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나 나만의 그는 누굴까 더듬어 사색해 봤다,
고민 끝에 나만에 나는 다름 아닌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어렵게 찾아냈다,
가끔은 내가 나를 모를 때 내가 어색해진다,
그럴 때 내가 그리울 때 거울 앞에 선다,
그러다 어느 날 낯설게 다가서는 어제의 내가 아닌
미심쩍게 변모해 가는 나를 보고 왈칵 눈물이 난다,
인생이 서글프다 못해 눈물 나게 슬퍼진다,
너무 힘주어 꼭 진 손안에 포도알이 터지듯
세월의 거친 물살에 꽃잎 같은 청춘이 맥없이
낙화 되고 흐름에 떠네려가는 저 가여운 흐느낌.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도 들썩이는 여린 풀잎처럼,
당연한 것에 이렇게 떼쓰는 인생아 어쩌라고
술이라도 한잔 걸치고
그 옛날 홍도 누나라도 불러야 속이 플리려나,
다시 추스르고 일어서며 혼자 독백한다,
다시는 거울에는 서지 않으련다,
저 안에 낯선 이방인이 싫어서,
추스르고 마음이 평화로울 때 쓰러져 있는 저것들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으려나,
우리는 스스로 원인을 제공하고 그것을 치유하려
모진 고통에 사무친다,
그래야 새살이 돋고 더 단단해지니까,
문제를 만들고 답을 찾아 떠나는 여행 그게 인생이고 삶이다,
어쩌면 그것이 살아가는 동기부여인지 모르겠다,
뭔가 하지 않으면 망부석처럼 서 있어야 하니까,
낮에 보는 불빛은 희미하다 못해 시야를 벗어난다,
그러다 차츰 날이 저물면 작은 불빛도 멀리서 보면
크게 보이는 등대처럼 마음에 안도를 불러낸다,
인생의 좌표에서 선을 긋고 나침판 없이도 예감으로
길을 만들어가는 삶의 지도,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면 그 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질지 않으면 부서지고 주저앉으면 그냥
묻히고 만다,
이게 소멸이고 하나는 소생이다,
그래도 고맙고 감사하다, 여기까지 무탈하게 와줘서,
삶이 고단하고 힘들 때면 자갈 위에서도 푹신한
침대처럼 잠이 달고 달다,
하지만 호사스러운 날은 등에 작은 뭐 하나라도
있으면 잠을 설치고 자지 못한다,
잡힐 듯이 멀어지는 순간마다 힘겨운 싸움이지만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다,
인생은 무엇과 싸워 이겨야 살아있는 나를 느낄 수가
있으니까,
그래야 사는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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