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펌] 한일 군사협정 ------- 자위대 한반도 출병 (역시 일본인 대통령)

[버스노동자]

요약 : 일본은 현재 헌법을 고쳐가면서 군대를 갖추고, 자위대를 해외 파병하여 대륙 진출 야욕을 불태우고 있음 ( + 북한 위협 견제)

         남북전쟁 시 한국 내 일본인 구출을 명분으로, 한국에 자위대 출병이 가능케 협의중이라는 내용. (이명박이라면 가능할듯)

            (그러나, 일본에 문제 생겼을때 재일한국인 구출을 위해 한국군대가 일본에 출병 가능하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

[심층분석/한일 군사협정] 자위대 한반도 출병

긴 글을 시작하면서, 먼저 옛날 얘기부터 꺼내보려고 합니다.

혹 ‘부산적기론(釜山赤旗論)’ 을 아십니까?

이 말은 한국전쟁 당시 일본 우익들이 만들어낸 말로, 1960년대 한일회담 때와 1980년 5.18 민주화항쟁 당시 일본 정계에서 운위됐었습니다.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유독 일본에서만 거론됐을까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한국땅 부산에 ‘적기(赤旗)’, 즉 붉은 공산당 깃발이 나부끼면 일본도 위험하다는 얘깁니다. 부연해서 설명하자면, 한국이 공산화되면 일본도 공산화의 우려가 있으니 한국이 공산화되지 않도록 일본이 나서서 정치․경제적으로 도와야 한다, 그런 얘깁니다. 다시 말하지만 한국을 위해 일본이 한국을 돕는 게 아니라 일본을 위해 한국을 돕는다는 것입니다.

먼저 1950년대 ‘부산적기론’부터 살펴볼까요?

‘부산적기론’의 원조는 한일회담 일본측 수석대표였던 사와다 겐조(澤田薕三)라는 자였습니다. 그는 1958년 6월 11일 열린 제4차 한일회담에 참석해서 이런 망언을 떠벌렸습니다.

"38선을 압록강까지 밀어 부치는 것이 한일회담 교섭의 목적이다. 38선이 부산까지 내려오면, 일본은 당장 위험하기 때문이다. 지하에 잠든 조선관계 선열들의 영을 생각해서라도, 이 일을 잊어선 안된다."

재일 통일운동가 정경모 선생

근년에 사와다의 망언을 다시, 좀 더 자세하게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재일 통일운동가 정경모 선생은 <한겨레>에 기고한 연재(2009. 7. 15)에서 일본 우익들의 망언을 소개하면서 그 끝에서 사와다의 망언에 대해 이렇게 증언하였습니다.

“… 그중에는 ‘현재의 일본이 일청전쟁과 일로전쟁의 뒤를 이어 삼세번째 다시 한번 일어나 38선을 압록강 저편으로 밀어내지 못한다면 저승에 가서라도 무슨 낯으로 조상들을 뵈올 수 있겠는가’라는 것도 있었소이다. 58년 제4차 한일회담 때 수석대표인 사와다의 이 발언은, 어느 때이고 일본은 메이지시대처럼 조선을 말굽으로 유린해 보겠다는 야심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인데, 그러면 사와다의 발언을 아무 근거도 없이 내뱉은 허튼소리였나 하면 절대로 그런 것이 아니었소이다.

일본 자위대가 작성한 비밀문서 ‘미쓰야(三矢) 작전’이라는 방대한 문서가 있어요. 이것은 제1동(動)에서부터 제7동까지 조선에서의 군사행동을 상정한 면밀한 작전계획서인데, 제7동에 이르러, 미군이 원자폭탄을 북조선에 떨어뜨려 승리를 거두게 되면, 일본군은 유엔군의 일부로 조선에 주둔을 계속한다는 것으로 되어 있소이다. 이것이 완성된 것은 한일조약(한일협정) 2년 전인 63년이었으니까 58년 사와다 발언의 시점에서 ‘미쓰야 작전’의 윤곽은 이미 확정되어 있었다고 봐야 옳지 않겠소이까.…”

