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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창 밖 너머로 바라보며 잔잔한 BGM을 방안 가득 틀어 넣고 촉촉이 적어가는 세상을 멜랑콜리한 기분으로 감상하고 있자면 어디선가 코끝을 자극하는 이상 꾸리한 냄새!!!!!!
걸레를 십년은 묵은지로 처박아 둔듯한 그 쾌쾌한 냄새의 원천은!!!
습한 날씨에 마를 조짐이 전혀 없어 보이는 빨아둔 빨래들!!!
일주일 전에 산 샤방한 러블리 블라우스가 말라 비틀어진 꾸리한 오징어 냄새를 풍기며 건조대 위에 생선마냥 널려있는 걸 두고 볼 수는 없는 법!!
장마철 빨래를 어찌 말려야 할지 집안의 가전 기기들을 돌아보며 심사 숙고해 봅니다~~!
선풍기
여름철 가장 흔하고 만만한 가전제품, 선풍기!! 매일 아침 화장실 수채를 한 구멍~ 한 구멍~ 꽉 메울 만큼 숭풍숭풍 빠지고도 아직 숱이 넘쳐나는 내 곱슬머리~~!!!
장마철이라 곱슬기가 더해져 나날이 대두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헤어드라이의 냉풍만으론 도저히 감당 불가~~ 선풍기 바람 앞에서만 겨우 물기가 제거 된다는 거!!
덜 말린 빨래감도 선풍기로 샤샤샤샥 말려주면 그나마 말라갈 기미를 보이나, 시간과 노동력 대비 결과는 미미하다는 사실--;;
다리미
그와의 소개팅 때 입기 위해 완벽히 계획한 청순 섹시 러블리를 버무린 완벽한 스타일의 원피스~!! 그러나 결전의 날, 눈앞에 메인 아이템이 아직도 마르지 않은 채 건조대 위에 있다면????
이렇게 급할 땐 다리미 불로 지져(?) 주는 비상책을 발휘--;; 물기가 덜 마른 부위게 다리미를 가져가 삐슝~~삐슝~!! 달궈지는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겨우 옷을 말려 놓으면~
삐질삐질 흐른 땀으로 화장이 무너져 내리는 참사가....
다리미 신공의 고수가 아닌 이상, 옷에 다리미 구멍을 뚫을 확률도 높죠--;
헤어 드라이기
이것도 공공연히 전해져 내려오는 빨래 말리기의 비상책!! 비닐 봉지 준비하고 그 안에 말릴 목표물인 빨랫감을 투척~! 뚫린 구멍으로 헤어 드라이기의 주둥이를 들이 밀고 슈슈슝~~가동 시키면 간이 건조기 완성~!!!
단, 이 역시 말리려다 빨래를 태워먹을 수 있는 위험이 따르죠! 또한 헤어 드라이기의 열기와 빨래의 건조 과정을 조절해야 하는 섬세함이 필요~ 다리미질만큼이나 집중력을 요구하므로 신경감각이 둔한 사람이 잘못하다간 불 나요~ 불!!
그래도 선풍기, 다리미, 헤어드라이기는 그나마 일반적인(?), 혹은 한번쯤은 실행해 본 방법들이지만.. 잠시 발상의 전환을 가지며 빨래 건조에 사용해도 꽤 괜찮을 듯한 가전제품들을 생각해 봤지요~ (잉여로운 시간이 남아돌고 있는지라--;;)
전자레인지
타이머 기능이 있는 전자레인지는 어떨런지? 시간을 맞춰놓고 빨래를 돌려 놓으면 맞춤 건조가 가능하니까 옷을 태워 먹을 리도 없잖아요~ㅎ 대신 그날 입을 옷에는 전자파가 한 가득 묻어 있겠죠--;;;
식기 건조기
그릇 대신 옷을 넣어둬도 좋겠단 생각을…… 살균 기능도 있으니까 깨끗하게 입을 수도~~ 대신 더러운 옷감이 들어간 건조기 안에 식기류를 넣기는 몹시 찝찝하것죠~ (비위가 좋으면 괜찮을지도….)
밥솥
그 옛날 울 할머니가 따뜻한 밥솥 위에 속옷을 말려 놨던 기억이 새삼 떠올라 밥솥도 당첨~~!! (하지만 밥솥 위에 단정히 놓인 속옷을 보는 건 민망--;;;)
그러나 생각을 거듭할수록 양말 널어 놓은 식기 건조기나… 빤추 돌린 전자레인지는 도무지 아닌 듯…--;; 꿉꿉한 날씨 때문인지 발상도 영~ 꿉꿉해지네요~--;
그냥 가전 제품은 제 용도대로 쓰는 게 진리~!!
제습기
장마철 제대로 빨래 말리기엔 제습기가 갑!! 찾아보면 요런 귀요미 스타일의 깜찍한 위니아 제습기도 있던데… 집안 인테리어도 생각할 겸 보기에도 덜 민망할 겸 그냥 장마철에는 방안 습기 잘 빨아 들이는 좋은 제습기 구입해 쓰는 게 가장 올바른 빨래 건조 방법일 듯요~~
뭐든 정석으로 하는 게 모든 길의 지름길~~!! 멀쩡한 가전 제품으로 엉뚱한 행동 말고 제습기로 뽀송뽀송한 장마철 보내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