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 했던가. 하이파이 세계에서 우리는 수많은 기록이 깨지는 것을봤다. 하이파이 기기에서 최고의 기기로 인정했던 지표는 사실 가격이었다. 가격이라는 측면에서 1,000만원을 넘어 5,000만원으로, 그리고 억대를 넘는 기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고가라는 상징이 몇 년 가지못하고 타사에 의해 무너지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필자는 이런 제품들이 최고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냐면 현존하는 최고가의 파워앰프는 무척이나 생소한 메이커가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으며 실제 판매가 되었는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름깨나 알려진 메이커도 있긴 한데 핸드 메이드에 누구도 그 제품의 가격만큼 성능을 인정해주지않는다.
프리앰프도 마찬가지다. 프리앰프 역시 파워앰프만큼 가격에 있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사실 프리앰프가 저렇게 비쌀 이유가 있나 하는 항상 의문을가지고 있다. 프리앰프의 실제 역할은 볼륨 조절, 실렉터가 가장 크고 전압 증폭회로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음색을 결정짓는 요소이고, 볼륨의 완성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파워 앰프만큼 실제 개발비가 많이 들어가진 않는다. 하지만 무엇이 불만인지 메머드급 파워 앰프를 개발하는 회사가 큰 이유 없이 파워 앰프와 가격이 같거나 비슷하게 책정해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고가 행진을 하는 이유가 과연무엇일까? 과연 3,000만원짜리 기기와 1억 이상의 기기가 절대적 차이를 낼 수 있는 것일까? 그 차이가 절대적인 성능에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격이 높은 쪽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항상 진정한 의미에서 얼티밋 레벨의 기기를 기다려왔다. 그리고 우연치 않게 다인오디오가 모노블록 파워 앰프를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가격에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실물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얘기할 수 없었다. 문제는 이 파워 앰프와 짝을 이루는프리앰프가 존재하고 이 제품 역시 엄청난 고가라는것이다. 하지만 실물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접었다. 이 제품은 주문 생산 제품이었던 것. 또한 주문할때 프리앰프를 따로 구입할 경우 추후 파워 앰프를 구입할 수 없다. 그러니까 한 번에 한꺼번에 구입하지 않으면 세트로 구입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다인오디오가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판매방식이다. 이렇게 자신만만한 이유는 무엇일까. 하지만 필자는 굉장히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 엄청난 고가의프리·파워 앰프의 사용자가 국내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프리앰프만 사용하는 사용자도 있다고한다
다인오디오의 이 제품은 아비터 시리즈이다. 아비터의 사전적 의미는 중재인, 조정자와 결정자(운명 등의)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즉, 하이엔드 시스템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존재라고 볼 수 있다. 과연 무엇이아비터를 이렇게 엄청난 고가의 분리형 앰프로 만들게 했는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존의 개발 방식과 차원이 다르다. 진정한 의미에서 고가의 앰프라 인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우선 프리앰프와 파워 앰프모두 배터리 구동 방식을 추구한다. 좀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서 스펙을 찾아보았지만 다인오디오 사이트에도 간단한 소개만 게재하고 있을 뿐 자세한 스펙은 없었다. 그래서 어렵게 다인오디오 본사를 통해스펙을 얻을 수 있었는데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괴물급 스펙이다.