사와다의 발언은 조선땅은 자기(일본인) 선조들이 가꾼 땅이므로 그것을 제3자가 38선으로 분단시킨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선조의 공로를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하여 죄송스럽다는 뜻입니다. 한국땅을 일본의 고토(古土) 정도로 인식하는 사와다의 의식이 놀랍다 못해 기가 찰 노릇이지요. 정 선생의 주장에 따르면, 일본은 불과 패전 몇 년 뒤인 1950대부터 ‘한반도 재침탈’ 계획을 세워두었던 셈입니다. 후반부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일본의 한반도 침탈 의도는 2011년 현재도 ‘진행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1960년대 초중반에 다시 일본에서 거론됐던 ‘부산적기론’을 살펴보겠습니다.

1961년 한국에서는 박정희 소장이 중심이 돼 5.16군사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습니다. 맨손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정치를 하려니 정치자금이 필요했고, 그 돈줄로 대일청구권자금을 생각해냈습니다. 이걸 받아내려면 일단 한-일간에 국교가 수립돼야 가능했습니다. (물론 한일 국교정상화 협상은 이승만 정권 때부터 진행돼오던 것이었습니다.) 박정희는 측근인 김종필(JP)을 시켜 속도를 내보라고 독촉했습니다.

5.16 직후인 1961년 6월초 박정희의 ‘밀사’가 일본으로 향했습니다. 그는 당시 중앙정보부 5국장으로 있던 최영택(육사8기)으로, 그는 주일대사관 참사관 자격으로 일본의 정객들을 접촉했습니다. 최영택이 제일 먼저 접근한 인물은 일본 우익의 거물인 야쓰기 가즈오(矢次一夫)라는 자였습니다. 그는 일본 정계에서 막후인물로 통하는 자로, 초등학교 학력이면서도 일본 우익의 씽크탱크인 국책연구회를 만들어 정.재계에 막강한 영향력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최영택이 야쓰기에게 한일 국교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도움을 요청하자 야쓰기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공산주의 세력을 저지하기 위해서도 일본과 한국은 손잡아야 합니다. 국교를 정상화하고 일본은 한국을 지원해 튼튼한 나라를 만드는 데 일조해야 합니다.”

야쓰기의 입에서 뜻밖에도 ‘부산적기론’이 되풀이 된 것입니다. 이미 이 무렵 일본 정계에서는 ‘부산적기론’이 다시 고개를 든 것입니다. 그 배경엔 미국이 있었습니다. 그 무렵 미국은 동북아 군사정책에 일대 변환을 시도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중국과 소련(현 러시아)에 대응하는 방어선으로 구상하였습니다. 그렇게 하자니 자연히 한-일간 관계개선이 필요했고, 그래서 일본에 대해 한국과 국교를 정상화 할 것을 압박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 총리는 이케다 하야토(池田勇人). 1957년의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내각에서 재무장관·통산장관을 역임한 그는 1960년 7월 기시가 총리직에서 사임하자 후임으로 총리대신이 되었습니다. 이케다는 미국에 대해서는 미일안보조약 체결 등 친미성향을 유감없이 드러냈습니다만, 한일관계 개선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8000만 달러가 최대한’(오히라 외상 증언) 운운하며 한일회담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

지지부진하던 한일회담이 전기를 맞은 것은 사토의 등장이 하나의 계기였습니다. 3선을 준비하고 있던 이케다(池田勇人)가 병으로 갑자기 총리직에서 퇴진(1965년 사망)하는 바람에 사토 에이사쿠(佐藤栄作)가 총리가 된 것입니다. 그는 자민당 총재 선거도 없이 당내 원로회의를 거쳐 1964년 10월 총리대신에 취임했습니다. 졸지에 총리가 된 사토는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뭔가 ‘한 건’을 보여줄 필요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 때 사토에게 ‘한 건’의 먹잇감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한일 국교정상화였습니다. 그리고 그 때 사토가 들고 나온 명분이 바로 ‘부산적기론’이었습니다. 사토는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이 급변하는데다 한국에서 만주군 장교출신 친일성향의 박정희가 정권을 잡자 국제적 공조도 강화하고 이를 기화로 자신의 입지도 다질 겸해서 다목적 카드로 한일 국교정상화를 들고 나온 것입니다.

