언짢은 신수를 행년신수(行年身數), 간 곳을 모름을 행방불명(行方不明), 일을 다하고도 오히려 남는 힘이 있음을 행유여력(行有餘力), 기러기가 줄을 지어 남쪽으로 날아감을 행안남비(行雁南飛), 길을 가는 데 지름길을 취하지 아니하고 큰길로 간다는 행불유경(行不由徑), 하늘에 떠도는 구름과 흐르는 물이라는 행운유수(行雲流水),타향에서 떠돌아 다니다가 병들어 죽음을 행려병사(行旅病死), 길에서 만난 사람이라는 행로지인(行路之人), 걸어가는 송장과 달리는 고깃덩이라는 행시주육(行尸走肉) 등에 쓰인다.
▶️ 舍(집 사/버릴 사, 벌여놓을 석)는 ❶형성문자로 捨(사)의 간자(簡字), 舎(사)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혀 설(舌; 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余(여, 사)의 생략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余(여, 사)는 여유(餘裕) 있음을, 口(위)는 건물의 모양으로 뜻이 합하여 舍(사)는 '나그네가 머무는 곳', 또 '쉬다', '내버려 두다' 따위의 뜻에도 쓴다. 또한 舍(사)는 나중에 亼(집)과 十(십), 口(구)를 합(合)한 글자, 또는 人(인)과 舌(설)을 합(合)한 모양으로 생각되었다. ❷상형문자로 舍자는 '집'이나 '가옥'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舍자는 舌(혀 설)자와 人(사람 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舍자는 舌자가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지만 '혀'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舍자의 금문을 보면 집을 받치는 토대 위에 기둥과 지붕이 얹어져 있었다. 이것은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간이 쉼터를 그린 것이다. 舍자에 아직도 '휴식하다'나 '여관'이라는 뜻이 남아 있는 것도 본래는 간이 쉼터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일반적인 '집'이나 '가옥'을 뜻하고 있다. 그래서 舍(사, 석)는 ①집, 가옥(家屋) ②여관 ③버리다 ④포기하다 ⑤폐하다 ⑥내버려 두다 ⑦개의(介意)하지 않다 ⑧기부하다 ⑨희사하다 ⑩바치다 ⑪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⑫놓다 ⑬쉬다, 휴식하다 ⑭화살을 쏘다 그리고 벌여놓을 석의 경우는 ⓐ벌여놓다(석) ⓑ풀리다, 의심이 사라지다(석)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집 당(堂), 집 우(宇), 집 택(宅), 집 실(室), 집 가(家), 집 궁(宮), 집 옥(屋), 집 저(邸), 집 원(院), 집 호(戶), 집 헌(軒), 집 각(閣), 집 관(館)이다. 용례로는 집의 안채와 따로 떨어져 있어 바깥 주인이 거처하며 손님을 접대하는 곳을 사랑(舍廊), 기숙사에서 기숙생들의 생활을 감독하는 사람을 사감(舍監), 정부 고관의 개인 소유의 저택을 사관(舍館), 남에게 자기 삼촌을 일컫는 말을 사숙(舍叔), 자기의 형을 남에게 겸손하게 일컫는 말을 사형(舍兄), 남에게 대하여 자기 아우를 겸손하게 일컫는 말을 사제(舍弟), 집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사옥(舍屋), 지주를 대리하여 소작권을 관리하는 사람을 사음(舍音), 기숙사나 숙사 따위의 규칙을 사칙(舍則), 군영의 건물을 영사(營舍), 감옥으로 쓰이는 집을 옥사(獄舍), 풍치가 아름다운 곳에 지어 놓고 거처하는 정자 모양의 집을 정사(亭舍), 나아감과 머무름을 취사(趣舍), 관청의 건물을 청사(廳舍), 곳간으로 지은 집을 고사(庫舍), 정신을 수양하는 곳을 정사(精舍), 역으로 쓰는 건물을 역사(驛舍), 가축을 기르는 건물을 축사(畜舍), 승려가 불상을 모셔 놓고 불도를 닦으며 교법을 펴는 곳을 승사(僧舍), 관리가 살도록 관청에서 지은 집을 관사(官舍), 정당의 사무소로 쓰는 건물을 당사(黨舍), 객지에서 기거하는 집이나 딴 곳에서 온 관원을 대접하여 묵게 하는 집을 객사(客舍), 사람이 사는 집을 가사(家舍), 일정한 돈을 받고 여객을 치는 집을 전사(傳舍), 외국 사신을 머물러 묵게 하는 집을 관사(館舍), 학문을 닦는 곳 또는 그 건물을 학사(學舍), 집짐승을 기르려고 지은 우리를 목사(牧舍), 앓는 사람을 수용하는 집을 병사(病舍), 자기의 이전 행위를 버리고 타인의 선행을 본떠 행함을 일컫는 말을 사기종인(舍己從人), 의견이 서로 달라서 일을 결정하지 못함을 일컫는 말을 작사도방(作舍道傍), 뜻하는 바가 천리에 어긋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지불사명(志不舍命), 머리는 헝클어지고 옷은 해어진 초라한 모습으로 한데서 잠을 일컫는 말을 반수발사(反首拔舍), 논밭과 집을 구하고 문의하여 산다는 뜻으로 자기 일신 상의 이익에만 마음을 쓰고 국가의 대사를 돌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구전문사(求田問舍) 등에 쓰인다.
