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걸음만 물러서면 보이는 행복
며칠 전에 주택을 15채나 가진 다세대 주택에 사는 40대 중반의 여인과 그녀의 10대 중반의 딸 그리고 폐기물 처리업체 직원인 50대 초반의 남편이 연탄가스로 동반 자실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동반 자살의 발단은 15체의 집을 갖기 까지 경매로 산 집을 전세로 놓고 전세금과 대출금으로 또 경매로 집을 사고 이렇게 집을 늘리다 보니 빚더미 위에 15체 집을 보유하게 되었다.
거기 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이것이 비극이 시작일 줄 누가 알았겠나. 이를 두고 사람들은 부동산 부자라고 할까요, 부동산 거지라고 할 가요. 원래 경매란 기부나 자선을 위한 물건이 아니라면 경매로 내 논 사람들의 뼈아픈 쓰린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욕심에는 끝과 한계가 없다. 보통사람이 욕심이 한 뼘 자랄 때 그들의 욕심은 자 벌레처럼 쭉쭉 자랐습니다. 결국 욕심의 끝은 죽음이다.
욕심이 과하여 사망을 낳았다. 안빈낙도(安貧樂道)란 고사성어(故事成語)에만 있단 말인가. 세상은 이와 같이 말초적인 비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확천금이 아닌 부단한 노력으로 세상에 우뚝 선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지금은 오지 탐험가이자, 오토캠핑 강사, 레저문화칼럼니스트인 박상설(86세)는 59세 때에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찾아 간 모든 병원에서 병명을 모르겠다고 했다. 결국은 뇌간동맥경색(뇌졸증)이라고 판명 되었으나 수술 방법도 없다고 했다.
한 의사는 1년을 넘기기 어려운 시한부 인생이라고 말 했다. 어자 피 죽을 목숨이라면 가족을 괴롭히기보다 차라리 나를 산에 버리고 산에서 죽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지팡이에 의지 해 한 발씩 걸었다. 그리고 환자로 죽기 보다는 여행자로 죽기로 결심했다.
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 배낭여행을 떠났다. 1년 6개월 동안 미국, 캐나다, 맥시코, 유럽 12개국, 인도, 네팔, 일본, 중국을 떠돌아 다녔다.
주로 오지를 다니며 휴대용 탠트나 랜터카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이렇게 몸을 혹사하면 병이 악화되리라 생각 했으나 오히려 그 반대였다.
죽기 위하여 떠돌아 다녔으나 오히려 살아 난 것이다. 1년을 살기 힘들다고 했던 그가 벌써 27년이나 정정하게 살고 있다. 기적이라고 할 까요. 그래요. 그렇게 불러도 좋다.
기적이라고 하더라도 노력 없는 기적은 일어 날 수 없다. 그래서 단 한 번 밖에 없는 인생 오늘을 충실히 살아야 한다.
그런가 하면 요리사인 김훈이(42세 미국이름 후니 김)의 성공적인 이야기가 있다.
그는 미국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니다 졸업 1년을 앞두고 학교를 포기하고 요리사의 길로 들어섰다. 어머니는 외아들이 요리사가 되는 것을 극구 반대했다.
왜 안 그러겠습니까?. 보통 상식으로는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는 모든 사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했습니다.
요리사 김훈이씨가 시작한 뉴욕의 한식당 '단지'는 2011년 10월 미식계의 성서로 불리는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 가이드의 별 하나를 받았다.
한식당으로는 최초의 별이다. 그는 한국식 그대로의 된장찌개와 은 대구조림으로 뉴요커를 사로잡았다.
김씨는 2012년 단지의 형제격인 주막 '한잔'을 열었다. 영화매우 나탈리 포트먼은 '단지'에서, 크린턴의 전 미국대통령의 딸인 첼시 클린턴은 '한잔'에서 한식을 즐겼다.
그가 한 때 병원에서 일해 보니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상황이 많지 않음을 깨닫고 남을 돕는 것보다 남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라도 생각하고 요리사의 길로 들어섰다.
남이야 뭐라 하던 자기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골라 인생을 바칠 때 기쁨이 오고 기쁨은 곧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남보다 우뚝 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이렇게 말 한다. 50가지 메뉴 중 40가지만 맛있으면 성공이라고 하는데 맛없는 메뉴를 시켜서 실망한 손님은 새 메뉴를 절대 주문하지 않는다.
진정으로 식당을 좋아하고 계속 찾아 줄 동네 미식가가 제일 중요한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정말 좋아서 찾아 온 손님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로잡아야 오래 갈 수 있다. 이것은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다. 한식의 경쟁력은 강하고 깊은 맛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 그것이 된장이다.
한잔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것도 쌈장이다. 최고의 요리는 기쁨 위에 감동을 얹어야 한다고 그는 늘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삶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삶의 열기도 뜨겁다.
어느 삶이 옳다고 딱 잡아 이야기는 할 수 없다. 모두들 의미 있게 살려고 몸부림치거늘 욕심으로 동반 자살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자살만이 만사를 해결하는 잣대가 아니다. 이유야 어째 던 간에 생을 스스로 끊는 다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 조물주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가진 것이 있던, 없던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박상설씨나 김훈이씨가 말하듯이 한 걸음만 뒤로 물러나서 노력만 하면 행복이 보이듯이 욕심 없이 한 걸음만 뒤로 물러납시다.
내일 보다는 오늘이 젊기 때문에 내일에 기대지 않고 오늘을 충실히 살아야 한다. 삶은 언제나 활기차고 기쁨이 넘쳐나야 한다.
그래야만 살맛이 나는 것이다. 행, 불행은 객관적인 것이 아니고 주관적인 것이다. 그것은 마음먹기 하나에 달려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가정의 시발점인 마누라의 ㅁ자에 안과 밖 점하나를 찍어 멋과 맛이 공존하는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지 아니한가.
2014년 11월 25일
모란 동백 / 조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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