이런 사토를 도운 것은 그의 친형인 기시 전 총리였습니다.(사토는 성씨가 다른 집안으로 양자를 갔는데, 일본에서는 이성양자(異姓養子)가 가능함) 당시 기시는 사토 총리의 정치적 후원자를 자임하고 있었는데, 그가 상임고문을 맡고 있던 아시아문제연구소에서 ‘부산적기론’을 나팔을 불고 나서준 것입니다. ‘부산적기론’은 일본 우익들이 당시 한일경협 반대론자들을 설득하던 논리이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자민당 일한회담 촉진 PR 요강‘이란 이름으로 배포된 문건에서 ‘부산적기론’ 부분만 옮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부산적기론 = 조선동란(6.25전쟁) 당시 연합군 및 한국군이 공산군의 공격을 받아 부산 부근까지 후퇴해 일시적으로 조선해협(현해탄)까지 넘어오지 않을까 우려했던 기억은 지금도 일본국민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일한(한일)의 국교가 정상화 돼 한국의 정치적, 경제적 안정의 기초가 마련된다면 일본을 위해서라도 극히 바람직하다” (‘자민당 일한회담 촉진 PR 요강’, 1964년 12월)

이로써 이승만 정권 이후 14년간을 끌었던 한일회담은 사토 내각 출범 6개월 만에 종지부를 찍고 말았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인들은 민족이나 국가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나 혹은 자신이 속한 정파의 이익을 위해 뭔가를 도모하는 것이 보통인가 봅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1980년대에 다시 등장한 ‘부산적기론’을 한번 살펴볼까요?

1950년대 초 한국전쟁 때 일본 우익 정치인들이 만들어낸 ‘부산적기론’은 1960년대 한일회담 때 사토 수상이 유용하게(?) 써먹더니 1980대 들어서도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계기는 1979년 10.26사건과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입니다. 18년간 지속돼온 박정희 정권은 반공(反共)이 국시(國是)였습니다. 그런데 그 ‘반공의 보루’라고 여겨온 박정희 정권이 갑자기 막을 내린데다 그 이듬해 이른바 ‘좌익용공세력’들이 광주에서 폭동을 일으켰다고 하니 바다 건너 일본의 우익들로서도 걱정이 컸던 모양입니다.

박정희에 이어 다시 군부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등 신군부에게 가장 큰 고민은 경제문제였습니다. 박정희 정권 시절 한국은 중화학공업에 과도한 투자를 한 탓에 자금난을 겪고 있었는데 그 여파가 몰아닥친 것입니다. 이에 전두환 정권은 당시 일본 나카소네(中曾根) 총리를 통해 60억 달러의 차관을 얻어옴으로써 다행히 이 위기를 넘겼습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한국경제가 무너지면 좌경화 돼 부산에 붉은 깃발이 휘날린다.”는 이른바 ‘부산적기론’이 공공연히 운위됐었다고 합니다. 일본은 박정희에 이어 강력한 반공세력으로 등장한 전두환 정권을 지원하는 길이 자신들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앞에서 ‘부산적기론’ 얘기를 장황하게 한 것은 이제부터 시작할 본론을 위해서입니다. 조상 없이 후손이 있을 수 없고, 뿌리 없는 나무가 없듯이 오늘의 일본의 행태는 ‘부산적기론’을 기조로 한 ‘한반도 재침략’ 정책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이 점을 우리 정책 당국자들은 물론 일반국민들도 제대로 인식해야 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2010. 11.23)이 발생한지 보름 뒤인 지난해 12월 11일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에 전쟁 등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을 피난시키기 위해 자위대를 한국에 파견할 수 있도록 한국과 협의를 시작할 뜻을 밝혔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 발언의 당사자는 일본의 현직 총리입니다. 총리가 이런 정도의 얘기를 꺼낼 때는 그냥 아이디어 차원에서 던져본 애기가 아니라 이미 일본 정부 내에서 이런 논의가 상당히 진척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날 간 총리의 이같은 얘기는 평시도 아닌, 연평도 사건 뒤에 나온 것이어서 시기적으로 주목할 만할뿐더러 또 단순히 원론적인 얘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간 총리는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견에 걸림돌이 없도록 자위대법 개정을 검토할 뜻을 구체적으로 내비쳤습니다. 그의 발언을 뒷받침 하듯 일본의 주요언론들도 이를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간 나오토 현 총리

