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홍진경
■ 지난 이야기: 은호가 아버지를 만나러 도성으로 간 사이, 연희가 갑자기 앞당겨지는데..
-연희를.. 내일로 당겨잡으라 하셨습니까?
8-2회
-그 도령을 도성으로 보냈다하지 않으셨습니까. 허면 그는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그 마음을 깨고자 하신다면 정면으로..
-어허! 내 셈하는 바가 있어서 그런것이네. 자네는 연희에나 힘 써!!
그 사이 은호는 아버지가 있는 도성에 도착하는데..
-도련님께서 도성까지 어인일로..
-아버님을 뵈러왔네. 안에 계신가
-영상대감을 뵈러 가셨습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곧 오시지 않겠습니까
한편, <송도교방>
-섬섬이/아직도 변함없니? 아직도 그 도령의 진정을 믿어?
-진이/응
-느이가 이길수 있을것 같어?
-이기고 싶어
-그 다음은? 그 다음은 어떤데?
-몰라..
-너는 몰라도 나는 알아. 비단옷벗고 걸레만도 못한옷 입고, 밭일에, 낯색은 노파나 다름없이 되고
-뿐이야? 거름내려믄 똥지게도 지어야돼. 그게 끝이야. 그게 네가 죽고못사는 대단한 사랑의 끝이라고. 그걸 위해 예인의 삶도 버리겠다고?
-그만하자, 그만해 섬섬아. 너 진짜 왜이러니
-몰라서 물어? 너 딱해서 그러잖어 이것아
-마음없이 껍데기만 사는거, 그게 더 딱한거 아니니? 그저 내가 가진 이 감정으로 솔직하게 앞으로 갈거야
-나는 그래도.. 세상에서 너보다 잘난애는 없다고 그리 여겼어. 근데 아니야. 너는 세상에서 제일 바보였어
-나는 안돼. 나는 싫어. 그런데다가 내 인생을 던질수는 없어!
섬섬이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고..
때마침 청소중이던 장이를 마주친다
장이는 말을 건네보는데..
-저..
-우리집가서 그간 잘해준거 생색내도 소용없어
-니가 어떻게 해도 너하고 난 안돼. 안되는 사이야
-알어..
-그러믄 나보고 말도 붙이지마. 너보고 있으믄.. 공연히 속시끄러워,나
-그래..
그리고 장이는 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내는데..
-받어
-그건... 왜?
-처음으로 연희나간다믄서..
-전부터 네 댕기.. 낡은 댕기가 마음에 걸렸다
-이거 하고 나 어디가는지 알기나 하니,너?.. 딴놈품에 나 던지는거야. 몰라?
-...알어
-근데?
-내가 할 수 있는게... 해줄수 있는게 것밖에 없어.. 그거라도 해주고 싶어서....
-싫어. 이거 못났고 촌스러워. 이런거 하고가믄 나까지 못난년 취급받아. 그러니 싫어
섬섬이의 말에 아무런 말없이 가는 장이와
혼자 남은 후, 눈물 흘리는 섬섬이
그리고 <그날 밤, 송도교방>
-수하 기녀/드디어 내일이 화초올리는 날이구나... 동기들 줄줄이 화초올리기전날에 교방이 운다고들 안하냐. 잘들어봐라~ 들리지. 기녀팔자 애달파서 울고.. 대들보도 울고, 기둥도 울고..
-수하기녀/그 울음소리가 꼭 기지베 울음소리같다고.. 그건 아마도 한 품고 간 기녀들이 날 잡아 우는거라고..
-수하기녀/여염기집들이야 혼례올리는 날이 '나는 이놈의 기집이다, 이놈만 믿고 살아야지'하믄서 행복을 점치는 날이믄서도.. 기녀 화초 올리는 날이야 그 반대 아니냐. '오늘부터 나는 뭇사내의 기집이다'이리 대놓고 떠드는날 아니드냐
그리고 그 때,
한 기녀가 정말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말하고
다른 기녀들도 울음소리를 듣는다
-서,설마.. 진짜로.. 귀신?..
무슨소린지 무섭다며 다같이 나가보는 기녀들
-아니 근데.. 이시간에 왜 수련실이 불이 켜져있냐
-저거 뭐야??
놀란 진이, 하지만 앞장서서 수련실로 가보는데..
-섬섬아!!!
-섬섬아... 정신차려..
-눈 떠..!!!
백무와 훈육어머니 금춘도 놀라 달려오고
-훈육어머니/섬섬아!
훈육어머니는 섬섬이가 갖고있던 서신을 발견하고
백무에게 가져다주지만
잠시 서신을 보던 백무는 서신을 구겨버리며 말한다
-내다버려. 전부터 기녀되긴 그른 년이었어. 반편이 같으니라고
-행수어르신! 어찌 그런말씀을.. 얘 섬섬이에요. 섬섬이라고요, 행수어르신!!
-금춘이 자네 뭐해. 내일이 바로 연희야. 잘치뤄내려면 지금부터 마음 가다듬어야 하는거 몰라?
-지금.. 이 지경에서 연희 생각이 나세요? 연희를 걱정할 여가가 있으세요 지금??!!!!!
-지 부모가.. 자식이 죽어나가도 예정된 연희는 치뤄야 돼. 그게 기녀야
-그리는.. 그리는 못해요!!
-이대로 못보내요, 얘!!!!!
-니가 그런다고 죽은년이 살아 돌아오기라도 한다든? 금춘이 자넨 아랫것들 불러. 저 아이.. 내다버리라고
-장이/버리다니?! 누구를요?!!
-얘가.. 왜 이러고 있어유?..
-섬섬아..
-섬섬아.. 자니?.. 예서 자면 못써.. 방에 가서 자야지..
댕기를 발견한 장이
-섬섬아...!!
그리고 백무가 홀로 돌아간 사이
섬섬이를 보내주는 교방 동기들과 장이...
진아.. 너 그거 아니?
천치 바보같은 네가 나는 세상에서 젤로 부러웠다
나도 너처럼 그렇게 용기내보고 싶었어
그러나 난 자신이 없어..
내 사랑을 단 한번도 정면으로 바라보질 못했어..
장아..
장아....
내가 널 이리 곱게 불렀던적이 있었을까
실은 나 마음속으로는
가장 고운 소리로 널 불렀는데..
왜 한번도 소리내서 부르지 못했던걸까
장아, 나 말이야. 실은..
이 댕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
이 댕기와 같이 갈 수 있어서
이 댕기에 담긴 니 맘 안고 갈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야. 장아..
다음 세상에선 너는 종놈으로 나지말고
나는 천한년으로 나지 않았으면 싶다
그 때 다시 가약 맺어, 평생 나는 니 여자로
너는 내 남자로 함께할 수 있었음 좋겠어..
섬섬이의 서신과 함께 8-2회 끝
나도 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