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방 강도
종로의 화신 백화점.. 지금은 철거가 되고,
감히.. 500년 종묘와 사직을 시 건방지게 내려다보면서, 신신인지, 현대식인지..
괴상하고도 희한한 스타일을 뽐내며,
버르장머리없는 빌딩의 모습으로,국세청이 자리하고 있지만..
우리들의 청년시대에는,
서커스를 포함하여 두가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화신극장을 포함하여..
그래도 대한민국 초창기의 백화점 역사를 마지막 모습으로 지탱하면서...
반세기역사 화신 전통의 마지막 숨을 안타깝게 쉬고 있었다.
건너편에는 신신백화점, 옆으로는 대일,상아탑,제일,아카데미학원등으로..
학원가의 중심을 이루었고,
뒷골목으로는, 청바지와 통키타로 유명했던..
생맥주 고고크럽인 파노라마가 우리들의 젊음을 달래주고,
대박을 기원하면서, 조용필과 그림자가 신불나게 키타를 두들기던,,
웨스턴이라는 냉막걸리 고고장도 우리들의 청년문화를 위로해주었었다.
세월이 조금 지나서 1980년대
그러니까 화신 백화점이 마지막 숨을 몰아쉬기 직전인가부다.
눈이 펑펑 쏱아지던 어느날..
나는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종종 걸음치며, 화신 건물을 지나고 있는데..
도로변 1층에 자리잡은 금은방들 중에서,
보금장이라는 간판의 점포앞에 걸음이 멈춰진다.
진열대에 은으로 만든 밥그릇과 국그릇이 눈에 띄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며칠후면.........장인 어르신 생신인데,,
나도 모르게 귀신에 빨려 들어가듯이, 보금장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저~어.. 지금 진열 되어있는 밥그릇이 순 은으로 만들어진 것인가요..?
돋보기를 코에 걸친 주인 어른이 그렇다고 미소짓는다.
얼추보아 60대 중반쯔음 되어보이는 어르신이다.
그러면 밥그릇 두개와 국그릇 두개를 합치면 얼마쯤 하는지요..?
주인 어른은 계산기를 한참 두들기더니,
(수저와 젓가락까지 포함하면 순수한 재료비인 은값만 65만 2천원이고,
수공료와 마진을 5만원 포함하여 70만원일세....
우리 점포뿐 아니라 어떤집을 가더라도 마찬가진데...
내가 2만원을 에누리 해 주겠네...그러면 68만원이지...
더 이상은 안되네.. 그런데 어디다 쓰려고 그러시는가..?)
나는 장인 장모 어른께 선물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하자
그분은 안경을 벗으면서..
참으로 복들도 많으신 분들일세. 웃으며 이야기한다.
좋아....
자네의 효심에 내가 수공료와 이익을 포기하겠네...!
재료비 65만2천원만 내고 가져 가시게나.. )
그때, 나의 호주머니에는 55만원이 있었고...
나는 그분에게 대 차게 사정을 했다.
사장님..!지금 저에게 55만원이 있습니다.
10만원은 외상으로 해주신다면, 제가 반드시 갚겠습니다.
날짜는 약속을 못하지만...되도록 빠른 시간에 제가 반드시 갚겠습니다.
제가 요즈음 써야할돈이 많거든요...
제가 이렇게 간곡하게 사정말씀을 드리니까...
자식 또래라고 생각하시고 저를 도와 주십시요...
그분은 한참을 창밖을 쳐다보며 말씀이 없다.
이윽고.점포안에 석유난로 위에서..
끓고있던 주전자물에 빠~알간 홍차를 두잔 만들어서 한잔을 내게 건넨다.
이것~봐 젊은 친구..창밖에 눈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마시는 홍차 한잔,,
운치가 그만 아닌가!
이런 날은 커피와 색다른 맛이 더욱 우러난다네...
내가 졌네. 자네의 맑은 모습에 내가 진 걸세..
그런데 재료비는 분명히 65만 2천원일세...
그러니까 어딜가도 은값으로 65만 2천원인거지...
수공료와 이익은 자네의 귀한 효심에 포기를 했고,
모자라는 은 값 10만 2천원은 자네의 맑은 영혼을 담보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한가지 서약은 해주게...
만약에 외상을 갚지 않으면, 영혼을 담보로한 금은방 강도라는 서약을 해주게나...
웃으며 듣던나는 얼른 대답을 했다.
서약을 하겠노라고...
그분은 가만히 새끼 손가락을 내민다.
나도 같이 새끼 손가락을 걸었다.
외상값 안갚으면.강도~동시에 크게 소리쳤다. ㅎㅎㅎ
어르신은 오동나무 상자에 소중하게 담고,
비단 보자기로 포장을 한다.
그렇게 포장된, 은 밥그릇을 가슴에 포옥안고서,
함박눈을 맞으며 눈길에 비틀거리며,
종로통을 걷던 그 모습이,,,,,,,,
지금도 감동깊게 보았던 영화의 한장면 처럼...
눈앞을 귀하게 스친다.
자유글방에 표주박님이 올리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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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 사랑은 장모님이란 말도 있지만 장인 장모님 생일에 이렇게 큰 선물을
챙기시려고 하는 사위의 아름다움 마음이 엿보이는글에 가슴이 훈훈해 짐을
느끼게 되네요~~
금은방 주인 아저씨의 넉넉한 마음도 아름답게 가슴에 자리 하고 이번 한주
따뜻한 마음으로 시작 하시라고 원화가 훈훈한 세상 이야기를 올려 봅니다.
우리님들 한주의 시작 어떠케 하셨어요~~
오늘도 원화와 함께 미소 지우며 시작 하실꺼지요?
넉넉한 마음으로 행복을 담아 가는 한주의 문을 열어 봅니다~~~
님들 모두 화이팅!~~^^
첫댓글 좋은 글 가슴깊이 담아 갑니다.
넉넉한 마음으로 행복을 담을 수 있는 밤시간 되세요.
갚지 못하면 강도라... 주인의 제안이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