간 총리의 발언 다음날인 12일 일본 <도쿄신문>은 “일본정부는 1999년 주변사태법 제정 때 자위대법을 고쳐 자위대의 외국 파견을 가능하게 했고, 방위성은 한반도 유사시 자위함 등을 한국에 파견해 일본인을 넘겨받는 계획도 세웠다”며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남에 따라 한국 거주 일본인의 피난을 둘러싼 협의를 서둘러 진척시킬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요미우리신문>도 “일본정부는 1997년 작성한 ‘미-일 방위협력 지침’에 유사시 한국에 있는 일본인 구출계획의 협조를 명시했으며, 미-일 양국간에는 비전투원 철수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 작성이 진척돼 있다”며 “남아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한국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복잡한 얘기 같지만, 행간의 의미를 더듬어서 요약해 보자면 대충 이런 얘깁니다. 일본은 한반도에 유사시 자국민 안전(보호)을 위해 한반도에 자위대를 파견시킬 계획을 이미 수립해 두었고, 미국과는 얘기가 이미 끝났다. 다만 한국과는 껄끄러운 과거사도 있고 해서 아직 본격적으로 이 건을 꺼내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협상을 통해 관철시켜 나가겠다. 저는 이런 얘기로 읽힙니다만, 독자여러분들을 어떻습니까?

그러면 이번엔 일본의 껄끄러운(?) 협상 파트너인 한국측의 입장을 한번 살펴볼까요?

간 총리의 이런 발언에 대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간에 이런 문제가 협의된 바 없고, 일본 쪽에서도 제기된 바 없다”며 “일본 자체 내의 논란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코멘트 한다든가, 판단할 입장은 아니다.”(<한겨레> 2010. 12. 13)고 밝혔습니다. 일본은 총리가 나서서 강한 의지를 표명하는 데 반해 우리 외교부 당국자라는 사람의 얘기가 이런 식입니다. (심지어 ‘비공식 협의’도 없었다고 부인했다고 합니다.) 최소한 “그런 내용을 잘 알고 있다. 우리도 적극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런 정도는 나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외교부 당국자라는 사람은 일본 총리가 공개석상에서 밝혔고, 일본 언론에 상세히 보도된 내용을 두고서도 아는 바 없다, 일본 내의 얘기니까 우리가 뭐라고 할 입장도 아니고, 판단할 입장도 아니다. 그러면 이런 외교문제를 판단하는 정부 부처는 대체 어딘가요? 혹 농림부인가요? 아니면 여성부인가요?

그러면 이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은 어떨까요? 놀랍게도 청와대는 한 술 더 뜹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간 총리가) 깊이 생각하고 한 얘기 같지 않다”며 “현실성 있는 얘기는 아니다.”고 말했답니다. 한 마디로 가관이군요. 일본 총리가 그냥 불쑥 한 마디 했다는 식입니다. 우리 대통령도 아무렇게나 그렇게 한 마디 휙 던지나요? 대통령이나 총리의 한 마디에 주가가 천당에서 지옥을 오가기도 하고, 한 나라의 정책이 동(東)에서 서(西)로 가기도 하는데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이 깊이 생각도 하지 않고 말했다? 그것도 자국 내 문제도 아닌 외교문제를?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라는 자가 어떤 자인지는 몰라도 이런 자들 때문에 우리나라 외교가 자꾸 헛발질을 하는 것입니다.

서울 세종로 도심에 위치한 한국 외교통상부 청사. 청사는 세계 최고 수준 같은데...

