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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의 궁전 (Dream Palace)'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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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홍순 |
| 한국의 젊은 사진가들은 최근에 한국사회의 문화 단면을 풍자하는 사진을 많이 찍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서구의 문화가 한국에 유입되면서 생기는 문화적인 충돌이나 키치적인 건축구조물과 실내장식을 찍는 젊은 작가들이 많이 있다.
인사동 갤러리 쌈지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는 박홍순 작가는 유치한 디자인의 모텔 전경을 찍었다. 작가가 서울의 답십리, 청담동, 천호동과 송도, 양평, 퇴촌, 양수리, 천안, 충주, 청원 그리고 군산 등에서 발견하고 찍은 대상들이다. 그런데 박홍순 작가는 다른 작가들처럼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선명하게 찍지 않고 핀홀카메라(바늘구멍카메라)로 찍어서 대상물들이 흐리고 모호하게 찍혔다.
실제의 건물들은 유치하지만 그가 이번에 전시하는 건물들은 핀홀 컬러 특유의 컬러와 포커스가 흐려진 이미지로 인하여 전시제목 그대로 마치 '꿈의 궁전'같이 보인다. 그런데 전시작품 액자는 컬러와 디자인이 조악하고 유치한 것을 택해 시각적으로 역설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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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의 궁전 (Dream Palace)'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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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홍순 |
| 이번 전시회의 전시회 서문을 쓴 미술평론가 박영택씨는 다음과 같이 작품을 설명한다.
작가가 찍은 모텔의 전경은 대부분 유사한 패턴을 획일적으로 두르고 있다. 유럽의 성채를 연상시키는가 하면 여러 시간대의 장식들이 혼재된 국적불명의 정신분열증적 인테리어로 마감되어 있으며 더없이 키치적으로 치장되어 있다. 이 우스꽝스러운 건물들은 한결같이 낭만적인 이름을 커다란 명패처럼 달고 있다. 모텔들의 이름은 나중에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은 먼 이국의 구체적인 지명을 차용한다. 나폴리, 모나코, 몰디브, 하와이 혹은 파라다이스 등이 그것이다.
박홍순이 찍은 모텔사진은 다른 젊은 작가들도 이미 여러 차례 발표한 적이 있는 표현대상이지만 작가는 차별화 하기 위해서 핀홀카메라로 흐리게 촬영하고 액자도 키치적인것 선택하여 새로운 느낌을 주려고 하였다. 그래서 시각적으로는 차별화에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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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의 궁전 (Dream Palace)'시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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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홍순 |
|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대중문화의 유치함을 강조하는 주제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지나치게 표현매체에 의존하여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업태도와 유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번 전시회는 아이디어와 표현의도는 긍정적이지만 작가적 고뇌가 깊이 있게 다가오지 않아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