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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묻고싶은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너무 많았지만, 갑자기 집에서 전화가 오는 바람에 금방 자리에서 일어난 나. 그냥 내가
아는 건 그 여자애가 김태양 동생이라는 것 뿐이다. 같은 예고 교복을 입고 있던 김태양의 친 동생.
"응, 애란아."
-너 어디야?? 우리 내일 제주도 간다며!! 왜 말 안 했어???
"맞다!!!! 까먹고 있었다. 근데 어떻게 알았어???"
-류가 얘기해주던데?? 너 짐 다 쌋어???
"아니 아직!!"
-나 지금 짐 싸가지고 너네 집으로 가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오늘 외박이야??"
-응.
"아싸. 빨리 와!!"
욕조에 몸을 담구고 생각에 잠겨 있다가, 애란이한테 걸려온 전화를 받고 다시 기분이 업되서 급하게 욕조 밖으로 나오는데
발이 미끄러져서 또 넘어진 나. 엉덩방아를 제대로 찧어서 골반이 완전 나가는 줄 알았다. 그나마 손을 먼저 짚어서 그렇게
많이 다치진 않았지만 정말 큰일날 뻔.. 눈물을 머금고 타올로 몸을 닦은 뒤, 수건으로 대충 머리를 틀어 올리고 나오면.
"아가씨. 또 넘어지셨어요??"
"응. 나 아파죽을 것 같애!!"
"어디 봐요."
"아아 싫어! 창피해!"
"에이.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뭐가 창피해요??"
"그래도 창피해 저리가!!"
내 가운을 벗기기라도 하려는 듯 가까이 다가오는 하실장 언니를 피해서 도망치면, 내가 귀엽다는 듯이 웃으면서 앞으로 조
심하라고 말해주는 언니. 그나저나 엉덩이가 진짜 너무 아프다. 다행히 꼬리뼈는 안 다친 것 같은데 멍이 들 것 같은 느낌.
"지금 애란이 온데. 우리 집에서 자고 갈 거야!"
"네~ 잠옷이랑 다 준비해드릴께요."
"응!! 그리고 나 내일 제주도 간다? 애란이랑 아류랑 아민이랑 다 같이."
"내일 로하씨 워크샵 가는 날인 걸로 알고 있는데, 설마 거기 따라가는 건 아니죠?"
"어떻게 언닌 모르는게 없어?? 아로하 워크샵 가는 날까지 다 꿰고 있네."
"당연하죠. 근데 아가씨.. 지금 가임기라 조심하셔야 되요~"
"언니!! 우리 그런 사이 아니야!!!"
매달 내 생리 날자를 체크하면서 배란일이랑 가임기까지 다 계산하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조심하라고 일러준 적은
없었는데 괜히 사람 민망하게... 뭐야!! 순식간에 빨개진 얼굴로 흥분해서 소리치자 묘하게 웃으면서 날 화장대 앞에 앉히
더니 내 머리에 쌓여있는 수건을 벗기고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려주는 언니.
"이제 약혼식도 일주일 밖에 안 남았는데 기분이 어때요?"
"잘 모르겠어.. 아직 실감이 안 나."
이제 정말 일주일 밖에 안 남았는데. 이번 주말이 지나면 바로 다음 주말이 우리 약혼식인데 아직까지 잘 실감이 나지 않는
다. 내가 너무 어려서 그런가?? 아님 처음이라 그런가... 날이 더 가까워지면 그땐 조금 실감이 나려나?? 따뜻한 바람을 맞
으면서 입에 레몬 조각을 물고 있으면, 언제봐도 신기하다는 듯이 거울로 나를 바라보는 하실장 언니. 나는 달기만 한데 다
른 사람들은 보기만 해도 침이 나온다며 그냥 외면해 버리기 일쑤.
어쨌든, 내 머리를 다 말려주고 오랜만에 오이까지 내 얼굴에 붙여준 뒤 언니가 방을 나가면.. 나 혼자 침대에 누워서 열심
히 자전거를 타며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어느새 짐을 싸들고 와 내 얼굴에 붙어 있는 오이를 떼어먹는 애란이.
