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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에 대한 바람도 소식이 없고
교육청은 아무 뜻도 없는 산남(구룡산 남쪽)이라는 명칭을 넣으려 하고
해서 글을 지어 보았습니다.
교육감에게 보냈는데 어떨지 모르고요.
길 좀 안내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붙임까지 보내오니,
미련하다 마시고 땅의 이름을 얻어
두꺼비마을이 안식을 취했으면 합니다.
산남고등학교는 섬동고등학교로
학교명을 정해야 한다.
존경하는 이기용 교육감님께
때는 따스한 바람이 불어 겨울의 딱딱하고 차갑고 굳어진 땅 속에 있었던 생명의 싹들이 고개를 내밀어 온통 생명 잔치를 펼치는 실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흔들리며 꽃이 핍니다. 그런 중에도 꽃샘바람은 불어 목숨들이 함부로 웃자랄 것을 염려하는 자연의 순리와 낮음 음성이 있어 그대로 세상의 조화로움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런 계절에 우리나라, 우리 민족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하나로 묶어 사람의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행복한 꿈의 삶을 끌어 오고, 누리고 살며, 이끌어 건네주는 상생과 조화를 위한 생명의 교육 현장을 이끄시는 노력에 깊은 고마움과 존경을 표합니다.
이는 가르침과 배움이라는 서로 주고받는 호혜의 장을 바탕으로 사랑과 존경의 올바른 교육의 장으로 승화되어 가는 중에 있기에 기쁨 맘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교육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경제논리라는 이유로 교육 현장이 안타까울 정도의 파행의 모습은 이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일선의 고귀한 희망을 품고 아이들의 해맑은 꿈과 더불어 노닐고 싶은 한 사람의 교육자로서, 그 아픔도 가늠할 수 없이 큽니다. 앞으로는 학생과 학생이 화해하고, 학생과 선생님이 화해하고, 선생님과 선생님이 화해하고, 학교와 사회가 화해하는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그러해서 이 땅 교육의 장에서 학생이 사회로부터 존중을 받고 선생님이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학수고대합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삼가 올리는 이유는, 충청북도에서 새로 여는 학교 이름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고자 함입니다. 인구의 도시 집중 현상으로 몇 학교는 이름을 잃고 사라지고, 도시에서는 뜻도 모를 학교의 이름으로 학생과, 교사와, 사회의 구성원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땅과 어울리는, 꿈을 품은, 미래를 열어줄 학교명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지명을 정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데, 최고(最古) 문화를 말하는 청주의 위상으로 보아선 참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학교에 큼지막하게 써 놓고 있는 구호나 표어들도 받아들일 수 없고, 문장도 되지 않고, 서구에서 들어온 풀이를 대충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교를 나타내는 이런 문구도 좀 더 고민하고 협의하고 자문을 구하면서 간절함으로 정해야 하리라 사려됩니다. 그리고 구태의연한 문구의 삽입으로 학생의 활동을 강제하고 학생의 인성을 억지로 바로 잡으려는 용어도 없어져야 합니다. 이에 대하여는 각 학교의 교명을 수집하고 학교의 이마에 드리운 문구를 수집하고 학교의 목표 등을 모아 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청주에 살며 청주의 지명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일에 골몰한 적 있습니다. 그 중에서 두꺼비가 나타나 이 땅이 이제는 더 이상 찢고 파헤치고 죽이지 말라는 원흥이마을, 즉 산남3지구의 두꺼비 살림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 하여, 그 아픔과 슬픔의 모습을 책으로 엮은 바도 있습니다.