보도에 따르면, 한국 거주 일본인은 2009년 10월 기준 2만 8000여명이라고 합니다. 일본정부는 오래 전부터 한반도 사태를 대비해 자국민의 피난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합니다. 그 방법도 미군 수송기 등이 아니라 자국의 전용기나 자위대 함정을 이용해 실어 나르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요미우리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이런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협의 요청에 대해 그간 한국정부가 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만약 요미우리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간 이런 문제를 협의한 적이 없다던 외교부 당국자의 말은 거짓이 되겠군요.) 그러던 중 이번 연평도 사태가 터지면서 이제는 그런 문제를 본격적으로 한국과 상의할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간 총리의 이번 발언에 대해 혹자는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재외 거주 자국민 보호를 위해 안전조치를 취하는 것은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당연한 의무가 아니냐는 점 말입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동의합니다. 자국민 보호를 위해 애쓰는 그 자체를 나무랄 것은 아닙니다. (한국정부는 재외 거주 한국인이나 재외교포들을 너무 안돌봐서 오히려 그게 문제지요.) 문제는 일본의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병’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순수하지가 않다는 점입니다. 지난 역사에서 일본이 해온 행태가 그랬고, 근래까지 일본이 해온 작태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거 하나만 짚고 넘어가기로 하죠. 간 총리는 기자들을 만나기 하루 전인 12월 10일 북한 납치피해자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자위대가 한국을 거쳐 북한에서 행동’하는 방안을 거론한 바 있습니다. 이 짧은 한 마디에 중요한 두 가지가 담겨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을 거쳐’이며, 다른 하나는 ‘행동’입니다. 우선 한국과 협의도 되지 않은 사항을 국정 최고책자인 총리가 이미 기정사실화라도 하듯이 버젓이 입에 담고 있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피난’이나 ‘구조’가 아니라 ‘행동’이라고 한 것입니다. 여기서 ‘행동’이란 다름 아닌 ‘군사행동’을 말하는 것입니다. 군대란 명령 하나에 죽고 사는 집단이어서 일단 현장에 도달하면 그 어떤 행동도 명령 하나에 불사할 수 있습니다.

간 총리도 숨기고자 했겠지만 어쩔 수 없이 속셈을 들키고(혹은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앞에서 정경모 선생의 글을 인용하면서 일본 자위대가 작성한 비밀문서인 ‘미쓰야(三矢) 작전’에 대해 간략히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만, 이에 대해 좀 더 언급할 필요를 느낍니다. 왜냐하면 ‘뿌리’가 바로 이곳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한반도 유사시 일본행 난민 규모가 10~15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2006년 12월부터 미국과 공동으로 유사사태 대응 ‘공동작전계획’을 구체화시켰는데, 이 가운데 난민대책도 포함돼 있습니다. ‘공동작전계획’이라는 것은 한반도와 일본에서 유사 사태가 동시에 병행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까지 상정한 2002년의 미·일 공동 ‘개념계획’인 ‘5055’를 ‘실전용’으로 격상시킨 것입니다.

그에 앞서 일본은, 한반도를 포함한 일본 주변사태 대응책으로 1997년 미일방위협력지침(신가이드라인), 1999년 주변사태관련법 제정하면서 일단락 지었습니다. 이는 미군이 출동하면 일본이 도로와 항구, 비행장 등 지자체와 민간의 시설과 인력을 동원해 ‘후방지원’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또 일본이 직접 무력공격을 받을 경우 자위대와 미군이 미사일방어(MD)를 가동하고 적 기지를 공격하는 것까지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일본 자위대 지역별 배치 및 각 군별 병력 현황 (출처-파이낸셜타임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일본 자위대와 미군은 ‘공동작전계획’이라는 명분 아래 ‘가상 적’ 가운데 하나인 북한을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미·일 합동군의 북한 공격으로 한반도에서 ‘제2의 한국전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한국군은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군이나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을 쥐고 있는 미군 지휘 아래 들어가게 됩니다. 또 미군 지원이란 미명 아래 자위대가 한반도에 상륙할 경우 한국군은 일본 자위대의 지휘를 받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내용은 현재(평시)로선 가상시나리오에 불과하지만 만에 하나 유사시가 되면 즉각 현실로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미-일 간에 합의돼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출병을 구체적으로 상정한 이른바 ‘공동작전계획’은 그 뿌리가 바로 ‘미쓰야 계획’인 것입니다

