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인근에서 천연기념물, 국제 보호 조류가 연이어 관찰되고 있다. 울산지역 생태환경이 그만큼 뛰어나다. 한해 약 14만 마리의 겨울 철새가 울산지역을 찾는다. 태화강에서 흰목물떼새, 독수리, 큰고니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포함한 겨울 철새들이 매년 10만 마리 이상 발견된다. 시커멓게 썩어들어가는 태화강에서 나오는 악취가 코를 찌르던 40여 년 전과 비교하면 천지개벽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1960년대 초부터 먹고살기 위해 울산에 정착한 울산사람들이 자신들이 남긴 폐허를 되살린 결과다.
지난 22일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아 울산시도 생물다양성 기념식을 가졌다. 하지만 이런 외면적 행사 이전에 울산시는 생태도시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20~30년 전만 해도 3~4급수에 불과했던 태화강에 큰 고니가 유영하는 모습을 겨울철에 흔히 볼 수 있다. 이 철새는 1급수에 서식하는 어종을 주로 먹는다. 강물이 그만큼 깨끗하다는 이야기다. 악취로 뒤범벅이 된 태화강이 어느 날 갑자기 생태의 강으로 돌변한 것이 아니다. 울산시민들과 행정당국이 합심한 결과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 무심결에 생활폐수를 태화강 쪽으로 흘려보내던 주민들과 이를 억제하는 행정 당국 사이에 얼마나 많은 갈등과 충돌이 있었겠나.
생태도시 복원을 향한 민관의 합심이 울산을 생물다양성 도시로 변모시켰다. 국내에서 국제 철새 도시로 등재된 곳은 18군데다. 하지만 동해안 도시로는 울산이 유일하다. 시베리아, 몽골 등에서 날아오는 겨울새가 울산에 머무는 이유는 간단하다. 겨울나기에 생태환경이 뛰어나고 먹잇감이 풍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엄동설한에도 먹이를 찾을 수 있다는 건 주변 하천이나 논밭이 오염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울산지역 하천에서 먹이 활동을 하던 조류가 오염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는 거의 들어 본 적이 없다.
개인 소득이 선진 도시의 기준이 됐던 시대는 지났다. 울산시민의 1인당 소득은 전국 최상위권이다. 생산직 근로자 중 1억 연봉자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현재 울산시를 전국 최상위권 도시로 끌어올리고 있는 건 도시 환경이다. 울산시민들은 밖에 나서면 곳곳에서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접할 수 있다. 대도시 한 가운데 큰 강이 흐르고 그 강물이 1~2급수다. 이런 곳은 전국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수십 년 동안 수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갈고 닦은 결과다. 생물다양성 도시를 이제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줘야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