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문자로 말해 본 바로는 서울은 아직도 하늘이 꾸물꾸물하다는데, 춘천은 해가 아주 직사로 내리쬔다.
그 날 춘천에서 우산 들고 다닌 놈은 나 혼자였다;;;;;;; (그것도 내가 애용하는 검은 대형우산;;;;;;)
아니 밥을 먹어야 하는데;;;;;;;
왜 이 동네는 이렇게 분식집이 없을까...... ㅡㅡㅋ
시장에도 따로 순대국밥 골목 이런게 전혀 없다.
아, 명동에 가니까 닭갈비 골목이 있어서 가 봤는데.......
닭갈비 1인분에....... 무려 6천냥이다;;;;;; ㅠ.ㅠ
내가 그런 돈이 어딨냐고;;;;;
닭갈비 골목을 빠져나가니까....... 춘천 시가지를 돌아다녀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지하도 입구가 있었다.
내려가 보니까....... 그것은 놀랍다라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춘천 중앙로 지하상가....... 가히 춘천의 코엑스몰이다. 특히 옷과 신발과 사진방은 널릴대로 널렸다;;;;;;
여기에 뭐 먹자골목이래서 가 봤는데;;;;;;; 라면이 2천냥이다;;;;;; ㅠ.ㅠ
도둑놈들.......
한참 지하상가 돌아다니다가(가게 돌아다니면서 여자 옷 구경하는게 취미다....... 나 변태 아냐!!!!!!!!!) 춘천시청으로 가서 춘천 지도를 얻어왔다.(썩을 시청...... 왜 이렇게 정문이랑 본관이랑 거리가 머냐;;;;;;; 광명시청 봐라, 얼마나 좋냐구!!!!!!!!)
춘천 지도 뒷편을 보니까....... 춘천의 명물이라 해 놓고 그 중 막국수 부분에서 왈
-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에 모밀과 매콤한 양념 어쩌구 저쩌구 입맛을 돋구워준다(나중에 다 慨毆拏로 판명났다)
여기에 속아서 결국 있는 돈 중 4천냥을 털어서 닭갈비 골목으로 갔다.
가서 보니까 무슨 TV 출연을 몇번을 하고 신문 보도를 몇번을 하고 상도 몇번을 받고 3대째 전수받았다는 집이 있었다.
3대를 전수받았는지 5대를 전수받았는지 나야 뭐 알 바가 아니지만......
원래 아는 집도 없으니 그냥 들어가봤다.
막국수가 떡하니 나와서 맛있게 먹으려는데;;;;;;;
젠장...... 다섯번째 젓가락질 하면서 속으로 피눈물 흘렸다.......
도대체 광명시에서 3500원 내고 사 먹는 막국수랑 뭐가 다르냔 말이닷!!!!!!!!!!!!!(맵기는 더럽게 맵고;;;;;;; 면발도 뭐 다를게 있나? 입맛만 잔뜩 배렸다;;;;;;)
더욱 피눈물 나는 것은....... 내가 그토록 찾던 분식집...... 그 분식집이....... 나중에 내가 버스 타러 간 곳 바로 건너편에 있었다는 것이다....... (분식집 라면은 그 동네도 1500원이다...... 라면은 정가제인가?????)
또 그렇게 춘천 시내를 방랑하다가...... 물어물어 춘천역 가는 버스를 타러 중앙로로 갔다.
도대체 이 동네는 춘천역 가는 버스를 아는 사람이 없다. 있어도 세월아 네월아랜다. 다들 나보고 택시를 타랜다....... ㅡㅡㅋ(내 형편에?????? 그것도 기본요금보다 더 나온댄다;;;;;;; 내가 회전했나.......)
간신히 춘천역 가는 63-2번 버스를 잡아탔는데;;;;;; 이 때 까지 기다린 시간이 무려 1시간 20분이다;;;;;;(솔직히 나 그 때 택시 혹은 좌석버스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시내버스 요금....... 800냥....... 학생 할인 안해준다. 쓰벌...... (근데 좌석은 1200원이다...... 서울보단 싸다......)
옆에서 동생이 버스카드 안 되냐고 물어보는데;;;;;; 수원에서도 안 받는 서울 카드를 춘천에서 과연 받겠냐고;;;;;; ㅡㅡㅋ(수원 시내버스 이 견아들...... 이 동네도 학생 할인 안해준다......)
