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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큐슈지방 기행 !
우제관
3년전 1월 상순, 정년퇴직 2개월을 앞두고 직장 동료들과 같이 일본의 남큐슈지방을 여행하기 위해 관광버스에 몸을 싣고 부산으로 출발했다.
아침 8시경 부산 외항선 부두에서 출항 수속을 마친 우리 일행은 제트엔진을 양쪽에 장착한 코비라는 고속 쾌속정을 타고 213㎞나 떨어진 일본의 후쿠오카 근처에 있는 하카다항으로 출발했다. 다행히 바다는 조용하고 바람도 불지 않아 파도는 거의 없었으며, 쾌속정은 미끄러지듯 바다를 달려 오전 11시경 우리는 가슴에도 벅찬 일본의 하카다항에 무사히 도착하여 입국 수속을 밟을 수가 있었다.
일본의 입국 수속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꽤나 까다로웠다. 양손의 검지 지문을 찍게 하고 얼굴을 다시 또 찍게 하는 등 입국 수속 자체가 다소 불쾌했다. 지문을 찍는 것도 규정에 맞지 않으면 몇 번이고 다시 찍게 하기도 하여 때로는 입국 업무가 다소 지연되기도 했다.
입국 수속을 마친 우리 일행은 시간 관계상 점심 식사를 이동하는 버스 내에서 일본식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그도 그럴 것이 3시간 30분을 달려야 제일 첫 관광지인 가고시마에 있는 에비노고원의 설경과 족욕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가이드는 말했다.
일본의 남부 지방은 비교적으로 산이 많아 그 옛날에는 이동하기가 몹시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터널을 뚫고 다리를 놓아 이동하기가 너무나도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특히 후쿠오카에서 가고시마까지 총 길이 300여㎞나 되며, 가는 도중에 산이 많아 어떤 지역은 23개의 터널이 연속적으로 설치 있었으며, 그 터널의 총 길이만도 43㎞에 달한다고 했다
버스로 이동하는 도중에 주로 바깥의 풍광을 주의 깊게 볼 수가 있었다. 일본의 농촌도 곳곳이 비닐하우스 설치 등으로 우리나라와 거의 흡사하였다. 그러나 잘 구획된 산과 들 그리고 농지들이 우리나라와는 사뭇 달랐다. 가끔씩 마을 입구에 납골당이 조성되어 있어 산에는 무덤이 하나도 없었고 경제적으로 쓸모 있는 삼나무, 편백나무들이 우거져 문자 그대로 울울창창하였으며, 한마디로 산은 나무로 넘쳐흘렀다.
들판에 가끔 산재되어 있는 집들은 대부분 2층집으로 지어져 있었으며, 집 주변 또한 가지런히 정돈된 것은 물론 깔끔하게 청소도 잘 되어 있어 우리나라의 농촌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기리시마 온천마을로 가는 도중에는 이따금씩 온천수가 분출되어 수증기가 길을 막아 자동차가 잠시 쉬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에비노고원은 온통 눈으로 뒤덮여 있으며, 해발 약 1200m에 위치하여 무료로 노천탕에 족욕을 할 수 있도록 구비되어 있었다. 기리시마는 1937년에 1000년 이상 된 삼나무가 많아 이를 보존하기 위해 세계 문화유산으로 이미 등재되었다고 한다.
특히 인체에 이로운 음이온 발생은 편백나무, 삼나무, 소나무 순이라고 하며, 일본의 산림의 주로 음이온이 많이 발생되는 나무들로 심어져 있어 어떤 면에서는 복 받은 나라라고 생각이 되었다.
기리시마신궁은 1715년에 건립되어 건국 5신을 모시는 신궁이다. 800년 이상 된 삼나무로 신궁의 신목 재료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천황가의 이야기로 신화가 전해지고 있으며, 그 곳에는 천황을 표시하는 다른 곳에 없는 국화 문양이 박혀 있었다.
일본의 모든 호텔에서는 음료수가 따로 비치되어 있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부에서 수돗물을 잘 정수하여 위생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하여 공급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고시마 도큐 호텔은 2인 1실로 관광지답게 고급 호텔이었다. 음식도 뷔페식이고 온천욕 또한 멋진 곳이기도 했다.
다음 날 오전에는 이브스끼의 모래찜질을 했다. 이 모래찜질은 170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며, 위장병, 피부미용, 루마티스, 혈액 순환이 잘 되고, 몸의 마비 증상이 완화되는 등 환자들이 많은 효험을 보았다고 구전되어 더욱 유명하기도 했다. 찜질 방법은 모래에 몸을 묻고 약 15분간 정도 있으면 온 몸이 더워지면서 땀이 솓아진다고 했다. 그리고 몸을 맑은 물로 깨끗이 씻고 나오면 모래찜질은 전부 끝이 난다.