"야. 더럽게 그걸 왜 먹냐??"
"배고파."
"여태 밥도 안 먹고 뭐했데?"
"먹었는데 또 배고파. 뭐 먹을 거 없어??"
"이거나 먹어."
아쉬운대로 레몬 한 조각을 먹으라고 주면, 됐다고 내 손을 탁 쳐내더니 또 오이를 떼어먹기 시작하는 애다. 덕분에 벌써
내 한쪽 얼굴이 다 휑해진 상태.
"에이씨. 너 다 먹어!!!"
얼굴에 올려 놓은지 2분도 안 됐는데 자꾸만 먹어버리는 애란이 때문에, 신경질적으로 벌떡 일어나서 얼굴에 붙어 있는 오
이를 다 떼고 침대에서 내려 온 나. 다시 레몬조각 하나를 입에 물고서 다른 팩을 하러 가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가는데, 왜
아류 놈이 우리 집에 있는 건지.. 지금 막 들어온 것 같은 아류 놈에게 왜 왔냐고 물으면, 애란이를 만나러 왔다는 황당한
소리를 해대는 놈이다.
"하... 우리 집이 너네 데이트 하는 장소냐?? 진짜 웃겨!!!"
"내일 제주도 같이 안 가준다???"
"짜증나. 내 방에서 뻘짓만 해봐 아주 가만 안 둬!!"
"너나 잘 해."
"내가 뭐!!"
"너 어제 우리 집에서 외박 했지? 둘이 밤새 뭐 했어??"
"하긴 뭘 해!! 그냥 얌전히 잠만 잤고만."
"지랄한다."
"진짜거든??? 짜증나. 왜 저래???"
세상에 다 지 같은 사람만 있는 줄 아나!!! 진짜 무슨 짓이라도 했음 이렇게 억울하진 않을 것 같은데, 아까 하실장 언니도
그렇고 이제 아류 까지.. 왜 순수하게 만나고 있는 커플한테 이상한 상상들을 하고 난리야??? 이게 다 아로하 그 늙은이 때
문이야!! 아로하가 나이가 많으니까 당연히 다들 그럴 거라고 생각 하잖아!? 괜히 씩씩대다가 쿵쿵거리며 계단을 내려와 아
빠 방으로 들어가면, 따분하게 혼자 앉아서 신문을 읽고 있는 우리 아빠. 갑자기 가슴이 뭉클하다.
"아빠..."
무릎에 걸터앉아서 폭 안기면, 읽고있던 신문을 내려놓고 날 같이 안아주면서 등을 토닥여주는 우리 아빠.
"왜~ 우리 딸 아빠한테 뭐 할 얘기 있어?"
"아니 그냥... 근데 아빠. 아빠는 왜 결혼 안 해?"
"지애 아빠 결혼 했음 좋겠어??"
"응!!"
"왜?"
"나 시집 가면 아빠 더 외롭잖아."
"아빠 하나도 안 외로운데?"
"거짓말."
"진짜야~ 그러니까 그런 걱정 하지말고 로하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아! 아빤 그거면 돼."
거짓말.. 그런게 어딨어!! 여태까지 많이 외로웠으면서. 이제 내가 시집가면 이 집엔 우리 할아버지랑 우리 아빠 이렇게 둘
만 남는 건가?? 지금도 많이 조용한데 그나마 나까지 시집가버리면 이 큰 집에 두 사람만 남는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시집
가기 싫어진다. 우리 아빠도 짝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혼자 늙기엔 아직 너무 젊고, 너무 아까운데...
"나 아빠 혼자 두고 시집가기 싫어!! 그냥 안 갈래!!"
"그럼 지애 평생 아빠랑 같이 살 거야?"
"응!!!"
"아빤 싫은데??"
"왜??? 아빠는 나 시집 가는데 하나도 안 서운해???"
