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설관과 선거운동 공로자
충청효교육원 원장
명예 효학박사/ 최기복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하마평(下馬評)이 무성했다. 각료의 추천은 대통령 몫이고 걸러 내는 일은 국회의 몫이다. 실권은 대통령에게 있으나 여론과 국민 시각에 의하여 드러난 인사들의 비위나 전력은 훈장처럼 몸에 달고 다니는 것이라서 대통령이라고 하여 이를 무시하고 임명할 수는 없다. 반대를 위한 반대에 익숙해진 야당과 이를 발목 잡는 반대 집단으로 몰아치는 여당의 싸움 속에 어부지리 되어서는 안 될 인사들의 기용이 우리들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통령은 그렇다 치더라도 광역시·도 단위 단체장들의 인사 기용은 기가 막히다.
우리말에 입도선매(立稻先賣)라는 말이 있다. 아직 논에서 자라고 있는 벼를 미리 돈을 받고 팔아넘긴다는 이야기다. 당선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선되면 당신에게 고위직 자리를 내어 줄 터이니 내 선거운동 열심히 하라는 요지다. 그렇게 등용된 인사는 전문성이거나 장악력이거나 자리에 걸맞은 인성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지금 정부 여당에서 그렇게 등용된 인사들을 임기 전에 내놓고 물러가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정권이 바뀌거나 단체장이 바뀌면 당연히 자리를 내어놓는 게 마땅함에도 이들은 이를 잡고 임기를 고집한다. 조례나 법률로 보장된 임기니까 그동안 더 해 먹겠다는 요지다. 전술한바 기용되어서는 안 되는 인사를 기용한 이후 사업이 망가져도 조직이 와해 되어도 그 귀속을 책임져야 할 사람은 서로 핑퐁 질이다. 큰 그림을 그리는 대통령은 국무총리 추천권을 야당에게 주어 보이기도 하고 국회의원들에게 추천위원회를 만들어서 복수 추천을 권장해 보기도 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지방 자치단체장들 또한 똑같이 선거 때 이용한 인사들에게 선거운동 중 미리 자리를 정하고 나서 당선되면 자리를 나누어 준다.
기가 막힌 것은 들러리를 공모한다는 것이다. 이미 내정해 놓은 사람이 있음에도 공모형태를 통하여 객관적 인선 인양 면피용 공모절차를 밟는다는 것이다. 순진한 인사들은 그것도 모르고 서류 준비하여 응시생들처럼 가슴을 조이며 결과를 기다리다 먼 산을 바라보며 한숨을 쉰다. 공직자들의 책임 모면을 위하여 죄 없이 희생하는 민초들의 아픔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대전시의 예를 들어보자. 대전시에는 (재)한국효문화진흥원이 있다. 2023년 1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원장 후임으로 새로운 원장을 선발해야 한다. 법인 정관과 내부지침에 의한 임원 추천위원장 명의로 공개모집 공고를 띄운다. 이미 원장은 내정된 소문이다. 한국효문화진흥원 설립 후 1대 2대의 원장내정 소문이 모두 사실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7명의 심사 위원 중에는 대전시장 2명 시의원 3명 진흥원 이사 추천 2명이다. 차기 원장으로 내정된 인사는 시장선거에 도움을 주었던 인사로 이미 파다하게 소문이 나 있다. 함에도 계획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효교육을 받은 인사거나 관련 학자거나 검증된 인사라면 단체장의 인격이라도 믿을 만하지만 오로지 위인설관이거나 보은용 인사로 선거 빚을 갚는 행위를 한다면 이는 선거법 위반일 수도 있다. 시민의 무관심과 관련자들의 무대응이 효문화 진흥의 미래를 망가뜨리고 나라의 인성교육의 틀을 깬다면 그 책임은 이를 수수방관한 효 관련 인사들의 책임이나 힘센 대전시장의 책임이 아닌가? 선비문화의 고장 충청도가 그럴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첫댓글 효에 관한곳에는 전문성없이 보은 차원의 인사는 해서는 안되는것 입니다. 우리사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우리것이 아니라 미래의 우리 자손들것입니다. 효의 상실은 어차피 나중에 우리 발등에 발등 찟는것 입니다. 효 교육만큼은 전문성과 도덕성을 가진 사람만이 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