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날(토욜) 허접(창작글)잡지 1호 10부를 정성들여 포장지에 넣고 투명테이프로 꾹꾹 붙였다.
이럼 비와도 종이는 젖지 않을거구, 먼지에두 지저분해지지 않을거다 ^^
아우~ 근데 왜 이렇게 가슴이 떨리쥐... 그동안 자료 취재핑계대고 희망시장엘 여러번 놀러갔어두, 작가루 참가하는 건 첨이라 그런가보다. 아..난 소심녀가 맞다, 마치 소풍가는 아이처럼 잠두 못자면 어쩌나...? 웅...이젠 일찍나가 청소두 막(?_?) 하구, 엇! 그러고보니 바닥에 깔 게 필요하군 -.-; 방안을 휘~ 둘러봤다... 커텐처럼 창문에 압정으로 고정시켜논 (떨이로 산) 천을 떼서 갖구갈까? 아님 보자기를 갖구 갈까? 그러다 0_0 오호라! 눈에 딱! 띄이는 것이 있었으니, 마그넷에서 꿍쳐온 포장지 ^^;
돌돌 말아 가방 위에 얹어놓구, 저것이 바닥에 고정되려면 돌멩이같은 걸로...그런데 놀이터에 돌멩이가 있을라나? 그래서 다시 일어나 투명테이프랑 칼을 가방에 집어넣었다.
...다음 날 부지런을 떨지 못했다. 알바를 시작하면서 쌓인 피곤을 주말에 잠으로 풀던 버릇 땜에... 이불속에서 뒹굴뒹굴거리다가 밍기적밍기적 일어나 가방메고 모자쓰고 허우적허우적 출발했다.^_^
도착하니 벌써 많이들 와있다.
운영진 테이블로 가서 희망기금 내고, 샘플 보여주고...
음, 맘을 편하게 가져야쥐... 첫술에 배부를 수 있남? 오늘 안팔리면 늘 고맙게 생각하는 작가님들에게 드려야쥐... 맨날 신세만 지는뎅...
평상심을 갖구 화장실 앞 벤치에 자리를 폈다가, 니트로 모자를 떠서 파시는 빨강고양이님 자리 옆으로 옮겼다.
옆의 금속공예하시는 부부 작가님께서 공간을 쪼매 비워주셨다.
재잘재잘 얘기하구, 빨강고양이님의 어머님이 준비해오신 얼음물도 얻어먹고...
놀다보니 옆의 은으로 만든 핸펀줄이랑 빨강고양이님의 모자를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 중간에 낀 내 잡지 -.-;;; 정말 허접스럽군 -_-;
빨.고 어머님이 간판을 준비하거나 테이블에 놓으면 좋을텐데..하셨다.
음... 알바하는 곳에서 원본 한 부 프린트하는 것도 워낙 신경쓰며 눈치보며 했던지라, 완성된 10부가 내 앞에 놓여져있던 것만두 기뻐^^ 다른 건 신경쓰지 못했는뎅...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잡지 샘플을 들춰보는 이가 생겼다, 왜 그렇게 신기하든지 -_-;;;
일부러 쭈그려 앉아 몇 자라도 읽어주고 가는게 무지 고마웠다.
관심을 갖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늘은 성공이다 싶다 ^^
아는 척 해줘서, 친한 척 해줘서, 때로는 맛난 거 한 입씩 나눠줘서... 내가 항상 맘 속으로 고마워하는 작가님들과 늘 희망시장 한 자리를 지켜주십사하는 맘을 갖게 하는 작가님들이 딱! 눈에 띄일때마다 가장 깨끗하게 프린트 혹은 복사 된 것을 골라서 선물이라고 인심쓰는 척 드렸다.^.^*
내가 뭔가 나눠 줄 것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할 줄 몰랐다 ^_^
비록 하나두 못팔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마지막 한 부를 미미루님 드려야쥐..그런 생각하고 있는데, 어떤 관객이 샘플을 읽어보며 살까말까 하는 눈치라 맘이 쫄았었다 -.-;; 이게 먼 심본지..쩝!)
... 거장은 국민들이 만든다..그런 피치를 들고 그림을 그리시는 화가님께는 '그림구경값'이라며 드렸다.