"왜 안 서운하겠어. 그래도 우리 딸이 행복하면 아빠가 좀 서운해도 어쩔 수 없지~"
이상해. 다른 집 아빠들은 딸이 일찍 결혼한다고 하면 고생한다고 늦게 가라고 한다는데, 우리 아빤 왜 이래?? 이렇게 어린
딸이 결혼 한다고 하면 도시락 싸들고 말려도 모자를 판에 오히려 더 가라고 하니까 갑자기 너무 서러워서, 눈물을 뚝뚝 흘
리며 내가 그동안 그렇게 속을 많이 썩였냐고, 나 키우는게 그렇게 힘드냐고 막 따지니. 그런거 아니라고 나를 달래주며 좋
은 사람 있을 때 빨리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 하는 우리 아빠.
그건 그렇지만, 한번 쯤은 가지 말라고 말 해줄 수도 있는거 아니야?? 말로만 서운하다고 하면 뭐해. 그럼 말려야지!! 살다
살다 아빠한테 배신감이 느껴지는 건 또 처음이라 엉엉 울면서 내 방으로 돌아왔더니, 빌어먹을..
"내 방에서 뻘짓 하지 말랬지!!! 둘 다 나가!!!!!!"
내 방 침대에 앉아서 뜨겁게 키스를 나누고 계신 두 님께 소리를 버럭 지르고 그대로 방을 뛰쳐나온 나. 둘 다 나가라고 해
놓고 결국 내가 나와버렸다.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또 방에서 둘이 황당하게 쳐 웃고 있겠군!! 젠장... 내가 왜 내
방에도 맘대로 못 들어가고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건지. 둘이 키스하는 모습을 보고 급 짜증이 나서 투덜투덜 밖으로 나와 집
근처 공원 벤치에 혼자 앉아있으면, 툭... 내 어깨 위로 올라오는 예고 교복 마이.
"넌 밤마다 잠옷차림으로 밖에 나오는 게 취미야?"
"김태양...??"
어제에 이어서 또 갑자기 내 눈 앞에 나타난 김태양. 오늘은 어제보다 더 이른 시간이지만 그래도 벌써 11시가 넘어가고 있
는데 아직도 집에 안 들어가고 뭐한 건지 여전히 교복차림이다. 어쨌든, 내 옆 빈자리에 앉으면서 담배 하나를 입에 물더니
불은 붙이지 않고 그냥 입에 물고만 있는 놈.
"라이터 없어?"
"응."
"그럼 뭐하러 물고 있어? 버려."
"습관."
그럼 원래 라이터는 안 들고 다닌다는 말인가...??
"돼지야."
"응?"
"별이랑 해랑... 같은 하늘에 있는데도 왜 못 만나는지 알아?"
별이랑 해랑 뭐? 얜 갑자기 뜬금 없이 뭐래는 거야??
"몰라. 왜 못 만나는데?"
"별은 밤에만 뜨고, 해는 낮에만 뜨니까."
"...."
"해가 져야 별이 뜨고, 별이 져야 해가 떠. 그래서 못 만나. 둘은.. 절대 못 만나."
"아..."
"너무 불쌍하지?"
"으응. 슬프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해와 별의 관계. 너무 쌩뚱맞은 말에 그저 머엉... 내가 도대체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하
는 건지 잘 모르겠어서 멍청한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있으면, 내 손등 위에 손을 올리고 깍지를 끼더니 갑자기 또 발랄한 목
소리로.
"내가 개미 잡아 줄까??"
"아니!! 나 지금 개미 먹을 기분이 아니야."
"왜??"
"그냥. 인생 헛 살았단 생각이 들어서 지금 무지 우울해."
"왜????"
"자꾸 알려고 하지마. 우리 아빠 때문이라고 말 못 해."
"...완전 저기압이네."
"엉. 그래서 난 지금 마법의 엔돌핀이 필요해."
"마법의 엔돌핀?? 그게 뭔데???"
"넌 몰라도 돼."