나중에 버스기사 아저씨 말씀이....... 63-2번은 딱 세대 있단다. 다른 버스도 사정 마찬가지다. 춘천 사정 모르는 외지 사람들 혹은 소양호나 화전댐같은데로 버스 타고 관광할 사람들이나 춘천역 이용하지, 춘천 사람들은 다들 교통편 편한 남춘천으로 간댄다. 왜? 아까 위에서 말했잖은가. 썩을 캠프 페이지....... 이것 때문에 진짜 삥 돌아야 한다;;;;;;
하여간 간신히 시간에 맞추어 도착했는데;;;;;;; 열차 시간표 보고는 좌절했다....... 각 열차마다 정차역이 있는데;;;;;;;; 내가 타고 온 19:10 춘천발 통일호의 정차역은....... '각역 정차'...... 이게 무엇인지 아는가? 완행열차. 바로 그 추억의 완행열차다. 그것도 나는 입석이다. 전설의 '입석 완행'!!!!
그 악몽은 얼마 안 가 현실로 드러났다. 하필이면 서울로 올라가는 열차라서 강촌 경강 대성리 등 각 관광지 역들마다 사람 억수로 올라탄다.(내리는 사람은 절대 없다;;;;;;;;) 이놈의 완전 무장은 어깨를 짓누르는데 선반은 이미 다른 사람들 짐짝때문에 꽉 차버렸다;;;;;; ㅠ.ㅠ
여기에 또 다른 악재...... 경강역 지나 경강철교에서...... 그 광경(개인적으로는 멋있다고 생각한다.)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었는데;;;;;; 잘못해서 손에 들고 있던 안성탕면의 생라면 부스러기들이 와르르;;;;;(그게 저녁이었단 말이닷!!!!!!!! ㅠ.ㅠ)
가평에 도착하기도 전에 날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경춘선 옆에 있는 경춘국도...... 엄청나게 밀린다. 아주 꼼짝도 못하고 있다;;;;;; ㅡㅡㅋ
근데 갑자기 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이;;;;;; 왠 연X들이 객차 한가운데서 껴안고 地剌이래냐;;;;;; ㅡㅡㅋ
에휴....... 죽어야지........ ㅠ.ㅠ
여기에 더 괴로운 일이 생겼으니;;;;;; 아마 마석역이었을 것이다.
왠 일인지 열차가 출발할 생각을 안한다. 곧 이어 흘러나온 차장 아저씨의 목소리.......
'맞은편 춘천행 무궁화호 열차의 진입이 늦어지고 있는 관계로, 이 역에서 7분간 정차하겠습니다.'
7분 일찍 도착해서 전철 의자에 몸을 뉘여도 모자를 판에 7분 정차라니...... 나보고 죽으라는 소린가;;;;;; ㅠ.ㅠ
근데 왜 맞은편 열차때문에 이 열차가 7분 멈춰야 했냐고???? 설마 경춘선이 단선이란걸 모르는 건 아니겠지;;;;;;;(진작에 복선화 좀 하란 말이닷!!!!!!!!)
청량리 바로 전에 멈추는 역은 성북역이다.
차장아저씨의 친절한 안내방송...... 청량리역 가서 광장 가로질러 지하철 타는 쌩고생 말고 성북에서 편하게 타라신다.
난 그렇겐 못한다. 청량리까지 표 끊느라 든 돈에 지금까지 서서 온 거 아까워서 그렇겐 못한다;;;;;;
하여간에 그런식으로 산전수전 겪으면서 무려 두시간 하고 19분만에 청량리역에 도착했다.(예정보다 10분이나 늦어진것이다;;;;;; ㅠ.ㅠ)
으메 어깨 두려빠진다;;;;;;;
근데 이 시간에 춘천행 열차를 타는 어린것들이 상당히 있었다.
아마 MT가는 모양이다....... (부럽다;;;;;;)
청량리에서 지하철 타고 개봉역....... 다시 17번 타고 집......
집에서는 오늘 내가 도서관 갔다가 끝날때까지 하고 온 줄 알고 있다;;;;;; (동생만이 나의 비리를 알고 있다....... 이걸 콱 기냥;;;;;;)
휴우....... 오늘 돈 11300원 깨졌다;;;;;;; ㅠ.ㅠ(부패할 막국수!!!!!!)
오늘 내가 얻은 교훈은.
1. 춘천 가면 춘천역 가지 말고 남춘천역으로 갈 것.
2. 절대 춘천 갔다고 없는 돈 긁어서 막국수 따위 사 먹지 말것.
3. 열차는 무조건 집에서 예매 해 두고 갈 것;;;;;; (내 다시는 입석 완행 타나 봐라;;;;;;)
첫댓글 크.. 여기서도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