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지역 건설업계 활성화와 하도급 참여 확대를 위해 수도권 대형건설사 본사를 직접 찾아가는 영업 활동에 나선 것은 침체된 지역 건설경기를 감안할 때 의미 있는 행보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지역 건설업체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직접 현장을 뛰며 상생 협력을 요청하는 것은 적극적인 행정으로 평가할 만하다.
특히 올해 울산시가 제시한 지역업체 하도급률 목표 37%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역에서 발주되는 대규모 공동주택과 도로 공사에 지역 업체 참여가 확대될수록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은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큰 대표 산업이다. 지역 업체 참여 비율이 높아질수록 지역 인력과 장비, 자재 사용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그동안 지역 건설업계는 대형 건설사 중심의 폐쇄적 협력 구조와 높은 진입 장벽으로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공사 물량은 지역에서 발생하지만 실제 수주와 이익은 외부 대기업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울산시가 잔여 공종 분할 발주와 지역제한 경쟁입찰 확대, 현장 추천제도 도입 등을 제안한 것은 현실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형건설사의 인식 변화다. 지역업체 참여 확대는 단순한 ‘배려’ 차원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대형 건설사들이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경제 기여에는 소극적이라면 시민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지역업체와의 협력은 공사의 안정성과 지역 수용성을 높이는 측면에서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울산시가 제시한 용적률 인센티브와 하도급 대금 지급보증 수수료 지원 등도 보다 실효성 있게 운영돼야 한다. 단순한 권고 수준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유인책이 마련될 때 민간 건설사의 참여도 높아질 수 있다. 동시에 하도급 과정의 불공정 거래나 저가 하도급 문제에 대한 관리 감독도 병행돼야 한다.
다만 하도급률 숫자 자체에만 매몰돼서는 안 된다. 지역업체 참여 확대가 형식적인 계약 실적 쌓기에 그친다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실질적인 공사 참여와 적정 공사비 보장, 지속 가능한 협력 구조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진정한 상생이라 할 수 있다.
울산 경제는 지금 전반적인 침체 압박 속에 놓여 있다. 제조업뿐 아니라 지역 건설업계 역시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런 때일수록 지역과 기업, 행정이 함께 위기를 극복하려는 협력 의지가 중요하다. 이번 본사 영업 활동이 단순한 방문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 건설업계에 실질적인 숨통을 틔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