(어떤 분이 고민을 얘기해주셔서 그 해결점을 찾는 그림이라던데... 색깔과 그림들이 너무 좋아서, 쪼그리고 앉아 한참 보고 있었다)
비록 아직 나두 경제적 여력이 못되서 그림을 현금주고 사지는 못하지만, 그 분께 내 이런 생각만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요즘은, 작가가 자기가 그리고 만드는 것을 자기 세계가 담긴 작품이라는 자부심과 당당함을 갖고 있다면, 그것을 보고 감상하는 사람도 비록 그 장소가 길거리일지라도 그만큼의 가치를 쳐줄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엔 갤러리 입장료에 대해서 거부감도 있었는데, 요즘은 전시에 오라는 소리를 들으면 당연스레 '입장료는 얼만데요?'부터 묻게 된다.
어느 날이던가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달력에 실린 작품이 너무 맘에 들었었는데, 그걸로 인해 책상앞에 앉는 것이 너무 즐거워지기 시작했었다.
그 때부터 조금씩 느끼게 됐다... 감상하는 즐거움이라는 게 이런거구나.
그 동안은 캐릭터가 그려진 머그컵을 집는 사람들을 이해못했었다, 밋밋한 컵이 더 값이 싼데, 튼튼하기론 다를게 없는데... 왜 굳이 돈을 더 내고 살까-하고.
...작업하는 과정이나 작품 동기 등 하나하나 더 알게되면 보게되는 느낌이 또 다르다.
갈수록 감상하는 맛(?)을 알게되는 거 같다.
작품들을 보면서 눈과 마음과 머리가 호사하는 즐거움이... 갖고싶은 욕심으로 인한 괴로움만 없다면야...-_-;;
돌아오면서...
잡지를 그럴듯하게 만들고 단가를 낮출 궁리를 해본다.
글씨크기를 팍팍 줄이고, 내용도 번거롭고 시간을 좀 잡아먹더라도 절반정도 잘라야겠다...
샘플에다가도 몇 자 적어야겠고...
머릿 속이 졸라 엉키고 복잡하다.
빨리 매혹도 시작해야 할텐데...
요즘 기분같아선 어디서 뽀빠이 시금치를 구해 먹을 수 있다면, 밤새가며 반 년 정도만 죽도록 쓰면 매혹을 완성시킬 수 있을 거 같다 ^^
희망시장 소식지도 내가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컴퓨터만 어느정도 속도와 하드용량만 따라줘도 해 볼 수 있을텐데... 소식지가 반 년 정도 꾸준히 나와 자리만 잡아도 희망시장에 도움이 될텐데... 욕심만 자꾸 앞선다.
여태 내가 뭐하고 살았는데 이리도 무능력한가 - 자꾸 돌아보게 된다.
과거를 얘기하는 사람은 고인 물이라 서서히 썩어간다는 문구를 어디서 읽은 거 같다.
음... 앞으론 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고 열시미 살아야겠다...-_-;
오늘은 아침부터 졸라 바쁘다.
간부회읜가 먼가 있다구 회의실로 음료수 나르고,
여러군데에 팩스 보내느라 팩스기 앞에서 몇 시간을 죽치고, (다리 아파서 근처 의자를 질질 끌어다 턱하니 앉으니, 옆에서 복사하던 알바넘이 눈이 커진다...예전엔 여기서 이런 적극적 행동이 없었던 탓이다, 아프면 쭈그리고 앉았다가 일어나고 말았는디..ㅋㅋ)
언론사 주소록 만드니라
텔레마켓팅 수준의 전화를 돌리고...
중간중간 복사해달라, 심부름 해달라... 정신읍다.
그래두 지난 주처럼 무조건 열받고 우울하진 않다.
아무래도 희망시장서 먼가 특별한 거에 전염된 거 같다. ㅎㅎ
기분이 좋으면 좋은 일만 생기는가보다.
바쁜 짬 속에서도 -
어제 희망시장 안에서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동안 공짜루 생긴 연극초대권으로 - 좌석예약을 했다 ^^ 설 올라와서 첨 보는 연극이다..음, 가서 열심히 박수쳐줘야쥐... 난 연극하는 사람들을 여러모로 무지 존경하는 사람이라... ^^
TV와 영화를 기성복같다고 느낀다면... 연극은 연기자의 숨소리까지 들리고 연기자의 땀방울까지 바로 앞에서 볼 수 있기에 맞춤복이란 느낌이 든다.