(『얼음두꺼비의 노래』,2004, 푸른사상) 또한 두꺼비마을의 지명을 ‘섬동(蟾洞)’으로 하고 생태공원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분명히 밝혀 충청북도와 청주시 그리고 원흥이생명평화회의에 서한을 보내어 지역의 일부가 어떻게 청주라는, 대한민국이라는, 지구라는 땅에서 왜 중요하고 어떻게 지명을 정하고,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여서 천년만년 그 뜻을 기리자는 제안을 하였습니다.(붙임 2, 3 참조) 이는 자꾸만 딱딱해지고 굳어지고 높아지고 흔들리지 못하고 순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위의(人爲)의 막힘을 여는 단서이자 희망으로 이끌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그 희망과 열망에 문화적인 코드를 맞추지 못하고 관습적이고 권력적이고 고착된 사고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원흥이망을의 두꺼비 생태 보전은 실로 위대한 사건입니다. 생명을 존중하고 생명의 자유를 인정하고 생명의 슬기를 배울 수 있는 아름다운 순례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곳은 인간과 자연이 함께할 터전임을 전국 최초로 선포하여 상생의 대합의를 선포한 곳이고, 우리나라에서 꼭 지켜야할 터로 공식 인정을 받았으며, 국내 최초로 자연의 순행을 존중하여 물길을 자르지 않고 방죽을 있던 그대로 두어 천만년 순례를 계속한 생명?생태의 장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위하여 엄청난 자본이 투입되고, 큰 아픔이 일하는 사람에게 있었습니다. 그런 결과로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도되지 않던 양서류 자연독립 생태공원으로 거듭나는 곳이 되려고 합니다. 각국의 선진화된 생명문화가 결집되는 곳이고, 아이들이 초록 꿈을 실현하는 열린 공간이고, 그 의미가 결코 소멸될 수 없는 시간의 이어짐이 존재하는 아름다운 터입니다. 그러하기에 이 곳의 지명을 ‘섬동(蟾洞 두꺼비마을.)’으로 하여 영세토록 이 땅이 생명 소도의 터전으로 선포하고 인간이 겸손하게 두꺼비와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던 것입니다.(붙임 1 참조)
두꺼비의 대규모 순례는 우리나라에서 거대한 문화상징입니다. 달을 상징하고, 땅의 어머니를 상징하고, 복을 주는 집지킴이 인 업(業)을 상징하고, 느림과 슬기로움을 상징하는 명백한 민족의 하늘 말씀이 깃든 동물입니다. 그래서 두꺼비를 통하여 우리나라와 지구의 생명 문화를 아우르는 곳으로서 승화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섬’을 지명으로 넣고자 함은 우리말에서 그 희망의 단서를 찾기 위함입니다. 청주는 주성(舟城)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배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명과 구조물이 만들어지고 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서 그 배를 붙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말인 섬은 묶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바다가 없는 청주와 충북에 거대한 바다를 허용하는 것이 됩니다.(붙임 4 참조)
두꺼비를 직접 삽입하는 것에 어려움 있다고 생각하는 의견도 있을 수 있습니다. 동물을 넣어 웃음을 살 수 있지 않겠냐는 겁니다. 그렇지만 이는 거대한 생명의 열망과 승화로 이끄는 발로로 삼고, 이를 통하여 청주의 심장인 이곳을 생명터전으로 선포하는 것으로 대의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두꺼비가 사람을 구해서 지명이 붙은 섬진강(蟾津江) 600리의 아름다운 이어짐을 생각해 보면, 이런 지명 고양이 얼마나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섬진중학교가 있음) 그러면 충북과 청주는 생명의 메카가 되는 것이고, 섬동유치원, 섬동초등학교, 섬동중학교, 섬동고등학교는 자라는 배우는 생명(學生)들의 꿈으로 익어가는 확장된 교육을 실현하는 것이 될 겁니다. 