가고시마 거리의 가로수는 야자수, 코코넛나무 등 주로 열대 수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동백나무로 산울타리를 조성하고 있었다. 이브스끼로 가는 길에는 가끔씩 유채꽃이 만발하여 있었으며, 2월에는 유채꽃 축제가 벌어진다고 했다. 한편 이브스끼 지방은 채소 단지로 양배추, 완두콩 등을 재배하고 있으며, 이름을 알 수 없는 종자를 파종한다든가 배추모종을 이식하기도 하며, 이식이 끝난 모종에는 물을 주는 곳도 가끔 볼 수 있었다.
이께다호수는 5,500년 전에 생긴 칼데라 호수로 화산 폭발로 만들어졌다. 둘레가 15㎞, 수심은 약 233m, 정도이며, 특히 이 호수에는 길이 2m, 무게가 15㎏ 되는 거대한 뱀장어들이 살고 있으며, 호수 주변에는 현재 유채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이께다호수 앞에서 우리 일행은 현지 식으로 장어 요리를 포함한 중식을 하고 다시 1914년에 마지막으로 폭발한 이후 아직도 활동을 하고 있는 사쿠라지마의 활화산을 구경하러 출발했다.
사쿠라지마 활화산은 버스 째로 배에 싣고 가는데 약 15분간 정도 걸리며, 4㎞ 거리에 있는 작은 섬으로 약 1,117m 정도 높이의 산으로 이루어졌고 주민들이 약 4,000여 명이나 지금도 살고 있으며 중학교도 있다고 한다. 한 때는 이 섬에도 14,000여 명이나 살았지만 지금은 위험하여 인구가 많이 줄어 그리 많지는 않다고 했다.
사쿠라지마에 살고 있는 중학생들은 의무적으로 1년에 1회씩 1.5㎞ 수영대회를 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화산이 폭발한다면 피신을 해야 하니까 평소에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쿠라지마는 원래 벚꽃이 아름다운 섬이였으나 마지막 화산 폭발 때에 용암의 분출로 육지와 연결이 되었으며, 섬 전체가 용암돌이 산재되어 있다. 그리고 섬 안의 대부분 식물들의 잎은 화산재의 먼지로 뒤덮여 있었으며, 오늘도 연기가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것을 보았다.
또한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머리에 화산돌을 맞지 않으려고 수시로 헬맷을 쓰고 다닌다고 한다. 화산이 폭발된 지역에서는 200년간 식물의 재배가 되지 않는다고 하며 이 지역에서만은 밀감의 오염 방지를 위해 모두 봉지를 씌워 재배하고 있었다.
제 3일 날 오전에는 우도신궁을 관광했다. 우리나라의 강화도 안에 있는 석모도의 보문사와 흡사한 자연동굴 구조였다. 단지 다른 점은 우리나라의 보문사는 그냥 동굴 내에 불상을 모셔 놓고 불공을 드리는 전형적인 한국식 사찰인 반면, 우도 신궁은 동굴 내에 다시 신궁을 지어 건국 신을 모시는 신궁 이였다.
한편 빨래판 해변은 수 천만 년 전 이암 또는 사암이 바다 속에 퇴적되어 화산의 폭발로 인하여 지각이 변동되어 수 천만장의 빨래판처럼 생긴 암석이 해변에 펼쳐져서 장관을 이루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수 만㎞ 떨어진 칠레에서 일본에서만 유일하게 복사해 온 7개의 모아이 석상은 실물 크기와 꼭 같다고 했다. 멀리 태평양을 바라보면서 마치 일본 열도를 지키고 서있는 돌부처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제 4일 날 오전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이라서 한결 발걸음이 가벼웠다. 일본 국민들도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먼저 개화되고 기초 질서를 더 잘 지키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국민으로서도 유명하다. 일본 영토인 대마도 옆을 배가 지나 올 때는 괜히 억울한 마음이 울컥 일어났다.
일본의 하카다 항구에서 대마도까지의 거리는 무려 154㎞나 되지만 대마도에서 부산까지는 불과 59㎞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지리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마도가 어찌하여 일본 땅으로 되어 있는지 아직도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옛날 세종대왕 때 왜구들이 부산이나 제주도 등 남해안 일대에 자주 노략질을 한다고 대마도를 정벌하였다. 그 때 군대를 파견시켜 우리나라 국토로 편입시켜 통치하지 아니한 것이 너무도 원망스럽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으로 늘 같이 해온 이웃 나라이지만 수 차례 전쟁으로 우리에게 많은 피해를 입힌 나라이기에 우리는 아직까지도 일본에 대한 악감정과 좋지 못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화해와 관용으로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고 이해하는 한편, 서로의 우수한 문화와 기술을 함께 공유하는 우방국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국민들의 기초질서와 정리정돈이 잘 된 나라! 깨끗하고 깔끔한 거리와 자동차 문화, 부지런하고 인사예절이 바르며, 친절한 국민들이 너무나 부럽기만 하다.
우리도 일본 국민들의 좋은 점을 본받아 하루 빨리 경제대국, 관광대국, 예절대국이 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14. 8. 25.
첫댓글 즐거운 여행을 하셨습니다. 언젠가는 우리나라가 모든 면에서 일본을 능가하는 날이 올 수 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최상순드림
tha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