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7일 (화)
오늘도 일어나자 한 일은 카운터에가서 'One more night, plz'라고 말하는 것!!
원래는 이틀만 있으려고 했었는데, 어찌하다보니 오늘이 벌써 뮌헨에서의 4일째다...ㅎㅎ
Discount, plz라고 말해봤지만, 인심좋게 생긴 주인할아버지는 No!!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신다...ㅠ.ㅠ
아침먹고 방에 올라와 10시가 되기만을 기다렸다.
10시에 밖으로 나가 전화방으로 가서 명예영사관에 전화를 거는데, 전화를 안 받는다..ㅡㅡa
분명히 10시부터 영업(?)을 한댔는데 말이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10시 30분정도에 전화를 했는데도 받질 않는다. 대사관에서 알려준 개인 핸드폰으로 걸어도 받질 않고...
안되겄다!! 이러다간 오늘도 여권을 못찾을 상황이니 여권을 직접 찾아 나서야겠다!!
환전소 아저씨가 써 주신 주소와 뮌헨 지도를 가지고 신시청사 안의 인포로 찾아가서 위치를 물어봤다.
지도를 꼼꼼히 보던 직원이 그 동네를 찝어 준다. 쌩유!! 다행히도 유렐패스가 통용되는 S-Bahn역이다!!
역에서 내려 주소로 쓰여져있는 거리로 갔는데, 번지수가 희한하게도 길을 마주하고 짝수번지수와 홀수번지수로 나눠져있다.
예를들어 21번지 옆에 22번지가 있는게 아니고 21번지 옆에 23번지가 있다는거!!
덕분에 전철역에서 상당히 가까운 곳에 있던 그곳을 지나쳐서 그 거리를 한바퀴나 삥~ 돈 후에야 명예영상관이 있는 건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도 간판이 없어 현관앞 초인종옆에 작게 써있던 Korea라는 글자하나로...ㅠ.ㅠ
힘들게 찾은 명예영사관 현관앞에서 초인종을 누르는데 반응이 없다. 오기가난 임양이 10분동안 그 초인종을 계속 누르니, 안에서 청소하고 있던것 같은 사람이 문을 열어주면서 뭐라뭐라 하는데 독일어라 알아들을수가 있어야지...
문을 무작정 밀고 들어가 손가락으로 명예영사관을 가리키며 - 다행히 1층에 있었다. - Korean이라고 하니 뭐라뭐라하면서 다시 자기가 일하던 곳으로 간다.
명예영사관으로 들어가려고 문쪽으로 다가갔는데, 무슨 종이가 문에 붙어있다.
허걱!! 우리가 여권을 잃어버렸던 저번주 토요일부터 그 다다음주 월요일까지 내부 수리를 한다고 한글로 너무나 친절하게 적혀있다. 어쩐지 전화를 너무 안받는다 했어...ㅠ.ㅠ
그런 종이를 붙여놓을라면 아예 밖에다가 붙여놓던가 해야지 이건 원...
게다가 아무리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지만 그래도 영사관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데, 어떻게 베를린에 있는 대사관이나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영사관에서는 이곳이 내부수리를 한다는 소식을 아예 모를수 있을까!! 이딴식으로 운영하려면 영사관이라는 간판을 내걸지 말던가..ㅡㅡ+
밀려오는 허탈감에 어떻게 해야하나~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눈에 들어온 우체통!!
헛!! 환전소 아저씨가 말하길 경찰이 여권을 명예영사관에다가 맡겼다고 했는데, 내가 여권을 분실한 날이 토요일이고 이곳이 토요일부터 문이 닫혀있었다면...
경찰이 사람을 만나서 건네주지 않는 이상은 저 우체통에 내 여권이 있을것이다!!
전광석화와 같이 스쳐가는 생각들...
체통 뒤지면 안되는걸 알지만 여권이 더욱더 중요한게 아닌가!! 게다가 지금 여기엔 우리밖에 없고...
친구들한테 얘기를 하니 우리중에서 팔이 길고 가늘던 임양이 내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체통을 뒤적뒤적하더니 갑자기 표정이 밝아지면서 나의 여권을 우체통에서 꺼낸다!! 우어우어~
다시 내게로 돌아온 여권을 품고 밖으로 나왔다!! ㅠ.ㅠ
산뜻한 기분으로 향한 곳은 아픈역사를 간직한 다하우 수용소...
원래는 갈 계획도 전혀 없었을 뿐더러 이런곳이 뮌헨 근처에 있는지도 몰랐지만, 프라하 기차역에서 단체그룹 할인때문에 삐끼질할때 만났던 재미교포 여자애가 강추한 곳이어서 시간도 남는김에 가기로 했다.
아까 내렸던 정류장에서 S-Bahn을 타고 다하우 역에서 내려 버스를 탔다.
다하우 수용소까지 가면서 보이는 마을은 너무나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이런곳에 그런 끔찍한 장소가 있다니 믿겨지질 않는다.
수용소 입구에서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래고 수용소로 들어갔다. 수용소는 터만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황량했고, 우리는 전시실로 들어가 비디오 자료와 사진 자료들을 관람했는데 너무나 끔찍하고 너무나 슬펐다. ㅠ.ㅠ
이런건 일본애들이 좀 와서 봐야하는데, 우리를 제외한 동양인들은 볼 수가 없다.