‘미쓰야 계획’은 사토 에이사쿠 총리 때 방위청 장관을 지낸 고이즈미 준야(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부친) 등 방위청 간부들이 1963년 미국의 지원 속에 만든 것으로, 골자는 ‘미국이 동아시아 개입을 위해 일본을 군사적 대리자로 내세우고 한국과 대만을 거기에 묶어(미쓰야(三矢)=세개의 화살) 한반도와 만주 점령까지를 염두에 두고 짠 작전계획’입니다. 겉으로는 한일친선 운운하면서도 뒤로는 미국을 끌여 들여 ‘미·일 동맹’을 구실로 한반도 재출병 계획을 수립했던 것입니다. 이같은 내용은 1965년 2월 일본 사회당 소속 오카다(岡田春夫) 의원이 일본 의회에서 일본 방위청이 1963년(쇼와 38년) ‘한반도에서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한다’는 것을 전제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출동한다는 극비 군사작전 계획을 완성했다고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일명 ‘삼시(三矢)작전계획’으로도 불리는 이 작전은 세부적으로 모두 일곱 단계·24개 연구 과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카다 의원의 폭로에 따르면, 이 계획의 ‘제1단계’는 한국군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나 북한군이 개입하면서 한반도에서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이 때 주일미군이 1차적으로 전쟁에 출동한다는 내용입니다. 일본이 유엔군의 일원이 되어 자위대를 직접 한국에 파견하는 것은 ‘제4단계’ 상황이며, 이 비상 시나리오의 마지막 단계인 ‘제7 단계’ 상황에서는 미군이 원폭을 투하해 전쟁에서 최종 승리를 거두고,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 주둔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한국의 입장에서 이 작전계획이 문제가 되는 대목은 ‘일본군 한반도 재출병’ 시나리오입니다. 물론 이 계획은 일본군의 단독 출병이 아니라, ‘유엔군 일원으로 한국 출병’을 상정하긴 했지만 그 내용 중에는 일본군의 전투행위까지 용인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화살 세 개' 묶음은 부러뜨릴 수 없듯이 삼형제(한-미-일)가 힘을 합치면...

‘미쓰야 계획’이 결코 예사롭지만은 않은 것은 이 계획(원래 이름은 ‘쇼와 38년도 통합방위 도상연구’)이 세워진 시점과, 이 계획에 붙은 작전명 ‘삼시(三矢)’의 유래입니다. 원래 ‘삼시(일본어로 ‘미쓰야’)’란, 일본 에도 막부시대의 실존인물 모리 모도나리(毛利元就)가 죽기 전 아들 삼형제를 불러 놓고 다발로 된 화살 세 자루를 예로 들며 삼형제의 결속을 타일렀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이 작전명에 담긴 진정한 뜻은 ‘한·미·일 3국의 군사결속’이라는 것이, 이 계획의 존재를 처음 한국인에게 알린 정경모 선생의 주장입니다. 일본정부는 이에 대해 ‘계획이 세워진 해(즉 쇼와[昭和] 38년)에서 딴 이름’이라고 해명했는데요, ‘쇼와 38년’ 중 ‘38’은 일본말로 ‘삼시(三矢)’와 발음이 같습니다. 그러나 이건 구차한 변명일 뿐 그 본질은 정 선생이 지적한 내용 바로 그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특히 주목할 대목은 이 ‘미쓰야 계획’을 세운 시점입니다. 1963년이면 아직 한일 국교정상화도 되지 않았었고, 또 요즘처럼 북핵 위기가 발생하지도 않은 때입니다. 그런데 그 시점에 이미 한반도 출병계획을 세웠었고, 또 이를 40년 넘게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본의 계획은 대략 이런 것이었겠죠. ‘큰형’이랄 수 있는 미국과 먼저 얼개를 짠 후 한국과의 협상문제는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에 압력을 넣어 손안대고 코풀 생각을 했겠죠. 한국인들의 감정 등을 감안할 때 직접 협상이 쉽지 않다는 것은 일본도 이미 알고 있었을 테니 말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의 정치지도자나 보수진영은 미국의 말이라면 깜빡 죽고 넘어가니 말입니다. 사태가 이런데도 우리 외교부 당국자들은 이 사안을 마치 강건너 불구경 하듯 하는군요.

