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ris Arboretum & Gardens of 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 정원
필라델피아 북서쪽, 도시의 소음이 점점 멀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고요한 숲과 오래된 정원이 품어주는 공간, 모리스 아보리텀( Morris Arboretum & Gardens of 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 )이 모습을 드러낸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느껴지는 공기의 결이 달랐다. 도시의 공기가 아닌, 오래된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바람이었다.
방문센터를 지나 숲길로 들어서자 정원은 마치 우리 가족을 천천히 품어주는 듯했다. 아이들은 앞서 뛰어가고, 어른들은 그 뒤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세대가 함께 걷는 이 풍경이 이곳과 유난히 잘 어울렸다.
조금 더 걸어 올라가자, 나무 위로 이어진 트리탑 워크(Tree Adventure)가 나타났다. 푸른 숲 위를 걷는 길, 나무의 높이만큼 마음이 가벼워졌다. 손을 잡고 걷는 이 순간이, 모리스 아보리텀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나무의 높이와 거의 같은 데크 위에서 내려다보는 숲은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바람이 데크 아래에서 스치고,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영상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바람 소리,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빛까지— 그 순간은 영상으로 남겨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나무의 높이와 거의 같은 수준에서 숲을 바라볼수 있도록 만든 고가 태크형 산책길 입니다. 철체 태크와 나무난간이 자연스럽게 어루러저, 마치 숲속을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트리 어더벤쳐(Tree Adventure).
트리탑 워크를 지나 조금 더 걸어가자 예상치 못한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통 실내에서만 보던 모델 기차 전시가 이곳에서는 야외 전체를 하나의 작은 세계처럼 꾸며 펼쳐져 있었다. 작은 다리, 터널, 나무, 꽃들 사이로 각기 다른 트랙을 따라 움직이는 기차들이 정원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아이들은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손을 흔들었고, 어른들도 한참 동안 그 작은 세계를 들여다보았다. 자연 속에서 움직이는 기차는 실내 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생동감을 주었다. 햇빛 아래 반짝이며 달리는 기차의 모습은 사진으로 담아두고 싶은 순간이었고, 내가 촬영한 사진 속에서도 그 생동감이 그대로 살아 있을 것이다.
모리스 아보리텀의 햇살 아래, 세대가 함께 웃었다. 나무와 바람, 그리고 가족의 미소가 여름의 한가운데서 하나가 되었다.
정원을 나오는 길, 아이들은 기차 이야기를 계속했고 어른들은 숲속에서 느꼈던 바람과 고요함을 이야기했다. 모리스 아보리텀은 우리 가족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하루를 선물해준 곳이었다.
글 / 사진 손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