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행태경제학의 대가인 리차드 탈러, 시카고대 교수가 선정되었다는 속보가 쏟아졌습니다. 탈러 교수는 국내에서 베스트셀러로 잘 알려진 '넛지'의 저자이기도 하고 2008년 금융위기를 다룬 영화 '빅쇼트'에서 까메오로 출연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리차드 탈러 교수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은 경제학 뿐만 아니라, 투자의 세계에도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ㅇ 인간은 합리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
중고등학교의 경제관련 과목 그리고 대학교에서의 경영,경제,투자론 관련 과목 뿐만 아니라 금융관련 자격증 시험에서 다루고 있는 주된 내용을 보면
"인간은 완전무결한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존재라는 전제로 경제현상과 금융시장 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합리적이기에 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움직인다거나, 주식시장은 완전무결하고 고결한 투자 환경속에서 주가는 모든 재료와 이벤트를 반영하고 교!과!서!에서는 설명되고 있고 이를 신념처럼 생각하곤 하지요.
하지만, 경제든 금융시장이든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듯 하지만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우리는 현실에서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제와 투자 환경이 100% 완벽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인간이라는 감성적인 존재가 그 중간에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ㅇ 리차드 탈러 교수, 막연했던 행태 투자론을 체계화 하다.
거의 반세기 동안 금융시장은 현대투자론 학파가 지배하여왔습니다. 그 중심에는 유진 파마 교수가 있었고 시장은 효율적이어야한다는 전제로 분석되어야지만 논문이 패스될 정도였지요. 시장은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시장이어야하고 이를 복잡한 수식으로 설명하곤 있지만, 실제 현실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이를 빗대어 투자의 대가 워런버핏은 "시장이 효율적이었다면, 나는 투자에 실패했을 것이다"라는 말로 현대 투자론을 비판하기도 하였습니다.
분명히 인간의 감성이 경제나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칠터인데 이러한 현상들을 찾아 체계화하기 시작한 학파가 바로 "행태 경제학"입니다. 인간의 무의식적인 본성이 경제와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메카니즘을 파헤친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연구를 대중화하는데 일익을 담당한 이가 바로 리차드 탈러 교수입니다.
[영화 빅쇼트에 출연한 탈러 교수, 사진참조 : 영화 빅쇼트 중 한장면]
영화 빅쇼트에서 리차드 탈러 교수는 까메오로 출연하여, 사람들의 군중심리 속에 행태 중 하나를 설명하였습니다. 영화에서는 "Hot Hand"효과에 대하여 카지노 상황을 예를들어 보였지요. 이는 투자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만드는 투자심리와 행동들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핫핸드 효과는 농구에서 나온 용어입니다. 자유투를 연속해서 골인을 넣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자유투가 계속 골대로 들어갈 때마다 사람들은 흥분하고 열광하게 되는 것처럼, 카지노에서도 계속 돈을 따는 이에게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어느 순간에는 그 사람과 같은 방법으로 베팅을 키우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탈러교슈와 세레나 고메즈가 카지노에서 계속 이기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람들은 무조건 "핫핸드"를 만든 그 플레이어가 이번에도 이길 것이라 확신하기에 이릅니다.
주식투자로 비유하자면, 10번 매매 했는데 10번 모두 성공한 투자자를 보고 모두가 칭송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연속으로 이겼으니 또 이길 것이라는 확신 속에 큰 자금을 베팅합니다. 하지만 점점 베팅 규모가 커져있다보니 단 한번의 패배가 치명적인 손실로 변해 버리고, 사람들의 기대는 실망을 넘어 배신감으로 바뀌게 됩니다.
마치, 월드컵에서 페널트킥을 잘 넣어왔던 선수가, 한번의 실축으로 전 국민의 비난을 받는 것처럼 말입니다.
ㅇ 투자자의 감정 결국 그 속에서 틈을 만들게 되고...
투자자의 감정은 본인이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표출되기도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발현되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펀드의 수익률을 보다보면 왠지 모르게 최근에 수익률이 높은 펀드들이 무의식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반대로 수익률이 나쁜 펀드들에는 왠지 모르게 관심이 안가게 되지요.
또는 부실잡주가 주가가 폭등하게 되면 머리속 이성적인 측면에서는 "저건 말도 안되는 일이야"라고 생각하지만 또 한편으로 감성적인 뇌에서는 "지금이라도 잡아야하는 거 아닌가?"라는 불안감과 흥분이 일어나면서 결국 투자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곤 합니다.
더 큰 그림에서 본다면, 거대 연기금이 합리적으로 운용하고 있어도, 정치적인 이유로 혹은 특정 인물이 대중의 심리를 위로한다면서 "어찌! 연기금을 위험한 주식에 투자하냐"면서 비합리적인 압박을 가하는 경우도 인간의 감정이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상황들에서 인간의 본능은 금융시장이든 경제든 모든 곳에 영향을 주고 비합리성을 만들게 됩니다. 합리적인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들이기도 하고, 매우 싼 가격에 있더라도 싸다는 이유로 더 급하게 매도하면서 가격을 폭락시키기도 합니다.
그런데말입니다. 인간이 100%완벽한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또 100% 비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느 순간에는 비합리성을 파악하고 합리적인 투자 결정을 내리게 되면서 경제환경과 금융시장은 비합리적인 시장과 합리적인 시장을 오가게 됩니다.
이런 과정은 투자에 큰 틈을 만들어주고 우리는 그 안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특히, 뉴스나 이슈 그리고 차별화 장세와 같은 상황이 사람의 마음을 더 심난하게 흔들 때 그런 상황은 더 큰 기회로 찾아옵니다. (올해, 이런 상황들이 많이 발생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