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경제] 엥겔지수
전체 지출 중 식비의 비율… 코로나로 곡물값 뛰어 상승폭 커졌어요
입력 : 2023.04.27 03:30 조선일보
엥겔지수
▲ 독일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 엥겔지수는 그의 연구에서 비롯했어요. /위키피디아
Q.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나라의 엥겔지수가 주요 선진국보다 많이 올랐다는 기사를 봤어요. 엥겔지수는 뭐고, 우리나라의 상승폭이 큰 이유가 뭔가요?
A. 엥겔지수는 일정 기간 가계의 소비 지출 총액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전체 소비액 중 식비가 얼마를 차지하느냐를 의미하죠.
엥겔지수는 독일 통계학자 에른스트 엥겔의 연구에서 나왔어요. 그는 벨기에 노동자 가계조사를 하던 중 전체 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해요. 저소득층일수록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소득이 높을수록 식비 대신 교육이나 문화생활을 위한 지출이 많아진다는 것이었죠. 이 내용을 '엥겔의 법칙'이라 불러요.
엥겔지수는 한 국가의 경제적 수준을 말할 때도 써요.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엥겔지수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엥겔지수는 코로나 직전이었던 2019년 11.4%에서 2021년 12.8%로 1.4%포인트 상승했다고 해요. 같은 기간 주요 선진국 G5(미국·영국·일본·독일·프랑스) 평균 상승 폭인 0.9%포인트보다 큰 수치예요. 우리나라의 엥겔지수가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간 이유가 뭘까요?
이 기간 우리나라 식품 물가가 급등한 점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어요. UN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2020~ 2021년) 우리나라 '식품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평균 5.2%로 G5 평균인 1.7% 대비 3배 이상 높았어요. 우리나라 식품 물가가 주요 선진국보다 많이 오른 것은 우리나라가 주요 농산물을 대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 곡물 소비량 중 국내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율이 19.4%밖에 되지 않거든요. 미국(117%), 유럽연합(102.1%), 영국(95.3%), 일본(23.9%)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전 세계 공급망이 불안정해져 국제 곡물 가격이 올랐고, 그만큼 우리가 받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었어요.
엥겔지수가 높아지면, 저소득층의 생활이 특히 어려워져요. 고소득층에 비해 가처분소득(전체 소득에서 세금 등 필수적인 지출을 빼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소득) 자체가 적기 때문에 식비 지출이 늘어나면 다른 지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거든요. 실제로 식료품 말고 다른 품목의 소비를 위해 쓸 수 있는 돈의 감소율을 따져보니 저소득층(하위 20%)이 고소득층(상위 20%)의 4.8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국제 곡물 가격 인상 등에 따른 충격을 덜 받기 위해서는 농산물 자급 능력을 기르는 게 필요하겠죠.
김나영 양정중 사회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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