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전 직하지진 가능성 (《週刊現代》 2012년 3월 10일자 기사)
“후쿠시마 제1원전 지하를 진원지로 하는 매그니튜드(규모) 7급의 직하형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흔들림에 견딜 수 있도록 조급히 원전시설의 내진 강도를 올리는 등,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경고하고 있는 사람은 도호쿠(東北)대학 ‘지진·분화예지연구관측센터’의 趙大鵬 교수이다. 趙 교수는 중국 북경대학 이학부를 졸업한 뒤, 도호쿠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부터 7년간은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 유학하였고, 2007년부터 현직에 있어온 지진학자이다.
이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도호쿠대학 연구그룹이 최근 유럽 각국 지진학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기관 유럽지구과학연합이 발간하는 학술지에 충격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지진파 토모그래피’라는 최신의 과학을 활용한 연구의 결과, 후쿠시마 제1원전 부근 지하에 매그니튜드 7급의 대지진을 일으킬 ‘지진 소굴’이 있을 가능성이 나왔다는 것이다.
다음은 그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지진파 토모그래피’라는 것은 지진파가 전파하는 시간을 계산해서 지구 내부의 구조를 화상화(畵像化)하여, 이것을 근거로 지표에서 지하 200km까지의 지층 구조를 해석하는 작업이다. 의료분야의 CT스캔(컴퓨터단층촬영)을 생각해보면 된다. CT스캔으로 신체의 내부를 진단하듯이 지구 내부 구조를 화상화하는 것이다.
그 결과, 후쿠시마 제1원전 근처에 이상(異常)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팀은 작년 4월 11일에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의 여진이라고 생각되는 ‘이와키지진’(M7)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그때 바로 근처 후쿠시마 제1원전 지하의 지층도 한꺼번에 조사해보았다. 그런데 규모 7의 지진이 일어난 이와키시(市)의 지하와 원전 지하의 구조가 매우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구조가 닮은 이상, 같은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 그 지하구조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우선, 후쿠시마현 해안에는 태평양플레이트가 매년 7~10cm 속도로 일본열도 밑으로 침잠하고 있다. 이때, 플레이트와 플레이트의 경계면에서는 마찰열과 고압이 발생한다. 태평양플레이트는 본시 바다 쪽의 플레이트이기 때문에 암반 중에 대량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 그 수분은 마찰열과 압력에 의해 지표를 향하여 상승하고, 마침내 활성단층으로 침윤해 들어간다. 이것이 지진을 일으키는 것이다.
趙 교수는 알기 쉬운 비유로서 엄지와 중지(中指)를 부딪치는 동작을 보여주었다. 손가락이 건조한 경우에는 마찰이 크고 미끄럽지 않다. 그러나 손가락을 물에 적시면 마찰이 작아지고, 미끄러워진다. 이와 같은 것이 원전 근처 단층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진파 토모그래피’에 의한 화상을 해석한 결과, 후쿠시마 제1원전 지하에 거대한 물기둥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물이 부근에 있는 ‘후타바(雙葉)단층’이라는 활성단층으로 들어가면 단층이 미끄러워져 직하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은, 이와 같은 원리로 발생했던 지진으로 생각되는 것이 1995년의 ‘한신·아와지(阪神·淡路)대지진’(M7.3)이다. 한신·아와지의 대지진에서도, 우리의 해석으로는, 진원지 주변에 대량의 물이 존재했다. 물이 필리핀해(海)플레이트와 부딪치는 마찰면에서 활성단층까지 상승, 단층이 미끄러워져서 직하지진이 발행한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趙 교수에 의하면, 한신·아와지대지진 외에도, 2005년의 후쿠오카현 서쪽 해역 지진(M7), 2008년의 이와테·미야기 내륙지진(M7) 등, 두 개의 직하형 지진도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일어난 것이다. 실은 물의 힘으로 단층이 미끄러워지는 현상은 이전부터 지진이나 화산학자들 사이에는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고 한다.
이번에 예상하는 지진은 직하형이기 때문에 쓰나미 염려는 없다. 그러나 3·11 대지진 직후에 이와키지진이 일어난 이상, 같은 메커니즘에 의해서 후타바단층에서도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도쿄전력에는 지진에 대비한 내진 강화를 하도록 바라고 싶다. 우리의 연구논문은 정부의 지진예지연락회에도 보고되었기 때문에 도쿄전력도 읽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趙 교수가 경고하는 후타바단층은 작년 6월 단계에서 정부의 지진조사 위원회에서도 ‘지진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판정된 활성단층이다.
정부의 예상으로는 후타바단층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지진의 규모는 M6.8~7.5이다. 설사 M6.9의 지진이라 하더라도 후쿠시마 연안에서는 진도 6강(强) 이상의 흔들림이 예상된다. 생각해보라. 한신·아와지 지진에서는 고속도로가 무너졌다. 그런 정도의 흔들림이 원전의 직하(直下)에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교토대학 원자로실험소의 고이데 히로아키(小出裕章) 조교는 심히 두려워한다. “특히 걱정인 것은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의 연료 저장 풀(水曹)이 무너지는 것이다. 4호기는 3·11 당시 정기점검 중이이서 노심에 있던 연료를 모두 풀에 옮겨다 놓았다. 그 때문에 지금 4호기의 풀 바닥에 있는 사용후 연료봉은 1,331개나 된다. 이것은 평상시에 노심에 있는 연료봉의 2.5배이다. 만일 풀이 무너져 연료봉이 밖으로 날아간다면 지금까지 3·11 이후에 방출된 방사성물질의 10배 이상의 양이 대기중으로 방출된다.”
그게 현실이 되면 적어도 동부 일본은 괴멸된다.
사용후 연료봉이 보관장소에서 완전히 새어 나온다면 이른바 ‘재임계’가 일어나 핵분열반응이 시작되고, 그때는 완전히 속수무책이다. 그 경우 방사성물질은 일본 전역에 확산되고, 이번에야말로 ‘죽음의 나라’가 되고 말 것이다. 정부는 원전사고가 ‘수습’되었다고 선언하지만, 농담을 할 때가 아니다. 대지진 직격으로 인한 파멸 위기는 지금 목전에 박두해 있다.(김형수 옮김)
첫댓글 위 글 대로라면 시한폭탄수준이네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 진짜 문제이지요..... 끔찍하네요...
근데...도호쿠 대학의 '조대붕' 교수? 한국인인가요? 이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