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 동안엔 정말 날씨 하나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어느 날엔 영상 30도를 웃도는 날씨에
샤워 하고 몸 단장 하는사이 쏟아지는 땀으로
결국 썬블럭 하나 쳐바르고 모자 눌러쓴채 출근하다가
오늘은 추워서 자켓을 덜치고 달달떨며 출근하고...
캐나다의 날씨는 하루에 사계절이 다 들어있다는 말에
비록 까르르 웃기는 하지만 반박하지 못하는 것도
오래전 부모에 의해 반강제로 선택권 없이 이곳에 왔다는
어느 1.5세 친구의 개떡 같은 캐나다 날씨와
백인우월주의로 받은 상처에 대한 푸념을 이해하는 것도
그러고 보면 나도 슬슬 이 땅의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는 듯 하다.
이제 가든꾸미기로 커다란 마켓들은 정신없이 붐빈다.
이곳은 가든용품을 전문으로 파는 곳도 있지만
일반 대형슈퍼에서도 주차장 한켠에 장소를 마련해
다양하고 예쁜 식물들과 필요한 재료들을 많이 팔고 있다.
집집마다 유난히 변덕스러운 올해 봄 날씨 때문에
정원텃밭이 그다지 시원치 않아 보인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토끼가족이 방문해
로매인과 상추가 크기도 전에 쪼아 먹고...
선거를 코 앞에 두고 정치계는 정신없이 시끄럽다.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를 자랑하던 캐나다의 의료체계는
이미 곪을대로 곪아버린 지경이고
내가 살고 있는 온타리오주는 탄탄했던 재정기반이 무너졌는지
의료보험비라는 명목의 세금을 내야한다.
그래도 무엇때문인지 뚜렷한 명분 없는 사람들은
계속 이 곳으로 몰려들고....
사실적으로 한인 이민사에 시발점이 되었다 해도 틀리지 않을
서독광부와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보며
물론 경제적 환경이나 성장 배경이 지금 이 시대와
확연히 달랐던 세대차이는 있겠지만
타국에서 뿌리를 내리려는 한 인간으로써
자신을 어떻게 가꾸고 살아야 하는지 그 의지와 집념은
바뀔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게 사람의 운명이라고 했던가.
봄이 되면 어김 없이 뿌려지고 옮겨지는 식물들의 뿌리처럼
그리 간단하지 않은게 바로 이민자들의 뿌리가 아닌가 싶다.
첫댓글 이글을 읽고 있노라니 그곳도 별수없이 살기 힘들기는 마찬 가지 인걸 그리 가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가.... 나이가 들어서 인지 그래도 우리 한국이 좋다고 느껴 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