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 이 시를 처음 접했을때가 , 아마도
스무살 그 언저리 나이 였을때 일것이다 .
그때 , 잠시 머물러 살았던 동네가
낭양주시 , 불암동 , 태릉 교통 45 번 종점
먹골배로 유명한 그곳이었다 .
집을 나서 버스를 타러 나올때
양 옆으로 펼쳐져 있는 배 나무를 바라보며
배 꽃이 피고 , 열매가 맺히고 , 크던 모습이 아련하다 .
배나무 터널을 지나면서 나는
박 인환 님의 , 목마와 숙녀를 읽고 , 음미하며 , 외웠다 .
그렇게 이 시는, 나의 18 번 , 애송시가 되었다 .
목마와 숙녀 . 박 인환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 한다 .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서진다 .
그러한 잠시 ,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때
목마를 탄 ,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 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것 일까 ?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 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 메어 우는데 ...
세월은 가고 오는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 하여야 한다 .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
등대에 .... 불이 보이지 않아도
거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 하여야 한다 .
모든것이 떠나는 죽든
거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
우리는 , 버지니아 울프의 ,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
두개의 바위틈을 찾아 , 청춘을 찾은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 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것 일까 .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 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 메어 우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