▶️ 藏(감출 장)은 ❶형성문자로 蔵(장)은 통자(通字), 匨(장)은 고자(古字), 蔵(장)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臧(장)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臣(신)은 눈을 지그시 감은 모양으로 신하와 臧(장)은 무기로 죽이는 일로서, 臧(장)은 전쟁에 져서 잡혀 눈을 상처내거나 입묵(入墨)을 당하거나 한 노예(奴隸)를 말한다. 그러나 이 글자는 善(선; 좋다)의 뜻으로 쓴 예가 많다. 나중에 넣어두다, 감추다, 곳집의 뜻으로 쓰는 것은 음(音)이 비슷한 裝(장; 물건을 싸다, 넣어두다), 莊(장; 풀이 무성하다, 물건이 괴어서 모이다), 倉(창; 물건을 넣어두다, 곳집)과 결부되었기 때문이다. 藏(장)은 莊(장)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 속체(俗體)이다. ❷회의문자로 藏자는 '감추다'나 '숨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藏자는 艹(풀 초)자와 臧(착할 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臧자는 臣(신하 신)자와 戈(창 과)자가 결합해 있던 글자로 노예의 한쪽 눈을 멀게 하여 저항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臧자에 '착하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사실은 저항하지 못하는 노예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노예를 뜻하는 臧자에 艹자를 결합한 藏자는 도망친 노예가 풀숲에 숨었다는 의미에서 '숨다'나 '감추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藏(장)은 ①감추다 ②숨다 ③곳집(곳간(庫間)으로 지은 집) ④광 ⑤서장(西藏)의 약칭 ⑥오장(五臟)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서적을 간직하여 둠 또는 그 서적을 장서(藏書), 겨울에 얼음을 떠서 곳집에 넣어 둠 또는 그 얼음을 장빙(藏氷), 넣어 둠이나 간직하여 둠을 장치(藏置), 보관하여 둔 서적을 장판(藏版), 자기의 변변하지 못한 점을 감춤을 장졸(藏拙), 감추고 숨김을 장닉(藏匿), 물건을 간직하여 지킴을 장수(藏守), 숨은 행습을 장습(藏習), 몸을 감춤을 장신(藏身), 물건을 쌓아서 간직하여 둠을 저장(貯藏), 사물을 유용한 곳에 활용하지 않고 넣어 둠을 사장(死藏), 물건을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싸서 간직함을 포장(包藏), 간직하여 둔 물건이나 물건을 간직하여 둠을 소장(所藏), 안에다 간직함을 내장(內藏), 비밀히 감추어 두거나 간직함을 비장(祕藏), 묻어서 감추는 것을 매장(埋藏), 자기 집에 보관함 또는 그 물건을 가장(家藏), 보존되도록 갈무리 함을 보장(保藏), 물러나서 자취를 감춤을 퇴장(退藏), 머리는 감추었는데 꼬리는 드러나 있다는 뜻으로 진실을 숨겨두려고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있다는 말을 장두노미(藏頭露尾), 머리를 감추고 꼬리를 숨긴다는 뜻으로 일의 전말을 확실히 밝히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장두은미(藏頭隱尾), 종적을 아주 감춘다는 말을 장종비적(藏蹤祕迹), 공부할 때는 물론 쉴 때에도 학문을 닦는 것을 항상 마음에 두어야 한다는 말을 장수유식(藏修遊息), 웃음 속에 칼을 감춘다는 뜻으로 말은 좋게 하나 마음속으로는 해칠 뜻을 가진 것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소리장도(笑裏藏刀), 일자리를 얻었을 때에는 나가서 자신이 믿는 바를 행하고 버리면 물러나 몸을 숨긴다는 뜻으로 나아가고 물러섬이 깨끗하고 분명함을 이르는 말을 용행사장(用行舍藏), 지식인이 시세에 응하여 벼슬에 나아가기도 하고 물러설 줄도 아는 처신의 신중함을 이르는 말을 행장진퇴(行藏進退), 꼬리는 드러낸 채 머리만 숨긴다는 뜻으로 잘못을 숨기려 해도 결국 드러나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노미장두(露尾藏頭), 솜 속에 바늘을 감추어 꽂는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부드러운 듯하나 속으로는 아주 흉악함을 이르는 말을 면리장침(綿裏藏針), 새를 다 잡고 나면 활은 창고에 넣는다는 뜻으로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버림을 받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조진궁장(鳥盡弓藏), 하늘이 감추고 땅이 숨겨 준다는 뜻으로 세상에 드러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천장지비(天藏地祕)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