마법의 엔돌핀이 뭔지 궁금해하는 김태양을 외면하고 놈의 교복마이를 뒤져 핸드폰을 꺼낸 뒤 허락도 안 받고 내 멋대로 쓰
기 시작하는 나. 아로하의 전화번호를 누르고 통화버튼을 누른 뒤 기다리고 있으면, 잠시 후 전화를 받는 아로하.
-여보세요?
"아로하!!"
-꼴통?
"응. 뭐해??"
-이제 자려고 누웠는데. 왜?
"안 돼!! 아직 나랑 할 일이 남았으니까 얼른 우리 집 앞으로 와."
-알았어. 근데 이거 누구 핸드폰이야??
"친구. 빨리와!!"
전화를 뚝- 끊어버리고, 마이랑 핸드폰이랑 다 김태양에게 넘겨주면서 먼저 간다고 인사를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정말
어이없게 치맛자락이 의자에 껴서 낑낑대고 있는 나와, 피식 웃으면서 의자에 낀 내 치맛자락을 조심스럽게 빼주는 김태양.
내가 딱히 남들보다 더 덤벙대는 것 같진 않은데 왜 맨날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내 치맛자락 빼준 것 까진 좋았
는데, 우리 집 앞까지 따라와서 내 옆에 같이 쪼그리고 앉아있는 놈 때문에 점점 속이 타들어가는 나.
"너 빨리 가. 내 남자친구 오해 해!!"
"응."
"그 대답만 벌써 일곱 번째거든?? 이제 올 때 다 됐단 말이야. 빨리 가!!"
"응."
"야!!!"
"왜??"
"친하게 지내자는 말 취소야!!"
"갈께. 또 봐 돼지!!"
오늘만 벌써 두 번 째 내 볼에 뽀뽀하고, 벌떡 일어나서 드디어 멀리 사라져주신 김태양. 혹시라도 집 앞에 같이 있는 모습
보였다가 괜한 오해살까봐 조마조마 했는데 오기 전에 가서 다행이다 하고 있으면, 정말 기막힌 타이밍에 내 뒤로 나타나서
한 팔로 어깨를 감싸고 어딜 보고 있냐고 묻는 아로하.
"하악. 깜짝이야!"
"왜 이렇게 놀래??"
"아니야!"
순간 너무 놀랜 나머지 괜히 어깨까지 들썩거리며 흠칫 했다가, 바로 태연한 표정으로 뒤돌아서 아로하의 목을 끌어안고 대
뜸 키스부터 하는 나. 이것이 바로 마법의 엔돌핀이 마구 솟아나는 아름다운 스킨십!!! 한 열흘 전까지만 해도 아로하가 뽀
뽀 한 번 해주면 금방 얼굴이 빨개지면서 심하게 얼어있던 난데, 이제 이렇게 먼저 키스까지 하는 거 보니 나도 참 많이 대
담해진 듯. 내가 순수함을 많이 잃어버린 것 같아서 조금 속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걸 어떡해!
갑자기 불러내서 예고도 없이 보자마자 입술을 덮쳐대는 내 행동에 놀라는 것도 잠시 여유롭게 웃으면서 내게 더 뜨겁게 키
스하는 아로하. 경험이 많은 놈이라 그런가 역시 다르긴 다르다. 유연하고, 부드럽고.. 무엇보다도 너무 달콤하다.
"오빠..."
"응?"
"난 오빠가 너무 좋아."
키스 후.. 약간 상기 된 얼굴로 폭 안기면서 말하는 내 수줍은 고백에 날 아주 꽈악 안아주면서 귓가에 '나도' 라고 말해주
는 아로하. 그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잘 때도 계속 듣고 싶고, 이 품이 너무 좋아서 절대 떨어지고 싶지 않은 사람.