실제 이러한 스펙이 정말 가능한 것인가의문이 들 정도였는데 이 중 가장 놀라운 것은 아비터프리앰프의 패스밴드 주파수가 DC부터 시작하여6MHz(-3dB)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 대단한 사건이다. 실제 아비터 프리앰프 회로에 DC부터6MHz(-3dB)에 이르는 주파수가 흐를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필자는 최대 3MHz까지 흐른다는 제품은 들어본 적이 있어도 이를 뛰어 넘는 기기는 지금껏 본적이 없다. 그리고 3MHz까지 흐른다는 그 제품도 실제 스펙은 달랐다. 도대체 왜 이것 가지고 놀라는 것이냐고 묻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CD·SACD의 경우도 DC에서 100kHz만 회로에서 잘 통과하면 될 텐데라고 반박하는 분들도 있을 테지만 이는 다르다. 아날로그 회로에서 더 폭넓게 주파수 신호를 흐르게 한다면 소리에서도 분명히 다르게 나타난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큰데 20Hz~20kHz의 신호도 와이드 밴드를지향하는 회로를 통과할 경우 더 깨끗하고 정말 대단한 청감상 정보량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 모든 프리앰프 메이커가 1MHz 이상의 여유로운회로 설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6MHz에 이른다니이 정도의 패스밴드에서 성능이 보장되려면 차폐 기술이나 회로상의 레이아웃 또는 내부 회로의 격리 등정말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 전원부도 매우 중요한데 리뷰어로서 논할 수 있는 기술적 수준을 한참 넘어선다. 크로스토크(신호 간섭) 스펙만 봐도 100Hz에서 -127dB에 이르며 1kHz에서 -110dB, 10kHz에서-92dB에(THD 특성은 최대 출력에서 0.005%밖에 되지 않는다) 이른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분명 모노럴구조를 취하면서 막강한 배터리 전원부에 의해 가능한 부분이라 여겨진다. 무게 또한 각 모듈이 40kg에이르러 80kg짜리 프리앰프가 되는 것이다. 또한 실제 프리앰프로서 이해하기 힘들 정도인 연속적으로 25W에서 최대 250W를 소모하는 기기로 마음 같아서 케이스를 뜯고 회로를 바라보고 싶을 정도로 굉장한 스펙임이 분명해 보인다
더 놀라운 것은 아비터 파워 앰프이다. 이 파워 앰프는 8Ω에서 620W의 힘을 낸다. 4Ω에선 1072W, 2Ω에서 1670W의 출력을 낸다. 정확하게 2배 비례의 출력을 내지도 못하는데 이게 뭐가 대단하다는 걸까 라고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배터리 전원부에서 이만한 출력을 낸다고 한다면 놀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만약 이를 가볍게 얘기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분명 허풍쟁이일 것이다. 맥시멈 커런트도 120A에 이른다.THD 특성은 최대출력에서 0.008%밖에 되지않는다.
이것은 최대 출력에서의 스펙이다. 어쨌든 정말 대단하다. 이정도 스펙에 이르면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에대해서도 신경 써야 할 만한데 보통 상황에서는 40도정도의 열이 발생하며 회로 보호를 위해 75도에선 프로텍션 모드가 작동한다고 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배터리 용량이 될 것이다. 이 문제에서 아비터 파워는 연속 동작 시 12시간에서 15시간 동작할 수 있는 배터리용량을 가지고 있다. 이 정도면 배터리 기술이 굉장히 발달했다고 하지만 상당한 크기를 차지한다. 이것이가능한 이유가 아비터 파워가 상당한 크기를 가지고있으며 모노럴 구조이기 때문이다. 무게도 개당140kg에 이른다.
무시무시한 아비터 프리·파워 조합은 어떤 소리를낼까? 한 마디로 압도적 스케일과 청감상 정보량에 주눅 들고 말아버린다. 스피커는 다인오디오의 에비던스 템테이션이었다. 처음에는 마스터가 아닌 것에 조금 실망했지만 가장 좋은 템테이션 소리에 필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청음 공간이 굉장히 넓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눈을 감지 않아도 거대한 홀에 들어선 듯한 사운드 스테이지는 굉장한 인상이었다.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의 몇몇 앨범을 들으면서 이렇게 거대했던가 다시금 음악을 음미했다. 카라얀이종신 지휘자로서 베를린 필을 지휘할 때 팀파니 연주자에게 항상 세게 쳐달라고 주문했다 하는데 수많은악기가 난무하는 오케스트라에서도 팀파니가 얼마나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음악이 계속되면서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이 무엇이 다른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예프게니 키신이 연주하는 피아노를 들어보면 온 몸에 전율을 흐른다. 다른표현은 필요 없을 것 같다. 피아노 녹음을 할 때 마이크 위치가 어떠했는지 잘 느낄 수 있다. 해머가 스트링에 떨어지는 것이 그대로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음의 윤곽이 매우 뚜렷했다. 필자는 청음 내내 저 스피커가 다인오디오의 에비던스 템테이션이 맞느냐고 몇번을 다시 물어봐야 했을 정도로 완벽한 사운드를 경험했는데 이것은 시스템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아비터의 절대적 성능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