끝까지 볼수가 없어 씁쓸한 마음으로 밖으로 나왔는데, 여태까지 뮌헨의 날씨와는 달리 하늘이 너무나 푸르다.
▲ 다하우 수용소의 메인 전시실...
▲ 입구에 있는 모형...괜히 짠하다.
▲ 유난히 하늘이 맑았지만 바람이 불어 쓸쓸했던 날...
▲ 앞쪽에 있던 수용소 건물...
▲ 뒷편에는 그 터만 남아있다.
다하우 수용소에서 다시 뮌헨 시내로 들어와 님펜부르크성으로 갔다.
우리가 복잡한 뮌헨 중앙역 근처에만 있어서 그런지 님펜부르크성 주변은 너무나 한산하고 조용했다.
절약모드가 발동하여 성내부는 패스하고 정원을 거닐었다.
뭐..그시대 여느 정원과 마찬가지로 잘 정리된 나무들과 길게 뻗어있는 수로 그게 전부다...=ㅁ=
아무생각없이 수로를 따라 끝까지 걸어갔는데 나가기가 여의치 않아 다시 성쪽으로 걸어왔다. (힘들다..ㅡㅡ)
▲ 저멀리 보이는 님펜부르크성
▲ 성 건물을 등지고선 바라본 모습...
저 뒤로 쭉~ 나 있는 수로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 가던길에...꽃과 어울어진 성의 모습
▲ 연못가에서 일광욕 즐기던 새들...
놈들이 우리가 그쪽으로 가기만 하면 도망가기 바빴는데, 유독한놈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 볼일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도망갈 수가...=ㅁ=
▲ 수로의 거의 끝에서 바라 본 성의 모습...
다시 되돌아가기 힘들었다...ㅡㅡ+
트램을 타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겼다.
내일은 드디어 뮌헨을 떠나는 날! 아쉬운 마음에 호프브로이를 한번 더 가기로 하고 갔으나, 평일인 오늘도 자리 없긴 마찬하지..ㅡ,.ㅡ
그냥 슈바빙으로 가자!!
어느곳을 들어갈까~ 고민하다가 간판에 호프브로이 마크가 새겨진 술집으로 들어갔는데, 분위기도 참 좋은데다가 가격도 착하다!! (호프브로이에는 없는 500CC잔에 맥주를 판다.)
맥주와 안주를 시켜서 먹고 있는데, 사람들이 커다란 단지 같은것을 놓고 무언가를 꺼내먹고 있다.
저게 뭐지??
궁금해서 종업원을 불러 물어보니 뮌헨의 특산물인 흰소세지인데 프레첼이랑 같이 먹으면 더욱 맛있단다.
미안하지만 2개만 시켜도 되냐고 물어보니 상관없다며 주문을 받는데 너무나 친절하다. (호프브로이로 안가고 이곳으로 오길 잘했다!!)
커다란 용기에 나온 흰 소세지는 따뜻한 물에 담겨져있었는데, 꺼내서 같이 나온 겨자소스와 프레첼과 먹으니 육질이 부드럽고 정말 맛있다!! (사실 프레첼이랑은 같이 안먹어도 될것 같다. ㅎㅎ)
▲ 프레첼과 흰소세지와 겨자소스의 만남!!
프레첼은 빼고 먹어도 될 듯...ㅎㅎ
비록 여권때문에 뮌헨에 이틀 더 있기는 했지만, 시간이 충분히 있다면 더욱더 머물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가 뮌헨인 것 같다!! (심지어 이곳에서 민박집을 해야겠다고 친구들과 농담삼아 말했다.)
아쉬운 뮌헨이여!! 다음에 오면 길게 머물러 줄께~
■ 지출내역
1. 전화비 : 0.2
2. 교통비 : 3.5
3. 점심 : 3.46 (10.39/3명)
4. 장보기 : 3.67 (11.0/3명)
5. 핫도그 : 2.0 (6.0/3명)
6. 숙소비 : 21.67 (65/3명)
7. 저녁 : 7.0 (21.0/3명)
∴ 41.5 (약 54,500원)
첫댓글 우체통속 여권..드라마 같아요~정말 다행입니다. 뮌헨은 딱히 어떤 유명한 무언가가 있는건 아니지만 머물면서 찬찬히 둘러보고 싶은곳이에요. 저도 지나는길에 1박 했던곳인데....꼭 다시 가고싶은곳입니다.
제 여행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었답니다. 이사건이 없었다면 여행이 심심했을지도 몰라요...그리고 정말 기대안했는데, 예상외로 좋았던 곳이 뮌헨이었답니다. ^^
흰소세지 맛좋을듯... 저도 뮌헨의기역을 되살리는중이랍니다 ㅎㅎ;;
흰소세지..물에 데쳐나와 깔끔하더군요...소세지 자체도 맛나공...ㅎㅎ
뉴욕 사람들이 프레첼을 즐겨먹어서 뉴욕특산물인줄 알았더니,,,근데 정말 난 그거 맛없더라구요. 짜기만 하고
전통 프레첼 말고 빵집같은데서 파는 해바라기씨가 가득 묻혀진 프레첼은 달콤하고 맛있었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