또한 지명이 정해지지 않아서 어렵다는 의견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앞서가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충북 교육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삼는 것도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산남(山南)이라는 것은 구룡산의 남쪽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쩌겠다는 겁니다. ‘산의 남쪽에 있는 학교’라는 것이 무엇을 우리에게 보여 줍니까?(이러한 것은 전국에서 아무런 생각도 없이 사용하고 있으며, 많은 부분에서 잘못된 지명을 그대로 쓰는 -청주의 안덕벌 같은-경우가 수없이 많습니다.) 뜻을 오롯이 세워 전통의 이어짐과 동시대의 꿈과 발전가능성의 실현을 담은 것이 지명과 교명으로 적합한 것입니다. ‘산남고등학교’라고 이름을 지어 또 다시 뜻 없는 교육의 터를 만들어 가는 것은, 교육을 통한 미래를 구현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며, 올바른 교육관이 없는 불성실한 태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의견을 들어 학교명을 짓되, 좀 더 신중하고 냉철한 판단을 통하여, 진정 이 땅의 교육의 희망을 노래해야 하고 의지를 선포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교육감님
저는 요즘 밥을 하느님으로 삼아 고마움으로 다 먹고 모시자는 것을 학교에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맡고 있는 학급의 급훈이 ‘고마운 밥을 다 먹자’입니다. 한 알의 쌀이, 한 토막의 생선이, 한 줄기의 나물이 나에게로 오기까지 얼마나 간절하게 살려고 노력했겠습니까? 그러다가 먼 길을 떠나 와서 죽음으로 내 몸으로 사는 것은 얼마나 숭고합니까? 그래서 내가 또 다시 밥이 되어 다음 생명에게 밥이 되는 이어짐의 고리를 형성하는 것에 대하여 고민합니다. 밖에서는 하루에 5만 명의 기아자를 위해서, 북한 주민의 배 주림을 걱정해서, 쓰레기 처리의 효율성을 위하해서 그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도 옳고 아름답습니다만, 저는 생명을 생명이 모시고 섬기고 낳는 것이 이 땅을 살아가는 슬기로움이고, 생명을 존중하는 아름다운 순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붙임 5 참조) 이러한 것을 느끼고 깨닫고 몸으로 받는 이유는 두꺼비인 자연어머니께서 알려주신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생명을 존중하고 모시는 것이 거대한 ‘살림’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충청북도교육청은 밥을 다 먹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더불어 사는 생명의 띠를 인식시키고 경제적 효율을 증대하는 ‘빈 그릇 운동’(정토회에서 하는 그런 운동과 다른 차원의 일환으로서)을 교육청의 중요한 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실천하는 것이 사람이 생명을 존중하는 일이고, 사람이 사람을 존경하는 일이고, 사람이 하늘을 섬기는 일입니다. 이것이 인성교육이고 이것이 교육의 마지막 지표입니다.
존경하는 교육감님
생강나무, 산수유 노랗게 피어 생명의 노래를 합니다. 그 노래에는 꽃이 되지 못한 나무의 희망이 담겨져 있기에 맑은 향기와 화려한 꿈으로 핍니다. 우리의 삶은 모든 것들의 손과 발과 꿈으로 인하여 숨으로 나타납니다. 원흥이마을의 두꺼비 살림터를 소중히 여기고 거기에서 생명의 펄럭이는 깃발을 흔들며 그와 어울려 살아가는 아이들의 웃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그 단서로 ‘산남고등학교’ 교명을 ‘섬동고등학교’로 할 것을 간절한 마음으로 제안합니다.
충북 교육의 발전과 안정작 토대를 위하여 밤낮 가림 없이 바쁘신 중이신데 긴 글을 올려 귀와 눈과 마음을 어지럽힌 것에 대하여 송구함을 느낍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교육의 미래를 열어 가시는 데 조그마한 힘이 되기를 원하며 이만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3월 20일
배우는 사람 김병기가 삼가 올립니다
첫댓글 설마 蟾童은 아니겠지? 蟾洞고등학교.... 그거 괜찮을 것 같은데, 교육행정가들이 말을 알아들을지는 미지수로구만... 아무튼 우리 마음 속에는 그 이름이 들어있지?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