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산들
손가락은 나붓
숨 내어
돛 부풀리고
한가한 손가락으로
노를 두드리며 건너는
번뇌의 강.
배에 올라 시름 털자
물거품으로 지는 세사.
별자리 없이도
어느 나룬들 닿겠거니
닻줄은 두어 무엇 하리, 끊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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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 라는 말이 어색하다.
위하여 – 라는 말은 위선이다.
절대적인 도덕은 없고
모두를 품는 종교도 없다.
그냥 살아가는 것이다.
본능과 습득과 체득으로.
자신만의 삶을 사는 것이다.
웃음과 울음, 기쁨과 슬픔, 사랑과 증오:
모두가 한 몸에서 나온 변종일 뿐, 본질은 같은 것이다.
인연의 밧줄을 끊은들 인연이 안 올 리 없고
세속을 떠나도 무인도가 아닌 다음에야 사람을 만난다.
무심한 척 흔들리며 가는 것이다, 나를 안개에 가두되 초롱불 하나 걸고.
악기가 소리를 안낸들 어떠랴.
세상을 울릴 숨을 가지지도 않은 것을.
나를 위로하고 지탱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 것을.
첫댓글 무슨 뜻과 의미를 품은 글이신지 가늠하기 어려우나 제 경우가 오버랩되어 공감을 가져보려합니다. '헤어질결심'이 일어날 때 최선을 다했음이 분명하면 된 것입니다. 미련이 조금이라도 남았다면 곧 돌아오게 되지요. 저는 미련 없음이 느껴져서 회향을 잘하고 있는 중입니다.~^^
예전에는 헤어지고 나서야 헤어짐을 통감하고 울었지요.
요즘은 헤어지기 전에 헤어짐의 조짐을 알아 슬퍼요.
만남을 해부해보면 중심에 헤어짐이 들어있어
만남의 꽃은 헤어짐의 열매로 까맣게 맺으니,
헤어지기 위하여 만나는 역설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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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보낸 건 순리라지만...
그 순리를 따라 벗들이 하나 둘 떠나는 나의 때.
이별 중에서 사별이야 저승의 문제이니 잊을 만하지만....
생이별은 참으로 힘든 일이지요, 살면서 뇌리에 계속 스치니까요.
그것도 모든 까닭이 오롯이 내게 있음을 알아차릴 때의 좌절.
부처에 다가가다 튕겨 나오길 몇 번.
이제 가야 할 길임을 느낍니다.
보이는 모든 것이 환영이며 거품이며 그림자임을 알면서도
그 진실을 거부하며 환영에 머물다 떠나길 원했지만...
이제 깨어나야겠습니다.
지금의 마음도 그림자일 뿐이어서
"나"라는 실체가 없는데 어찌 마음이 있겠으며
마음이 없는데 어찌 슬픔과 아픔이 있겠습니까.
여로의 아쟁산조 가락이 장기를 끊어내면
목어가 된 내 뱃속은 텅 빌 테고...
내 젓대소리는 구름으로 흐르겠지요, 손가락 움직임 없이도.....
안부가 궁금터니... 강건은 아니라도...건강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