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심근·심낭염' 의심 환자, 이렇게 진료하라
고정민 기자 입력 2021.08.12 06:00
임상순환기학회, 1차 의료기관 위한 대처법 제공
가슴통증 등 호소…X-ray나 심전도 검사 등으로 진단
항염증제 처방 후 호전되지 않으면 3차 병원 의뢰해야
"95%가 경증, 치료 통해 충분히 호전 가능해"
화이자·모더나 등 mRNA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심근염이나 심낭염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 대한 빠른 대처를 위해 개원가 스스로 대처법을 공유하는 등 백신 부작용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발을 벗고 나섰다.
대한임상순환기학회는 11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흉통 등으로 의원을 찾는 환자 진찰과 검사, 치료 전반에 대한 대처법을 제시했다.
먼저 백신 접종 후 흉통이나 답답함, 숨참, 두근거림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내원한 경우 1차나 2차 백신 접종 후 언제 증상이 발생했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인한 심근염이나 심낭염은 대개 접종 후 4일 이내 발생하고 1차보다 2차 접종 후에 발생 빈도가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후 환자에게서 실제 심근염·심낭염에 합당한 증상이 있는지 살피고 증상을 호소하는 정도를 확인하도록 했다. 기존에 심장질환이나 만성질환이 있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활력징후(vital sign)가 안정적인지 확인해야 한다.
심근염과 심낭염 모두 가슴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근염은 가슴통증이나 압박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호흡곤란이나 두근거림, 복통, 발열, 피로와 식욕부진. 하지부종이 나타나거나 기절하는 환자도 있다. 합병증으로는 부정맥·전도장애나 심근병증, 심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
심낭염은 날카로운 통증을 동반한다. 대개 심호흡하거나 기침할 경우 증상이 악화되고 앉거나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발열이나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다. 합병증으로 심낭삼출, 심낭압전, 심낭섬유화 및 압축성 심낭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근염이나 심낭염 진단을 위한 기본적인 검사로 흉부 X-ray나 심전도 검사가 있다. 심전도 검사를 통해 ST 분절 상승, 부정맥, 전도장애 등 심낭염에 합당한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심근효소(troponin, CPK)와 염증반응(CRP, ESR)이 나타나는지 혈액검사를 실시할 수도 있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 정도가 심하면 심초음파 검사가 권장된다.
진단 후 의원에서 대처가 가능한 경우 심낭염 환자에게 항염증제(NSAIDs)로 콜히친,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또는 인도메타신을 처방할 수 있다. 함염증제를 처방하기 어려운 경우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처방을 권했다.
심근염 환자에게도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처방할 수 있다. 심부전 합병증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베타차단제 및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또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I) 등을 권했다. 정맥면역글로불린(IVIG) 처방도 고려할 만하다.
환자가 전격성 심근염 증상으로 사망 위험에 이를 정도로 위급한 상황에는 EBS나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공급)를 투입하도록 했다.
임상순환기학회는 "심근염이나 심낭염은 95%가 경증이고 일반적으로 치료를 통해 회복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경증이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환자를 안심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심부전 증상이나 실신, 심실성 빈맥, 활력징후가 불안정하면 3차병원에 의뢰해야 한다. 항염증제 처방으로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