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머티리얼리스트(materialist)>
1. 사랑과 결혼은 인간의 삶에서 너무도 중요한 결정이자 과정일 것이다. 인간은 누군가를 만나고 감정을 교류하면서 타인의 인정과 애정을 통해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잘 맞고 오랜 시간 서로를 위해줄 수 있는 무엇인가를 통해서 결합된 관계는 어떤 무엇보다도 삶의 축복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수많은 젊은 남녀들이 최상의 짝을 만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2. 영화 <머티리얼리스트>는 삶의 가장 중요한 사랑과 결혼의 변질된 모습을 현대의 계산적 관계 속에서 풍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는 과정이 ‘사랑’ 그 자체보다는 자신의 가치를 높여주고 자신의 허영심을 충족시키는 방향에서 거의 상업적 거래처럼 타락하고 있는 모습을 적나라하면서도 블랙코메디처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 속 여성 A는 잘 나가는 결혼정보회사 매칭매니저이다. 그녀는 사람들의 조건을 잘 맞추어 서로의 욕구를 채워주는 상대를 만나게 하는 전문가이다. 그런 그녀에게는 과거의 아픔이 있다. 사랑하는 남성이 있었지만 가난하고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헤어진 것이다. 그녀 또한 부자남성이라는 세속적 욕망이 결혼의 중요한 조건으로 잠재되어 있었다.
3. A는 자신이 성사시킨 결혼식에 참석하여 부자이면서도 외모와 학력이 출중하고 키도 큰 한 남성 C의 구애를 받고 연애에 돌입한다. 일명 최고의 스펙을 갖춘 남성을 만난 것이다. 우연인지 몰라도 그녀는 피로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있던 과거의 연인이었던 B와도 우연하게 조우하기도 한다. 최고의 남성에 대한 욕망을 지녔던 A은 남성C의 적극적인 리드 속에서 빠른 속도로 가까워진다. 하지만 중대한 변수가 삶의 방향을 새롭게 조정하게 만든다. A가 소개해 준 좋은 조건의 남자가 데이트에서 만난 여성 D를 성폭행한 것이다. D는 정보회사에서 소개해 준 남성들의 조건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던 중, 좋은 조건의 남자와 만났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게 된 것이다. 조건과 물질적 요소들을 조합해서 만들어진 결혼이 최상의 결과가 아닌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은 삶이 예측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결혼의 위험성인 것이다.
4. 사실 결혼정보 회사의 회원이 된 사람들은 자신들의 비루한 욕망을 과도하게 투입한 조건을 요구한다. 가령 남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은 날씬하고 나이가 어린 것이며, 여성들은 높은 수입과 준수한 외모 무엇보다도 180cm이상의 키를 가진 남성들이었다. 자신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이들의 세속적 욕망은 하나의 블랙코메디이다. 인간을 대상으로 보면서 철저하게 물질적 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현재의 결혼 풍속도를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여성은 결코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면서 그가 가진 조건과 외모가 자신의 컴프렉스였던 언니의 남편보다 우수하고 언니가 부러워한다는 이유만으로도 결혼을 결정하는 것이다.
5. 매칭 사고의 후유증으로 시달리던 A는 우연하게 현재 자신이 사귀던 남성C도 키를 크게하기 위해서 ‘키크는 수술’을 받았음을 알게 된다. 현재 남성의 가장 큰 권력은 ‘키’이다. 키는 여성의 시선과 관심을 끄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것이다. 부유하고 좋은 학력의 남성 C도 수술 이후에야 여성들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다고 고백할 정도인 것이다. 결국 A는 자신의 욕망과 사랑에 대한 관점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고, 다시 과거의 남자 B와 만나게 된다. 결국 <머티리얼리스트>는 사랑이 사라진 채, 오직 물질적 조건을 통해 사람들의 관계가 형성되고 연애가 진행되며 결혼이 완성되는 현대의 세속적인 결혼시장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만남도 물질적 조건보다는 ‘사랑’이 우선되어야 인생의 마지막 서로에게 위로가 될 ‘요양원 친구’이자 ‘무덤의 동료’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6. 영화 <머티리얼리스트>는 사랑이 실종되고 있는 현재의 관계를 조금은 냉혹하지만 유머스러운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랑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조금 아쉬운 것은 영화의 결론 또한 물질적 조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여성 A는 과거 가난하다는 이유로 헤어진 남성과 다시 결합할 것을 결심한다. 이제 더 이상 세속적 기준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결심인 것이다. 하지만 남성B는 가난하지만 연국배우를 할 정도로 우수한 외모와 큰 키를 가진 존재이다. 비록 B의 열렬하고 순수하면서도 변하지 않은 사랑이 A의 마음을 감동시켰다고 할 수 있지만, B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인 외모의 매력이 뒤따르지 않았다면 A의 마음이 바뀌었을가는 의문이 든다. 영화는 ‘사랑’이 강조되지만, 그것을 결정한 것은 어찌보면 B의 외모였던 것이다. 특히 남성의 가장 큰 권력인 ‘키’였던 것이다.
첫댓글 - 사랑 ~ 말이 아니라 다가오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