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늙은이들이여 남은 인생을 맘껏 즐기세요!
60. 70. 80세대는 너무 바쁘게 살아왔다. 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빈국이었는데, 은퇴를 하여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은 세계경제 10위권에 들어간 부국이 되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세대들은 부(富)의 과일을 따 먹지 못하고 있다. 소위 인생을 즐기지 못한 것이다. 즐기기는커녕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년이 더 많으며 노후대책이 서 있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년에게 이제 와서 인생을 마음껏 즐기라니,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느냐고 빈축을 살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오히려 부자들은 인생을 즐기지 못한다. 예를 들어 가장 보편적이 방법이 등산이다.
등산은 노년의 인생에 워낙 많은 일과를 차지하고 있어 중언부언(重言復言)이 되겠지만, 혼자 갈 수도 있고, 능령에 따라 높낮이를 선택할 수 있고, 자연 친화적이어서 정신건강에도 좋으며, 무엇보다 좋은 것은 돈이 적게 든다는 점이다.
집에서 도시락을 싸가지고 지하철을 이용하면 돈 한 푼 쓰지 않고도 하루를 잘 즐길 수도 있다. 그리고 노년의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둑이다. 바둑은 친구를 만날 수 있고, 기료도 저렴하여 하루 종일 즐겨도 별로 돈이 들지 않는다.
독서를 좋아한다면 주변에 도서관은 얼마든지 있다. 돈이 없어서 책을 사 볼 수 없다는 것은 핑계밖에 안 된다. 글쓰기를 배우고 싶다면 남산도서관 5층에 있는 한국소설가협회에서 무료 문학 강좌를 한다.
구청이나 주민 센터에서 운영하는 스포츠 댄스, 요가, 가요, 팝송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것저것 다 귀찮아서 싫다면 집에 앉아서 인터넷하고 놀아도 무한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영화, 음악 바둑, 게임 등 하루가 금방 간다.
바람을 쐬고 싶으면, 중앙선을 타고 춘천에 가서 닭갈비를 즐길 수도 있고, 온양온천에 가서 온천욕을 즐기고, 오는 길에 병천 순댓국을 맛 볼 수도 있다. 이렇게 모든 게 다 생각하기 나름이고, 방법은 찾아보면 무궁무진하다.
골프를 치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만이 인생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노년의 하루 일과 중 순전히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짬을 내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신선한 풀 냄새를 맡거나, 기쁨에 겨워 머리를 뒤로 젖히면 큰 소리로 껄껄 웃어대는 신간은 얼만 되는가? 또 그래 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의 그러지 못하며 세월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이런 강박감에 시달리며 살아 왔다. 열심히 공부를 해라. 그래서 출세하고 성공해라. 돈을 벌어라. 착한 사람이 되어라, 이걸 하면 안 되고, 저것도 안 된다. 자녀교육을 잘 시켜라 등등, 인생이란 연습이란 없다. 한번 살다 가면 그만이다.
우리는 과거로 되돌아 갈 수도 없고, 인생을 한 번 더 살 수도 없다. 인생은 끝나면 그것으로 끝이다. 영원히 말이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을 맘껏 살지 않는다면, 언제 또 그렇게 해보겠는가? 인생을 맘껏 즐겨라! 인생을 맛보고 열렬히 즐기고 매순간을 음미하고 인생에서 소중한 순간을 축복하고 누려라! 붉은 빛을 나기며 뉘엿뉘엿 사라지는 일몰의 순간을 성찰하고, 새봄의 여명 무렵에 느끼는 신선한 향기를 맡고, 빨갛게 타오른 단풍의 의미를 명상하며,
주변에서 들을 수 있는 새소리, 물 흐르는 소리, 발 스쳐가는 소라를 음미하고 감촉하며, 그 자연을 느끼고 사람들의 미소와 사랑스런 목소리를 즐겨라, 우리가 가진 모든 취미, 즉 오감을 마음껏 활용하며 즐겨라! 60~80세대는 돈 벌고 살기 바빠, 마음껏 웃어 본 적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라도 배가 아플 정도로 웃어 보자, 소리가 귀에 좀 거슬리면 어떠랴, 빈대떡에 대폿잔을 놓고, 혹시 형편이 된다면 아내의 생일 날, 최고급 식사와 아름다운 루비 빛 와인 한 잔을 놓고,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해 보는 건 어떨까? 아니면 사랑과 아름다움, 음악과 춤, 웃음과 즐거움에 푹 빠져 보는 건? 대담하리만치 환희로 가득 찬 인생을 꾸려보는 건 어떨까? 어디 안 될 이유라도 있는가? 물론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각을 가져야 한다.
즐거움을 위해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지혜롭게 스스로의 한계를 지키며 인생을 즐긴다면 더 건강하고 유익한 노년의 삶을 만끽할 수 있다. 행복의 정의에 대해서는 수많은 말이 있지만, “행복은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 얻을 수 있다.”라는 말은 진리이다.
노년의 삶도 자기가 가꾸기에 따라서 젊든지 아름다울 수 있다. 지금 처한 환경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마지막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마음껏 즐겨 보자! 좋은 하루 되세요! 화목한 사람들아. 마음과 인품이 달라진다. 다른 사람들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지 말라.
그대의 불편한 감정과 독기는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오느니라. 곱게 늙어 가는 이를 만나면 세상이 참 고와 보입니다. 늙음 속에 낡음이 있지 않고, 오히려 새로움이 있습니다. 곱게 늙어 가는 이들은 늙지만 낡지는 않습니다.
늙음과 낡음은 글자로는 한 글자 차이밖에 없지만 뜻은 서로 정반대의 길을 달리고 있습니다. 늙음과 낡음이 함께 만나면 허무와 절망 밖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늙음이 곧 낡음이라면, 삶은 곧 죽어감‘ 일 뿐입니다. 늙어도 낡지 않는다면 삶은 나날이 새롭습니다.
몸은 늙어도 마음과 인격은 더욱 새로워집니다. 더 원숙한 삶이 펼쳐지고 더 깊은 깨우침이 다가옵니다. 늙은 나이에도 젊은 마음이 있습니다. 몸은 늙었으나 새롭고 젊은 인격이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도 낡은 마음이 있습니다. 젊었으나 쇠잔한 인격입니다.
몸은 늙어 가도 마음은 날로 새로워지는 것이 몸 겉이 늙어 갈수록 마음(속)이 더욱 낡아지는 것이 추하게 늙은 것입니다. 늙음과 낡음은 삶의 본질을 갈라놓습니다. 글자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태어나면 늙어 가는 것이지요, 몸은 비록 늘었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새로움으로 살아간다면, 평생을 살아도 늙지 않았습니다. 곱게 늙어 간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멋모르고 날뛰는 청년의 추함 보다는 고운 자태로 거듭 태어나는 노년의 사람이 더욱 더욱 아름답습니다.
행여 늙는 것이 두렵고 서럽습니까? 마음이 늙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새로움으로 기쁨으로 바꾸어 보세요. 늙어가는 나이테는 진다는 것이겠지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이 여러분의 영과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박 수곤(사도요한)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