5일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10~11일 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이 한국을 방문, 김관진 국방장관과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정보보호협정과 상호군수지원 협정 체결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일본은 자국민 보호와 자기들의 일정대로 ‘미쓰야 계획’을 착실히 진척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요미우리신문>은 4일 “한일 양국 정부가 포괄적인 협력강화를 주창하는 새로운 공동선언을 봄에 발표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진척시키고 있는 것으로 ‘복수의 한-일 관계 소식통’에게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작년 1월 8일 <요미우리신문>은 ‘한일 양국이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안전보장 공동선언’(가칭)을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아래 사진 참조)했는데, 그로부터 꼭 1년 뒤에 거의 똑같은 내용을 다시 보도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요미우리신문>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했는데, 이번에는 외교부는 물론 국방부 당국자까지 나서서 “공동선언을 들어본 적이 없고, 이를 검토하거나 일본과 협의한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일간에 '안전보장 공동선언'(가칭) 채택을 예보한 <요미우리신문> 2010년 1월 8일자 인터넷판

그러나 한국정부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도 있더군요. 신경수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육군 준장)의 얘기는 외교부와 국방부 당국자들의 얘기와는 좀 다릅니다. 신 차장은 “한․일은 수년 전부터 정보보호협정이나 상호군수지원협정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협의된 내용이 없다.”며 “상호군수지원협정은 한반도 유사시 상황을 가정한 것이 아니고 인도적 지원이나 재난구조, 유엔평화유지활동(PKO) 등 낮은 수준의 교류협력으로 한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신경수 차장은 또 “한-일 관계가 동맹으로 갈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더군요. (<한겨레> 1월 5일자) 신 차장의 얘기를 간추리면, 한-일간에 현실적인 필요로 인해 ‘낮은 수준’의 교류협력은 갖되 ‘동맹 수준’으로 가지 않을 방침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신 차장의 말은 어폐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선 ‘한․일은 수년 전부터 정보보호협정이나 상호군수지원협정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협의된 내용이 없다’고 한 대목인데요, 이게 사실이라면 국방부가 직무유기를 했거나 아니면 이 말이 거짓말일 가능성이 큽니다. 국방정책상 한-일간 정책협의가 필요했다면 마땅히 협의를 했어야지요. 그럼에도 아직도 협의된 내용이 없다? 이 말이 협의 자체가 없었다는 것인지, 아니면 협의는 했는데 합의된 내용이 없다는 뜻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만, 필자가 추측하기엔 이미 수 차례 협의는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본 방위상이 10일 방한하는 것은 그간의 협의내용에 대한 점검, 내지 최종 조율 목적으로 보입니다. 올 상반기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을 포함해 <요미우리신문>의 보도가 사실일지 오보일지는 금년 봄을 지나보면 백일하에 드러날 것입니다. (만약 <요미우리신문>의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청와대 고위관계자’, ‘외교부 및 국방부 당국자’는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결론에 앞서 요즘 일본의 상황을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1년 현재, 일본은 그리 안녕하지 못합니다. 근래 들어 거의 1년 단위로 총리가 교체될 정도로 일본 정국이 불안정합니다. 게다가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자랑해온 경제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이미 경제대국 2위 자리를 중국에 내주었으며, 일본의 대표적인 산업인 전자산업도 한국 등에 자리를 빼앗긴 상황입니다. 게다가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사회는 늙었으며, 북한핵 및 장거리 미사일이 일본열도를 사정권 내에 두고 있어서 민심도 극도로 불안한 실정입니다. 전반적으로 일본은 이제 '저무는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건물 임대료로 노후를 보내는 노인과 비슷해 보입니다. 최근 연평도 포격사건을 일본 언론들이 연일 생중계 한 것만 봐도 요즘 일본인들의 심경을 읽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일본 민주당은 ‘파벌정치와 정경유착’으로 얼룩졌던 자민당식 정치를 청산해 달라는 국민들 염원을 등에 업고 8ㆍ30 중의원 총선에서 역사적인 대승(480석 가운데 308석 획득)을 거뒀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집권 초기 국정 리더십 부재 속에 구시대식 권력투쟁, 개혁조치들의 잇따른 퇴조가 맞물리면서 초대 내각의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취임 9개월 만에 낙마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자민당에 대한 향수를 얘기하기도 합니다. ‘자민당 집권 65년’에 종지부를 찍고 처음으로 정권교체를 이뤘지만 일본은 의식개혁은커녕 우경화 바람이 여전히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지금 일본은 나라 안팎으로 위기에 몰린 상황입니다. 그래서 일본은 미국을 등에 업고 또다시 대륙 진출의 야욕을 모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은 헌법 제9조에서 무력행사를 위한 군대를 둘 수 없고, 또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제국주의 패망 직후인 1947년 5월 시행돼 63년 동안 한 번도 바뀌지 않은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 그간 일본의 우익세력들은 개정을 수 차례 추진해 왔지만 관련 절차법도 없는데다 여론에 밀려 번번이 좌절됐습니다. 그러나다가 아베 총리 시절 헌법 개정 절차를 규정한 국민투표법이 제정되면서 일본은 2010년 5월 헌법 개정을 향한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2005년 일본 역대 최연소 총리에 오른 아베 신조는 "현행 헌법의 전문은 패전국이 승전국(미국)에 바친 반성문이다. 자기 손으로 만든 헌법을 가질 때야 비로소 주권국가라 할 수 있다."며 강하게 개헌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아베는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인데, 기시 역시 총리 재임시절에 개헌을 강하게 추진했던 사람입니다.) 참고로 일본 헌법9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헌법대로라면 지금 일본의 우익정치인들은 반(反)헌법적 행동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제2장 전쟁의 포기]
제9조
①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하게 희구하고, 국권의 발동 내지는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하게 이를 포기한다.
②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 해, 공군 기타의 전력은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2000년대 들어 북한이 일본 본토까지 도달하는 미사일을 개발,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일본열도는 거의 패닉상태에 빠져 들었습니다. 그러자 일본은 서둘러 첩보위성을 발사하고 전시 동원체제를 염두에 둔 입법, 즉 '유사관련법'을 제정하는 동시에 '군대 합법화' '국민의 국방의무'를 골자로 한 개헌을 추진해 왔습니다. 심지어 이시바 전 방위청장관은 북한에 대해 '자위적 선제공격'을 공언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서 보호받고 있습니다.)

