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루카24,16)
(이 마리아자매 사진)
제자들이 눈이 가리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다.
"가리어"로 번역된 동사는 수동태로 표현되었는데,이는 우리가
아무리 알아보려고 해도 하느님께서 우리 눈을 열어 보게 해주
시지 않으면 볼 수없다는 의미이다.눈이 가려지면 바로 앞에 서
계신 예수님조차 알아보지 못한다(요한20,14).
(영화 '히든 피겨스'의 한장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실존인물을 다루고 있다.
여성보다 남성이 우월하다고,흑인보다는 백인이 우월하다고,
인종차별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도 심했던 1960년대 흑인
여성 세 명의 NASA에서 근무하면서 온갖 편견과 차별을 이기고
우주산업 발전에 공을 세운 이야기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아무런 것이 아닌것으로 보이지만,당시에
기존의 프레임을 바꾼다는 것은 최상의 노력이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낙선재 2018/02/17오전)
로마제국이 유대 지역을 지배하고 있었을 때, 한 유대인이 누명을 쓰고 사형 판결을 받게 되었다.
그의 형 집행일이 되자, 로마 병사가 그에게 다가와서는 제비를 내밀고 이렇게 말했다.
"여기 제비 2개 중에 하나를 뽑아라. 이 두 제비 중 하나엔 붉은 표시가 있는데, 네가 뽑은 제비에
붉은 표시가 되어 있으면 넌 죽을 것이지만 표시가 없으면 넌 풀려난다."
하지만 사실 그 제비들은 모두 붉은 표시를 한 것들이었고, 유대인 또한 그걸 예상하고 있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농락당하게 된 그는 고민 끝에 제비 하나를 뽑고는 확인도 하지 않고 그것을
곧바로 입 안에 넣고 삼켜버렸다. 당황한 병사는 눈을 부라리며,
"이게 무슨 짓인가! 제비를 삼켜버리면 네가 죽을지 살지 알 수 없게 되지 않나!"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유대인이 말했다.
"병사님의 손 안에 있는 남은 제비를 보십시오. 둘 중 하나에만 표시가 되어 있다고 병사님이
말하셨으니, 그 남은 제비에 표시가 있으면 제가 뽑은 것은 표시가 되지 않은 것일 테고 표시가
없으면 그 반대겠지요."
당연히 병사의 손 안에는 표시된 것이 있었고, 유대인은 풀려났다.
(나무위키/'제비뽑기' 발췌)
"그들은 제비를 뽑아 그분의 겉옷을 나누어 가졌다."(루카23,34)
(안산 2018/03/10오전)
이름부터 아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다
장수풍뎅이, 각시붕어, 닭의장풀꽃
사는 법 알면 사랑하게 되는 줄 알았다
아이는 한 송이 풀꽃을 보고
갈길 잊고 앉아 예쁘네 너무 예뻐, 연발한다
이름 몰라도 가슴은 사랑으로 가득 차
어루만지지도 못하고 눈빛만 빛나고 있다
사랑은 아는 것보다 느끼는 것임을
내게 가르쳐 주고 있다
헛것만 가득한 내게 봄을 열어주고 있다
깨닫느니, 느낌도 없이 이름부터 외우는 것은
아니다, 사랑 아니다
생각보다 먼저 마음이 가 닿는 사랑
놀람과 신비와 경이가 나를 막막하게 하는 사랑
아름다움에 빠져 온몸이 아프고
너를 향해 달려가지 않으면 안 되는 그때
사랑은 웅숭깊어지는 것이다
이름도 사랑 속에 또렷이 새겨지는 것이다
(각인/배한봉)
(안산/루카 형제님 사진 2018/03/10오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은 껴안은 두 팔을 놓지 않으리
너를 향하는 뜨거운 마음이
두터운 네 등 위에 내려 앉는
겨울날의 송이눈처럼 너를 포근하게
감싸 껴안을 수 있다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져
네 곁에 누울 수 없는 내 마음조차 더욱
편안하게 어머니의 무릎잠처럼
고요하게 나를 누일 수 있다면
그러나 결코 잠들지 않으리
두 눈을 뜨고 어둠 속을 질러오는
한세상의 슬픔을 보리
네게로 가는 마음의 길이 굽어져
오늘은 그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네게로 가는 불빛 잃은 발걸음들이
어두어진 들판을 이리의 목소리로 울부짖을지라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은 껴안은 두 손을 풀지 않으리
(희망을 위하여/곽재구)
(종로 탑골공원 2018/03/08오전)
시인 두보는
꽃잎 한 조각 떨어져도 봄빛 줄어든다 했네
왕벚 꽃잎 떨어져 허공을 밟고
자두 바람 몰려와 나뭇가지 핥네
사람 싫어하는 내게도
좋아 죽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 이 세상에서 나가면
세상 빛이 줄겠지
오늘 살구꽃 무참하게 진다야
당신 가슴속은 뭐하는지 이 마음은 묻는다
너 보고 싶어
네 눈빛 건지고 싶어
못 견디게 견디는 사월 오후
세상일 하나같이 내 뜻과 멀고
네 몸 역시 내 맘 같지 않네
(봄빛/박용하)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따르지 못한다."
(마태26,41)
매일의 분주함은 있은데
무엇인가는 하는데,
난,
매일,
'분주한 게으름'(세네카)에 멈추어 있는것은 아닌가?
행복한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