...우연히 어떤 분이 자신이 얼마 쓰지 않은 마커펜 세트와 에어브러셔를 그냥 주겠다는 글을 보고, 혹시나 해서 메세지를 날렸더니 금세 연락이 왔다.
토욜날 대형 문구점에서 마커펜들을 보며 침만 꼴딱꼴딱 삼켰더랬는데!
기본이 없어도 초딩들처럼 그림 연습을 하고 싶기도 했고, '매혹'에 나오는 여자주인공 직업이 희망시장 작가이자 화가인지라... 그림 그릴 때에 생기는 에피소드를 끌어낼 요량으로.. 그림 재료도 없이 혼자 어떻게 쇼를 해보나 궁리중이었는데...
운 좋으면 나도 잠시라도 여쥔공 대리경험 핑계대고 엉터리 화가 역을 해볼 수 있겠다 ^.^;
그렇게 생각이 흐르다보니 이런 아이템이 생각난다.
-마음을 그려드립니다.
예전에 '추억을 찍어주는 사진관'이란 동화도 생각났다.
내가 그림구경값을 드린 '거장...' 화가님의 그림은 어떤 관객분의 고민을 얘기하며 해결점을 찾는 과정이라 했다.
함께 고민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은 겉모습을 그린 초상화가 아닌 마음을 그린 초상화가 아닐까...?
얼마 전 본 '기프트'란 영화에선 점쟁이 여자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어 점을 봐주지만, 점을 봐주는 과정에서 사실 그 여자는 동네 사람들의 고민을 카운셀링해주는 역할이 더 크다.
완벽히 해결해 줄 수 있는 건 아니다, 다 각자의 고민이고 각자 스스로 풀어야 할 문제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자신의 고민을 공유하고 들어준다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고통의 무게는 가벼워진다.
작가는 손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위로가 될 색채와 관객에 대한 느낌 등을 그림으로 그려주는 거...잘만하면 작가님들의 작품세계와 관객의 세계가 어울러질 수도 있겠다.... 이런, 머가 이렇게 어려워졌냐.. -_-;;; (쫌만 풀어지면 못말리는 오버걸 로이..=.=)
해 보고 싶으신 작가님들 해도 좋을테고, 음... 난 '매혹'의 여주인공이 희망시장에 나올 때 들고나올 아이템으로 써먹을 요량이다. ^^ 그러다 운명의 남자하구 눈맞는 거쥐, 머. *_*
"그냥 지금 생각나는 거 아무거나 하나만 얘기해보세요, 재미있었던 거나 슬펐던 거, 힘든 일이나 괴로운 일 아무거나요."
하나 더,
-모자 드로잉
햇빛때문에 모자와 양산이 눈에 많이 띄인다.
모자엔 드로잉이 안되는 걸까? 곡선이 많아서?
내 우산도 졸라 밋밋한데, 허긴... 3단우산은 접었다 폈다하면 드로잉한 게 다 지워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작가님들이 티셔츠만 드로잉하시는 걸지도...흠.
첫댓글 아... 어제 잠깐 들쳐본 잡지를 만드신... 그분이시구나...^^
오홋...기억을 해주시다니 캄사~
아 그분 `````````````글을 많이 봤었는데`````````가봐야 겠다`````
^^;;; 25일은 참가 신청 안했어요, 좀 더 저렴하게 편하게 보실 수 있게 섹션별로 나눠서 쬐그맣게 만들 궁리하구 있거던요.. 담에 꼭 뵈요.. 아이 부끄러~*^.^*
번뜩 생각났습니다. 추억을 찍어주는 사진관... 아.. 옛날에 읽었던 기억이.. 기분이 좋아지네요. 이번 주말에 뵈요~ 스스스... -두근두근하고 있는 또다른 이-
이번 주말엔 구경꾼^^으로 갈 거예요... 표도 안나게 바쁘고 컨디션이 안좋아서 잡지 준비를 하나도 못했거든요... 체한게 견딜만하면 종로쪽에 서울페스티발 구경가려구요. ^.^;;; 추억을 찍어주는 사진관을 기억하는 님이 계시다니..박소하다님이 넘 반갑네요~ 담에 꼭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