집 앞에서 꽤 오랫동안 서로 껴안고 있었는데도 아직 내 방에서 뻘짓을 하고 있는 건지 아류가 나올 생각을 안 하길래, 좀
데리고 가라고 해서 결국 아로하한테 끌려 간 아류와. 뻔뻔한 얼굴로 내 방 침대 위에 누워서 과일을 먹고 있는 애란일 한
번 째려봐주고 옆에 누웠다. 그런데, 잘 생각은 안 하고 새벽 내내 계속 옆에서 떠들어대는 통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시달
리다가 제주도에 도착한 지금까지도 계속 하품만 찍찍하고 있는 나.
"하암.. 피곤해."
"잠 못 잤어?"
"응. 애란이가 자꾸 괴롭혀서."
"야!! 내가 널 언제 괴롭혔다고. 다 들리거든??"
"뭐래 멍청이..."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복도를 걸어가는 길. 아류랑 같이 저만치 앞서가던 애란이가 내 말을 듣고 뒤돌아 소리치길
래 혼자 꿍시렁거리면서 걷고 있으면, 아민이가 내 머리를 헝클이면서 피식- 웃는다. 룸까지 가는 동안 아민이랑 아류를 알
아 본 직원들이 깍듯이 인사를 했지만 그냥 놀러 온 거니까 인사 안 하셔도 된다면서 친절하게 웃으며 말하는 아민이와, 인
사도 받는 둥 마는 둥 전혀 신경 안 쓰고 지 할 일만 하는 싸가지 아류. 아로하네 회사에서 메년 가장 흑자를 내고 있는 게
호텔 사업인 만큼 그 규모와 시설면에서는 정말 최고인 이 곳.
"우와 바다다!!"
"애란아 에어컨 좀."
"와 바다 색깔 봐!!"
"애란."
"와아!!!!"
젠장.... 처음 와보는 것도 아니고 촌년 같이 왜 저래?? 룸에 들어오자마자 가방을 대충 던져놓고 침대 위로 뻗은 나와, 창
밖에 펼쳐진 바다를 보고 연신 좋다고 소리치는 애란이. 결국 에어컨은 내 손으로 틀고 몸을 움추린 채 침대 위에 누워있으
면 그새 달려와서 내 팔을 끌며 빨리 나가자고 난리다. 아직 짐도 안 풀고 옷도 안 갈아 입었는데.. 더군다나 나 지금 진짜
피곤해 죽겠는데!! 오늘따라 날은 또 왜 이렇게 더운 건지, 9월인데도 아직 한 여름같은 날씨에 현기증이 다 나는데 오애란
은 같이 밤을 새고도 혼자만 너무 팔팔해서 정말 얄미울 정도.
어쨌든 닥달하는 애란이 손에 이끌려 대충 물놀이하기 좋은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밖에 나와 해변가에 서 있었다. 모래사장
위에 신발을 벗어두고 물에 살짝 발을 담구고 있으면, 파도가 칠 때마다 허벅지까지 와서 닿는 바닷물. 그리고 너무 따가운
햇살에 한쪽 손은 허리에 올리고 또 한쪽 손은 얼굴 위로 올려 그늘을 만들고 있는데.
"으아악!!!!!"
첨벙!! 미친 아류 놈이 갑자기 뒤에 와서 밀어버리는 바람에 보기 좋게 넘어져 아예 물에 빠져버린 나. 완전히 머리까지 다
젖어서 그대로 주저 앉아 짠 물을 먹고 컥컥대고 있으면 꼴 좋다고 놀려대는 개류와 개란이. 그리고 내 옆구리를 잡고 일으
켜 세워주는 착한 아민이. 진짜... 둘 다 죽여버리고 싶다. 언제부터 저렇게 쿵짝이 잘 맞았다고!!! 누가 보면 한 몇 년 사
귄 줄 알겠네.
"씨댕. 넌 죽었어!!"
"죽여봐 이 빙신 띨띨아!!!"
"뭐?? 띨띨이???? 저게 진짜!!!!!"
