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남은 영산기맥을 한번에 완주하려 금요일 연차내고 목요일 배낭메고 출근해 퇴근하자마자 정읍역으로 간다.
정읍역 야외 벤취에서 자는데 몸에서 열이 나지 않아 그런지 추웠다.
급수지점까지 27km가는데 물 4리터 3일치 식량과 비박 장비까지 무거운 배낭을 메고 힘든 코스를 잘 걸어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5월10일 들머리 입암공원지킴터로 이동해 6시14분 산행을 시작한다.
임도따라 계곡이 있어 여름에 오면 좋겠다.
접속구간 4.2km를 걸어 영산기맥 출발점 순창새재에 도착해 비탐구간으로 들어선다.
암릉으로 막힌 곳이 있어 사면으로 우회한다.
입암산성이다.
9.1km지점 입암산이다.
거북머리를 닮았다 하여 거북바위란다.
갓바위 정상은 조망도 좋고 데크도 있어 비박하면 좋을 듯 하다.
여러번 정탐과 비탐을 넘나든다.
바람이 적당히 불고 숲속이 선선해 예상보다 물이 많이 먹히지 않지만 힘들게 메고 올라온 물을 버리기는 아까워 실컷 마시면서 간다.
12.9km지점 시루봉 하산은 암릉으로 막혀 우회해야 하는데 길찾기에 주의해야 하는 곳이다.
아니나 다를까 살짝 알바하여 길찾느라 애를 먹었지만 무사히 빠져나온다.
밤에 더구나 혼자 지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이번 산행에 행동식도 준비했지만 메인 식량은 햇반인데 볶음김치와 김을 위생비닐에 넣어 주물주물 하면 맛있는 비빔밥이 되는데 앞으로 재료를 바꿔가며 비빔밥을 먹을 생각이다.
15.8km지점 장성갈재는 얼마전 변산지맥 하면서 왔던 곳이다.
호남고속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좌측 솟아있는 입암산 우측 솟아있는 시루봉을 뒤돌아 본다.
쓰리봉이다.
20km지점 방장산이다.
24.4km지점 앙고살재다.
오늘 산행을 종료하고 고창읍 월산리로 내려와 칼국수 먹고 비박하기 위해 미리 석정노인정 정자를 찾아간다.
지붕이 있어 이슬도 피하고 흙바닥이 아닌 것만으로 호텔이나 진배없다.
11일 4시30분에 일어나 행동식으로 요기하고 두번째날 산행을 시작한다.
오후 늦게나 비 예보가 있는데 벌써부터 먹구름이 드리워져 불안하다.
35km지점 축령산이다.
산행하며 여러번 만나는 산죽지대다.
잡목지대도 만나지만 자세히 보면 길이 보여 어렵지는 않다.
봉우리들마다 경사가 가팔라 쉽지 않은데 구황산 오름은 암릉까지 더해져 더 까칠하게 느껴진다.
정상에 올라서니 옆에 우회로가 있었는데 찾지 못하고 힘들게 올라왔다.
암릉 바로 밑이라 트랙이 일치해 경보음도 울리지 않았지만 지나간 흔적들이 없어 뭔가 이상하긴 했다.
48.3km지점 고산이다.
비오기 전이라 그런지 가끔 바람이 세게 불때는 몸이 휘청거릴 정도이고 나무들이 크게 휘어진다.
51.5km지점 고성산 내리막 길도 까칠하다.
깃재 산장에 도착하며 까칠한 1구간 산행을 종료한다.
깃재에서 진양리까지 2구간은 청명과 했었기에 점프하고 나머지 구간 들머리 진양리로 가기 위해 함평터미널로 이동한다.
비는 내리고 함평터미널 근처 비박할 곳을 찾다가 신축 중인 건물로 들어가 종이박스 깔고 눕는다.
자다가 발자국 소리에 깨어 아침이라 작업자들 출근했나 싶어 폰을 보니 새벽1시다.
비오는날 새벽에 공사장으로 들어오는 사람이면 이상한 사람일 것이란 생각에 갑자기 무섭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자는 척을 해야하나 일어나야 하나 갈등하며 숨 죽이고 지켜 보는데 복도를 왔다 갔다 하더니 이내 사라졌지만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한다.
비오는날 밤에 공사장으로 들어와 잠자는 나도 이상한 사람인가?ㅎ
12일 들머리 진양리2구 마을회관으로 이동해 셋째날 산행을 시작한다.
3구간 산행은 쉬울 줄 알았는데 산은 높지 않지만 초반엔 잡목도 있고 암릉도 있어 쉽지만은 않다.
