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곰자리 74
시빌 들라크루아 저자(글) · 이세진 번역
책읽는곰 · 2024년 03월 20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풀어낸 ‘눈물’ 의미!
마음이 울적한 날이면 눈에서 넘쳐흐르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눈물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웁니다. 여자아이도, 남자아이도, 가끔은 어른도요. 무시무시한 이빨을 자랑하는 악어도, 평생을 우두커니 서 있는 나무도 가끔은 울지요. 온몸 가득 찰랑찰랑 차오른 눈물을 모두 쏟아내고 나면 어느새 답답한 마음이 싹 씻겨 내려갑니다. 그리고 다시 말간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지요.
이 책은 어린이가 흘리는 다양한 눈물, 그 이면에 담긴 감정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합니다. 절로 흘러내리는 눈물, 왈칵 쏟아지는 눈물, 속으로 삼키는 눈물, 남들이 봐줬으면 하는 눈물,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눈물까지…. 우리가 쏟아내는 눈물에는 제각기 다른 감정이 담겨 있다고 말하지요. 그리고 어떤 눈물이라도 우리 내면의 뜰을 풍성하게 가꾸는 거름이 된다고 말이지요.
울면서 자라는 아이들
방울방울 눈물 뒤에 숨은 가치!
아이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수없이 울며 자랍니다. 아직 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툰 아이들에게는 눈물만큼 만만한 무기가 없지요. 아이들은 분한 마음도, 억울한 마음도, 답답한 마음도, 서운한 마음도 모두 눈물로 쏟아내곤 합니다. 눈물은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원초적인 수단이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대체로 눈물에 엄격한 편이지요. 울음을 그칠 줄 모르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다 결국은 짜증이 치밀어 올라 윽박지르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과연 눈물을 참는 것만이 능사일까요?
《울면 안 돼?》는 표지에서부터 도발적(?)으로 묻습니다. ‘울어도 되나요?’와 ‘울면 왜 안 돼요?’ 하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아서요. 책장을 넘기면 여자아이도, 남자아이도, 가끔은 어른들도, 심지어는 동식물도 운다며 아이들을 안심시킵니다. 뒤이어 그간 아이들이 흘린 눈물의 숨은 의미를 짚어 주며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나아가 그저 눈물로 표현했던 다양한 감정들이 사람의 내면을 풍부하게 만드는 밑거름이라는 점을 일깨워 주지요. 언젠가는 눈물을 넘어선 다양한 표현법을 익히게 되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가장 그림책다운 그림책을 만드는 작가
시빌 들라크루아가 들려주는 눈물의 가치!
가장 그림책다운 그림책을 만드는 작가 시빌 들라크루아가 이번엔 ‘눈물’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선보입니다. 그림책이 지닌 여백을 가장 잘 활용할 줄 아는 작가답게 이번에도 시적인 글과 상징적인 그림으로 독자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지지요.
이번 책은 작가가 던져 주는 상황에 어린이의 경험을 빗대어 보며 찬찬히 읽어 가도 좋겠습니다. 글과 그림의 여백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채워 넣으면 더 풍성한 독서 경험이 될 테지요. 양육자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그간 서로 전하지 못한 마음속 이야기를 풀어보는 시간으로 채울 수도 있습니다. 수많은 눈물의 가치 중 지금껏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 하나를 발견하는 시간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