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정', '암살' 속 김원봉을 연기한 이병헌, 조승우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약산 김원봉을 주제로 한 드라마 두 편이 제작된다.
지난 30일 배우 유지태가 드라마 ‘이몽’의 출연 제안을 받고 긍정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보도됐다. ‘이몽’은 일제강점기 경성과 만주, 그리고 중국 상해를 배경으로 펼치는 첩보 멜로 드라마로 독립투쟁의 최선봉이었던 비밀결사 ‘의열단’ 단장약산 김원봉과 일본인에게 양육된 조선인 외과의사 이영진(이요원 분)이 상해임시정부의 첩보요원이 되어 태평양 전쟁의 회오리 속에서 활약하는 블록버스터 시대극. 그간 드라마나 영화에서 중심인물로 그려지지 않았던 약산 김원봉이 주역이 되는 작품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약산 김원봉은 지난 1919년, 의열단을 조직하여 항일투쟁을 벌였던 인물. 이후 1935년에는 조선민족혁명당을 지도하면서 중국 관내지역 민족해방운동을 주도했다. 1942년에는 조선의용대를 이끌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합류하며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독립운동에 있어서는 그 입지가 단단한 인물이었지만 이념적 문제가 개입되면서 광복 후 남과 북 모두에게서 외면 받았다. 결국 김원봉은 남한에서는 월북을 한 좌파 인사로 낙인이 찍혔고, 북에서는 8월 종파사건을 계기로 숙청을 당했다. 독립운동의 중심에 있었지만 이로 인해 김원봉의 역사적 평가는 절하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영화 ‘암살’과 ‘밀정’과 같은 대중매체에서 약산 김원봉이 조금씩 다루어지기 시작하면서 그의 업적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또한 남북한 긴장관계의 해소가 김원봉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에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몽’과 같은 드라마에서도 약산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내세울 수 있게 됐다. 물론, 약산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드라마가 ‘이몽’ 하나 뿐인 것은 아니다.
지난 18일 KBS 드라마국 관계자가 헤럴드POP에 “KBS가 20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서 약산 김원봉 선생님을 주인공으로 대하드라마를 기획중이다”라고 입장을 밝혀온 것. 당시 KBS 측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몇 부작으로 제작할 지와 편성 여부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특집 대하드라마 형식으로 제작될 예정이다”라고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간 ‘징비록’, ‘정도전’, ‘태왕의 꿈’, ‘불멸의 이순신’ 등의 작품들을 내놓으며 명실공히 대한민국 사극 드라마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던 KBS 대하드라마. 특히 공영방송인 KBS에서 약산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를 만든다는 소식은 경색됐던 남북 관계가 서서히 정상화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그간 이념과 사상으로 대립하며 잊어버렸던 독립 영웅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반증했다. 물론, 여전히 분단국가로 나뉘어져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이념적 문제를 가진 약산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가 제작된다는 것에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의견들도 존재한다.
허나 확실한 점은 김원봉이 대한민국 독립운동에 있어서는 큰 업적을 가진 기념비와 같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암살’의 조승우, ‘밀정’의 이병헌이 그려냈던 시대의 영웅이자 이념 논쟁의 중심인물 약산 김원봉. 과연 ‘이몽’과 KBS 대하드라마에서 그려질 김원봉의 모습은 어떠할까.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할 2019년. 이념적 대립이 아닌 독립운동가로서의 김원봉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첫댓글 정보 감사 딩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