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 '원초적 본능'(1992)에서 캐서린 트라멜(샤론 스톤)이 다리를 꼬아 농염한 매력을 발산하기 전, 그녀를 집요하게 신문하는 필립 워커 형사를 연기한 미국 영화배우 데니스 아른트가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고 피플 닷컴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유족은 지난 26일 부고를 공유해 고인이 오리건주 애쉬랜드에 있는 오래 된 그의 오두막에서 "침대에 누운 채로 평안하게" 영면했다고 알렸다.
유족은 고인이 영화에 컬러가 쓰이는 방식을 혁신했다는 평가를 듣는 '오즈의 마법사'가 개봉된 해인 1939년에 태어났다고 지적했다. 이런 식으로 유족은 고인의 인생을 영화 발전 자취와 연결지어 “흑백이 컬러 인생으로 바뀌어 영민함과 과감한 모험, 열정이 꽃피우게 됐다"는 식으로 부고를 작성했다.
유족은 또 고인이 베트남 전쟁 때 헬리콥터 조종사로 복무한 사실을 강조했다. 퍼플 무공훈장을 두 차례나 받았고 나중에 알래스카 상공을 헬리콥터로 비행했다.
군을 전역한 뒤 시애틀로 이주해 연기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한 친구가 "동네 극장에서 실시하는 오디션에 참가하자고 해 따라 갔다가 정작 본인이 "주된 배역"을 낚아챘다. 오리건 셰익스피어 축제에 참가해 여러 시즌을 보낸 뒤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렸다. 1980년대 말과 90년대 초에 걸쳐 그는 'The Wonder Years', '애니 맥과이어', '제시카의 추리극장'(Murder, She Wrote)와 'L.A. Law' 같은 드라마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영화 사상 가장 관객의 뇌리에 강하게 오래 남은 장면으로 손꼽히는 '위험한 정사'의 필립 워커 형사 역할로 이름과 얼굴을 본격적으로 알려 2002년 영화 ' Undisputed'의 워든 립스콤 주인공을 연기햇고 이듬해 'S.W.A.T'의 하워드 경사 배역을 따냈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와 10년대까지 고인은 계속 연기를 해 'Ally McBeal', '피킷 펜스', '그레이 아나토미', 'CSI: Crime Scene Investigation', 'The Practice', '슈퍼내추럴'과 '굿 파이트' 같은 다양한 TV 쇼들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의 마지막 출연작으로는 'How to Get Away with Murder'(2018)와 단편 영화 'Do Over'(2023)에 잠깐 얼굴 비친 것이었다.
유족은 브로드웨이 연극 ' Heisenberg'(2017)로 토니상 연기 부문 후보로 지명된 것을 수십 년 연예계 경력을 쌓은 고인의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꼽았다.
영화와 연극을 넘어 고인은 열렬한 선원이기도 했다. "그의 보트로 산 후안 제도를 샅샅이 돌아다니는 일에 열정을 갖고 있었다.”
유족은 이미 가족장을 치렀다며 부고에 “조화를 보내는 대신, 여러분이 삶을 움켜 쥐고 열정을 따르라고 당부했을 것”이라고 공유했다. 고인은 유족으로 45년을 해로한 매기 다우니와 일곱 자녀, 여러 명의 손주와 증손주를 남겼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