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뇨증
병세 6살 된 사내아이인데 오줌을 가리지 못합니다. 처음에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증상은 갈수록 더욱 심각해져 최근에는 아침이면 젖은 옷가지와 이부자리를 빠는 일이 일상화 됐을 정도입니다. 혹시나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부족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무엇보다 아이 역시 자꾸만 주눅들어 하는 것같고 자신감을 잃었는지 말수도 줄었습니다. 첫 아들이라서 기대도 컸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무척 당황스럽습니다.
처방 아이들의 야뇨증 때문에 속을 썩고 있는 부모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야뇨증은 수면중에 무의식적으로 오줌을 누어버리는 병으로 한의학에서는 뇨상(尿床)이라고 부릅니다. 야뇨증은 비뇨기에 결함이 있기 때문에 오줌을 싸는 기질성 야뇨증이 약 5%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몸에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데도 야뇨를 하는 기능성 야뇨증이 대부분입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신장의 방광의 허냉(虛冷)을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으나 어린이 야뇨증의 경우 부모의 지나친 가정교육, 과잉보호로 인한 어린이의 자율성 상실을 회복시켜 주도록 하는데 치료의 중점을 둡니다. 야뇨는 유뇨(遺尿)라는 질환과 근본적으로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데 유뇨는 소변을 임의로 억제하지 못해 웃기만 해도 속옷이 젖고 재채기나 가벼운 뜀박질만으로도 소변이 나오는 병을 말합니다. 어린이 야뇨증은 흔히 유뇨와 야뇨를 겸비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방광과 신장의 허냉은 곧 하초(배꼽 아래 하체)의 허증이므로 한의학에서는 일반적으로 하초의 부족을 회복시키는 약물요법을 사용합니다. 이에 바람직한 처방약으로는 ‘시호계지탕’이 있는데 시호 8g·계피나무가지, 속썩은풀, 인삼, 집함박꽃뿌리 각각 4g, 끼무릇(법제한 것) 3.2g·구감초 2.4g·생강 5쪽·대추 2알을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인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영강출감탕’이라하여 벌건솔풍령 6g·건강, 흰삽주 각각 3g·감초 2g을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 먹어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소건중탕’을 처방기도 하는데 이는 집함박꽃뿌리 20g·계피나무가지 12g·구감초 4g·생강 5쪽·대추 4알을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 찌꺼기를 버린 다음 엿 4g을 넣고 녹여 먹습니다. 이 외에도 마황(마디를 버린 것), 승마, 우앙씨(볶아서 가루낸 것), 매미허물(대가리, 말개, 발을 없앤 것), 감초 각각 4g·생강 3쪽·파흰밑 2대를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 먹는 ‘마황탕’, 찐지황 16g·구기자, 산수유 각각 8g·택사, 모란뿌리껍질, 흰솔풍령 각각 6g을 한 첩으로하여 물에 달여 끼니 사이에 먹는 ‘육미지황탕’, 마(볶은 것), 가시연밥(볶은 것), 메대추씨(볶은 것), 인삼, 금앵자 각각 8g·흰삽주, 오미자 14알을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 끼니 사이에 먹는 ‘비원전’, 인삼·도라지·하늘타리뿌리·감초 각각 40g, 단너삼(소금물에 불려 볶은 것), 집함박꽃뿌리 각각 80g·흰솔풍령, 오미자 각각 60g을 한 번에 16g씩 하루에 4번 물에 달여 먹는 ‘삼기탕’, 새삼씨(술에 법제한 것), 육종용(술에 담갔던 것) 각각 80g·굴조개껍질(불에 달군 것), 오미자, 포마자, 녹용(술에 축여 구어서 솜털을 긁어낸 것) 각각 40g·사마귀알집(술에 축여 볶은 것), 닭위속껍질(볶은 것) 각각 20g을 가루내어 술에 쑨 풀로 0.3g 되게 알약을 만들어 한 번에 70알씩 데운 술이나 연한 소금물로 빈 속에 먹으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대토사자원’도 훌륭한 약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식을 처음 낳는 어머니들은 모성애가 넘치다 보니 모든 것을 아이들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이다. 하지만 단순히 사랑만 쏟을 뿐 소아과 질환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해 허둥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병이 나면 약물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어린아이의 평소 영양상태나 정서적인 상태를 주의하여 살펴 병에 걸리지 않는 저항력을 높이고 심리적인 안정상태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식생활 면에서도 어머니가 좋아하는 음식만을 고집할게 아니라 아이의 영양 본위로 음식을 골라 먹이는 지혜가 필요하고 꾸준한 관심과 사랑으로 충분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바람직한 보약으로는 녹용을 들 수 있는데 녹용은 소아의 발육을 촉진하고 저항력을 증강시키는 훌륭한 약재이므로 병약한 아이들에게 처방하면 보약으로는 그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