비는 그쳤지만 젖은 풀과 나뭇잎에 옷과 등산화가 다 젖었다.
감방산은 돌을 쌓아 만든 정상석이 특이하다.
감방산 하산하면 무안로까지는 도로다.
무안로에서 목포 날머리까지는 일전에 진행했었기에 이곳에서 영산기맥을 마무리한다.
이로써 현재 1대간9정맥6기맥59지맥을 완주했다.
함평역 근처에서 시원한 맥주와 순대국으로 뒤풀이하고 귀경한다.
첫댓글 무거운 배낭으로 영산강 북쪽 산길 완주 하셨군요
야간에 노숙하다보면 혹시나 누가 찾아올까 늘 신경 쓰이고 그러다보면 작은 소리에도 신경이가죠
수고로운 글 잘봤구요 지맥길 안전하게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방장님 배낭이 정말 무겁다고 들었습니다.
초장거리를 비박하며 가시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일 듯 합니다.
시계 초침 소리에도 잠을 못잘 정도로 예민해 비박하면 늘 자다깨다 반복합니다.
대대로님,청명님이 지맥 졸업하고 동행자 없으면 혼자 야간산행은 자제하고 비박하며 산행 할듯 합니다.
방장님 가시는 길 늘 응원드리며 후기글 봐주시고 응원 댓글 감사드립니다~
긴시간 장거리산행 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산행기 잘보고갑니다
영산기맥에서 분기된 지맥을 여섯개나 했는데 모줄기인 영산기맥을 이제서야 완주하네요~
포근한빛님...
여름철 물에 비박장비까지 메고 그 홀산행을 어찌 하셨는지...
마을회관 건물 보면 어쩐지 자야할거 같고...
들어가 있으면 불안불안~ 그런건 ㅎㅎㅎ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햇반은 먹어보니 확실히 찰기도 없고... 그렇던데...
먹는거 자는거 잘해야 탈 안나십니다.
무탈히 걷는 그 길 이어가시길요.
길도 없는 지맥길 다니시느라 늘 욕보십니다. 화이팅화이팅!!
혼자는 야간산행을 자제하니 비박배낭 챙겨야 하고 땀을 많이 흘려 10km에 물1L는 가져야 해요.
마을 회관이나 노인정 현관 처마 밑이 이슬을 피할 수 있어 좋더라구요.
정자가 있으면 최고지요.
햇반이 오래지나니 굳어져서 그런데 위생비닐에 김가루 김치 스팸 참치캔 튜브고추장 등 넣고 주물주물하면 부드러워지고 맛있어요.
비빈후 구멍 뚫어 짜듯 먹어도 되고 햇반 그릇에 덜어 수저로 먹어도 되고 한번 산에서 드셔 보세요.^^
물을 4리터나요..??
조금이라도.. 더 줄여할 배낭인데..
줄일것이 없는 배낭이라.. ㅜ
고생하셨을 걸음이 눈에 선 합니다ㅜ
그래도 날씨가 점점 더워져서..
춥지는 않을테고..
여름엔 모기장 하나면 다른것은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방장님이 그러셨는데.. ㅜ
남은 지맥길.. 부디 조심해서 걸으셔요~
땀을 많이 흘려 갈증의 고통 보다 무게의 고통을 선택하는거죠.
여름은 모기와 진드기도 조심해야죠.
타키님도 가시는 정맥길 늘 안산 즐산 하세요^^
영산기맥 졸업축하드립니다
즐겁게 지맥길 이어가세요
지부장님 감사합니다.
이제 지맥에만 올인하면 되긴 하는데 갈 길이 너무 많네요~
나는 같은 값이면 무박을 선호하는 편이라
침낭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야간 홀산행도 곧잘하는 편이라...
무박과 침낭을 곁들여 야간산행도 많이 한
무영객님한테 조언을 들으면 남은 지맥길이
조금은 편안하지 않을가 생각됩니다.
영산기맥 마무리 하심을 축하합니다.
무영객님 후기 읽어보니 밤에 혼자 가다가 졸리면 그냥 그 자리에서 뭐하나 깔고 자고 또 가고 하던데 담력이 좋으신 분이라 가능하지 저처럼 밤 자체를 무서워 하는 사람이 따라하긴 어렵습니다 ㅎ
대대로님 청명님과 무박으로 하고 있지만 두분 졸업하고 파트너 구하지 못하면 영산기맥 처럼 혼자 비박배낭 메고 낮산행 위주로 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