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3, 다미주신경이론, 뎁다나 지음, 2021, 박도현 옮김, 2023, 총303쪽
책 [다미주신경이론]은 제목부터 무척이나 생경했다. 신체적인 신경계를 이용하여 심리적인 문제를 치유하는 방법을 다룬 듯하여 반갑게 읽었다.
진화의 과정 속에서 약5억년 전에 등 쪽 미주 신경(작동중지체계)이 생겨났고 약4억년 전에 교감신경(행위체계)이 생겨났고 약2억년 전에 배 쪽 미주신경(연결체계)가 차례로 생겨났다. 이 말인 즉슨, 5억년 전에 동물에게는 문제 발생시 작동중지명령을 하는 신경세포가 발생했고 4억년 전에는 투쟁-도피 반응 신경세포가 생겨났고 약2억년 전에는 신체 내부의 연결을 통해 생명 활동에 영향을 주고 세상을 바라보고 느끼고 참여하는 방식을 지시함으로써 심리적 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경세포가 발생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배 쪽 미주신경세포는 가장 상위 세포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 신경계는 다른 하위 신경계보다 대처 능력이 빠르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먼저 발생하는 작동중지, 투쟁-도피 반응보다 늦게 나타나므로 이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단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도덕적 개념을 다듬어야 하는 것처럼 배 쪽 미주신경도 계통적으로 가장 늦게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반응하는 시스템에서 가장 느리게 반응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배 쪽 미주신경을 발달시키는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사람들이 그것을 응용하여 자신의 삶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유연하게 대처하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이 이론은 1994년에 스티븐 포지스라는 미국 캐롤라이나 대학 교수가 정립하여 트라우마 및 각종 정신 건강 상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매우 강조하고 있는 한 가지 적용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생존 모드(등 쪽 미주신경세포의 영향 아래에 있을 때)에서는 자기비판이 자동적으로 활성화되고 안전과 연결에서 방어 모드로 이동해 자기 자비 능력을 잃게 된다. 이런 고통의 순간에 그 순간에 대해 자율신경 상태를 알아차리는 능력이 있다면 단순히 조절 장애 상태로 더 깊이 휩쓸려 가는 대신 자각의 순간으로 옮겨 가서 안전과 연결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1. 나의 신경계는 생존반응 중이다.
2. 방어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3. 지금 이 순간 배 쪽 미주신경계의 에너지를 가져오기를 바란다.
이렇게 신경계의 언어를 사용하여 자기 자신과 타인을 살펴볼 수 있다.
이것을 삶의 방식으로 삼으려면 자율신경의 세 가지 구성요소와 특징을 좀 더 살펴봐야 한다.
배 쪽 미주신경 ventral vagal 연결체계
* 일상의 요구사항 충족하기
* 연결하고 소통하기
* 흐름에 맡기기
* 삶에 참여하기
교감신경 sympathetic 행위 체계
* 혼돈의 에너지로 가득 찬
* 공격을 위해 자원을 동원함
* 도피하기
* 불안
* 분노
등 쪽 미주신경 dorsal vagal 작동 중지 체계
*마지 못해 억지로 하기
* 에너지 고갈
* 단절
* 희망 잃음
* 포기
배 쪽 미주신경에 닻을 내린 사람은 익숙하지 않는 것을 위험의 단서로 경험하기 보다는 흥미로운 것으로 경험한다.
생명활동은 동기를 부여하거나 도덕적 의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단지 반응한다는 사실을 잊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따라서 자율신경의 행위에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는 대신 우리의 행동, 느낌, 신념이 자율신경 상태에서 나오며 자율신경계는 생존을 위해 작동하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자신을 안내하고 보호하기 위해 자율신경계에 의존한다. 우리의 생명 활동이 호흡과 심장박동을 조절하고 에너지를 활성화하면서 평온을 회복하며 현재 순간에 적절한 방식으로 사람과 장소와 경험에서 멀어지거나 가까워지도록 하는 생각, 느낌, 행동을 일으키기를 기대한다. 또한 의도적으로 조율하고 귀 기울일 수 있기를 바란다. 귀 기울이기는 자율신경을 알아차리는 행위이며 신경계를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알아차리면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하면 선택할 수 있다.
자율신경계가 당신을 어디로 데려가는지 탐색하면서 판단과 자기비판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경험에 대한 호기심과 자비심을 불러일으키고 자율신경계에 귀 기울이고 다가가는 법을 배우는 것은 도전적인 과제이다.
스스로를 신경계에 대해 배우는 자유로운 탐험가라고 상상해 본다. 먼저 자율신경 활동의 내적 세계와 연결되어 보라. 물리적으로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흐름에서 벗어나 내면을 돌아보고 귀 기울이는 데 필요한 고요함을 가져다주는 공간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의미를 부여하려는 마음을 잠시 뒤로 하고 단순히 자율신경계의 작동에 호기심를 가질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가라.
판단없이 귀 기울여 보라. 신경계가 알려 주길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었다면 현재의 순간과 외적인 알아차림으로 되돌아오라. 자율신경계와의 연결감을 가져오라. 이런 내적 연결이 언제든 가능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주의를 기울이고 귀 기울이는 일을 지속하려는 의도를 가져보라. 신경계는 자신의 언어로 말한다. 따라서 귀 기울으려면 신경계의 언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언어에 능숙해지는 데는 시간과 노럭이 필요하다. 호기심을 가지고 대화에 들어갈 때 알아차림의 표면 바로 아래에 있는 에너지와 연결되고 삶을 만들어 가는 자율신경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낱말이 있다. 그것은 귀 기울이기 즉 경청이다.
자기 신경계에 귀 기울이는 것! 자기 신경계에 귀 기울인다는 것은 마음속 알아차림을 한다는 것이다. 알아차린다는 것은 비판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그 사실의 흐름에 맡기고 다른 사람과 연결하여 소통하고자 하는 방법을 스스로 탐색하고 선택하여 희망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미주신경계의 이론에 근거하여 문제해결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근자에 많은 사람들이 수련하는 명상이나 알아차림 mindfullness와 흐름을 같이 하면서 여기서는 자율신경계를 살펴보면서 알아차림을 한다는데서 좀 더 과학적인 접근을 하고자 노력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