내기에서도 진 주제에 누나라고 안 부르고 자꾸 갈구기만 하는 아류. 지금 애란이랑 사귀긴 하지만, 지가 자신있게 말 했던
1분은 커녕 5분 내에도 꼬지시 못해서 내기에선 내가 이긴거나 다름 없는데 어쨌든 사귀기로 했으니까 완벽하게 진 건 아니
라며 빡빡 우기는 탓에 어물쩡 그냥 넘어가줬더니.. 이딴식으로 한다 이거지???
벌떡- 일어나서 진짜 잡아 죽일 기세로 애란이한테 달려들자 기겁하며 도망가는 애란이와, 치사하게 왜 자기 여자친구를 건
드냐며 개지랄을 떠는 아류. 그리고 내 대신 복수를 하기 위해 아류한테 달려들어서 잘 싸워주고 있는 아민이. 그렇게 거의
한 시간동안 서로 물을 먹이고 먹으며 치열하게 싸우다가, 지금은 넷 다 모래사장 위에 대짜로 뻗어 있는 중이다.
너 나 할 것 없이 숨을 헉헉 거리며 누워 있다가 바닷 물이라 몸이 너무 따가워서 금방 호텔로 돌아와 씻고 저녁 먹고 돌아
오는 길.. 와이셔츠 단추 하나 푸르고 소매는 반쯤 걷어서, 일하러 온 거 티내는 사람마냥 한 손에 서류 뭉치를 들고 뒷 목
을 만지며 걸어가고 있는 아로하와 오늘은 좀 평범한 차림으로 그 옆에 서있는 짝퉁가슴.
"야 개류. 이리와봐."
"뭐?? 너 방금 뭐라그랬어."
"오빠 저 사람 알지?"
개류라고 했다고 흥분해서 돌아보던 놈이, 오빠라고 했다고 또 금방 풀어져서 내 옆에 다가오는 놈. 내가 손가락으로 짝퉁
가슴을 가리키며 얘기하자 피식- 웃더니 짝퉁 가슴에 대해서 술술 얘기해주는데.. 첫마디부터 싸악 굳어버린 내 얼굴.
"당연히 알지 채서린. 우리 형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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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
첫댓글 오우 질투심 발동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이라면 이제 지애 난리나겟죠 ㅋㅋㅋㅋㅋㅋ
첫사랑??ㅋ 담편두 업쪽부탁해요
ㅋㅋㅋㅋ 넵 감사합니다~~ 업쪽드릴께요 ~~
헐..첫사랑ㅜㅜㅜㅜㅜㅜㅜ아근데너무 재밋어여 작가님
ㅋㅋㅋㅋ 재밌다니 너무 감사해요 ㅠ 앞으로도 쭉 지켜봐주세요~~
와우첫사랑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앞으로 서린이가 더 걸리적거릴 것 같죠? ㅋㅋㅋㅋ
첫사랑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지애 이제 어떡해요 ㅋㅋㅋ
지애가 아빠를 많이 좋아하네요 ㅋㅋ 근데 첫사랑이라니 ㅠ
ㅋㅋㅋㅋㅋ 그쵸? ㅋㅋ 아빠가 많이 예뻐해주시니깐 ㅋㅋㅋ
오마이갓, ㅋ 이젠 첫사랑이, ㅠ 흑흑.
ㅋㅋㅋㅋ 그러게요 ㅠ 지애 이제 큰일났어용 ㅋㅋㅋ
재밌어요 ~
ㅈㅐ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
첫사랑이었구나..또질투하는거아냐??ㅋㅋㅋㅋㅋㅋ
지애 성격이라면 이제 채서린만 보면 눈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겟죠 ㅋㅋㅋㅋㅋㅋ
ㅜㅜ헐....이제 첫사랑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지애 이제 큰일 났어용 ㅋㅋㅋㅋ
헐~~ 첫사랑~
ㅋㅋㅋㅋ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
예상적중인가? 아류~~~~~~~~~~~안되ㅠ
류가 참... ㅋㅋㅋ 저러다 지애 울면 어쩌려고 ㅠㅠ 그쵸?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