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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작은 일도 커다란 교훈이 될 수 있다. 천하에는 뜻밖의 복이 있지만 뜻밖의 화도 있다. 소인배들은 화와 복이 서로 기대며 그 안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요행이 늘 있는 것으로 여기는 이유다. 실의失意는 득의得意한 데서 비롯된다. 이로운 면만 보고 해로운 면을 보지 못하거나, 살아남는 것만 알고 패망하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_ 44쪽, 〈제1장 ― 상대의 마음을 먼저 파악한다〉
직언은 그것이 약과 침이 되고 자신에게 유익한 것임을 안 연후에 비로소 듣게 된다. 아첨은 그것이 병이 되고 자신에게 유해한 것임을 안 연후에 비로소 피하게 된다. 모두 자신에게 다가올 이해득실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충성을 잘하는 자도 반드시 이해득실을 근거로 간하고, 사악한 일을 잘하는 자도 반드시 이해득실을 근거로 속임수를 쓰는 이유다. 오직 이해득실의 실정을 훤히 내다볼 줄 아는 사람만이 충성과 사악함을 변별할 수 있다. 마음속에 일고 있는 미혹의 원인을 찾고자 응당 까마귀와 까치의 우는 소리의 이치를 식별할 줄 알아야 한다. _ 51쪽, 〈제1장 ― 상대의 마음을 먼저 파악한다〉
남이 보지 못하게 하려면 밝게 빛나는 것을 흐릿하게 만드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고, 남이 모르게 하려면 그 명성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 _ 124쪽, 〈제3장 ― 상황의 흐름을 앞서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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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의심하면 남들도 그를 의심한다. 남의 공격을 잘 방어하면 남들도 그의 공격에 대비한다. 남을 잘 의심하는 자는 필시 믿음이 부족하고, 남을 잘 비방하는 자는 필시 지혜가 부족하다. 남이 자신을 의심할 줄 알면서 떠나지 않는 자는 틀림없이 내심 뭔가를 꾀하는 자이고, 남이 자신을 비방할 줄 알면서도 피하지 않는 자는 틀림없이 뭔가 믿는 데가 있는 자다. _ 158쪽, 〈제3장 ― 상황의 흐름을 앞서 지배한다〉
팔뚝을 부러뜨린 뒤 의술을 배워도 결코 늦은 것이 아니다. 가뭄을 든 7월이면 벼가 살지 못하지만, 그래도 베어내면 저절로 자라나는 돌벼라도 기대할 수 있다. 늦었다고 여겨 포기하면 농토는 끝내 황폐해지고 말 것이다. _ 107쪽, 〈제3장 ― 상황의 흐름을 앞서 지배한다〉
적을 잘 줄이는 자는 남들로 하여금 나를 적으로 대하지 않도록 만든다. 탕왕과 무왕에게 적이 없었던 것은 내 적으로 적을 대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직 천하의 지극히 어진 자만이 나의 적으로 하여금 또 다른 나의 적을 대적하게 만들 수 있다. _ 178쪽, 〈제4장 ― 관계의 우위를 우선 선점한다〉
힘은 적을 만들고, 덕은 힘을 낳는다. 힘이 덕에서 생겨난 것이라면 그 힘은 천하무적이 된다. 힘에 의한 승리는 한때의 것이지만, 오래된 덕에 의한 승리는 그만큼 오래간다. 힘은 혼자만의 힘이 아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힘을 쓴다. 오직 큰 덕만이 여러 사람의 힘을 얻을 수 있다. 덕에는 궁박함이 없으나 힘에는 곤경이 있을 수 있다. _ 227쪽, 〈제5장 ― 임기응변으로 판을 미리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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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혼돈의 세상에 대처하는 남다른 처세의 미학!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라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사회에서는 무엇보다 스스로 어떻게 처신하는가가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난세의 처신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람이 바로 제갈량과 함께 중국 역대 최고의 지낭智囊으로 손꼽히는 유기다. 명나라 건국공신이었던 그는 한 수 앞을 내다보는 탁월한 처세로 명나라 초기에 공신을 숙청하는 참극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욱리자郁離子》는 유기가 원명 교체라는 혼란기 속에서 세상의 무함과 참극을 피해 산속에 칩거하며 지은 책이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혼란이 극에 달한 어지러운 시기에 그가 어떻게 스스로를 지켜냈는지에 대한 처세의 구현방략이 그대로 녹아 있어 ‘중국 처세의 고전’이라 할 만하다. 이 책 《욱리자, 한 수 앞을 읽는 처세의 미학》은 수많은 이변이 발생하는 난세의 상황에서 어떻게 자신을 지켜낼 것인지 《욱리자》 속 우화를 통해 살펴본다. 책 속에 등장하는 50여 가지 사례는 오늘날 일과 사람 사이에서 스스로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빠르게 간파하고 재빨리 직시하는 선견지명의 힘!
위기에 부딪혔을 때 변화의 신호를 감지하지 못하고 과거의 행동을 반복하는 자는 이내 패망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사물의 변화를 빠르게 간파하고, 천하대세의 물줄기가 뒤바뀌는 조짐을 남보다 먼저 읽는 처세가 절실하다. 그것이 바로 선견지명先見之明이다. 관건은 미세한 조짐에 민감하게 반응해 재빨리 변신하는 데 있다. 이 책은 어떻게 천하대세의 물줄기가 뒤바뀌는 조짐을 읽고, 변화에 대비하며, 기존의 성공방식을 과감히 바꾸는 능동적인 지략을 구사할 수 있는지 일러준다. 《욱리자》에 나오는 경구는 진실과 거짓, 탐욕과 파멸, 허세와 기만, 교만과 비굴, 근면과 나태, 현실과 이상, 착취와 도탄, 술책과 의리 등 우리가 오늘날의 일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문제를 다룬다. 이 책은 신랄한 풍자로써 모순과 비리로 얼룩진 난세의 현실을 직시하는 안목을 키우도록 도와줄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임기응변의 지혜!
이 책은 사람은 이익을 탐하는 존재임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에 휩쓸리지 않는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방법에 대해 논한다. 그 대비책이 바로 임기응변臨機應變이다. 이 책은 원문 《욱리자》 181장 가운데, 위기에 대비하는 임기응변 방안에 대한 경구만을 따로 추려냈다. 임기응변은 임시변통臨時變通과 명확히 구분된다. 임시변통이 요행으로 엉겁결에 만들어낸 방편을 말한다면 임기응변은 사물의 변화 조짐을 정확히 읽고 이에 적절히 대비하는 뛰어난 지략을 말한다. “가물 때는 배를 마련하고, 더울 때는 갖옷을 마련하라”는 《욱리자》의 격언은 바로 이를 이야기한다.
이 책은 이처럼 한 수 앞을 읽는 임기응변의 지략을 ‘상대의 마음을 먼저 파악하는 법’, ‘흥망의 조심을 미리 읽는 법’, ‘상황의 흐름을 앞서 지배하는 법’, ‘관계의 우위를 우선 선점하는 법’, ‘임기응변으로 판을 미리 주도하는 법’ 등 다섯 가지 범주로 구분해 보여준다. 독자들은 이 책에 언급되는 수많은 우화를 통해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