상황이 악화되면 자칫 일본과 북한간에 전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정부가 취할 태도는 한반도에서의 전쟁 절대 불가와 함께 일본의 군사대국화 반대를 강력하게 천명하는 일이다. 일본이 자위권 운운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호소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나 이웃집 싸움으로 우리집 대문이 박살나는 일은 막아야 합니다. 또 어쩌면 그 싸움의 불똥이 우리집으로 옮겨 붙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 미사일 종류 및 사정거리 [그림 출처-(사)통일교육문화원 평화교육센터]

이제 이 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앞에서 보셨듯이 일본은 60년대 이래로 차근차근 자기들의 속셈을 준비해왔고, 또 일정부분 성과도 냈습니다. 민주당은 이전 자민당 정권과 마찬가지로 자위대의 해외 파견을 수시로 가능케 하기 위한 영구법의 제정과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허용하기 위한 작업에도 착수했습니다. 이번에는 북한의 위협과 이에 따른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워 자위대의 한반도 출병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간 일본이 해온 일련의 행동들을 볼 때 이를 단순히 자국민 보호대책으로만 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런 분야엔 비전문가인 저같은 서생의 눈에도 이런 게 보이는 데 수 십년간 국록을 받아 먹으면서 한일관계, 안보문제를 다뤄온 당국자들이 이런 걸 모른다면 그건 말이 안되지요. (어쩌면 다 잘 알고 있는데도 무슨 이유엔선가 그대로 행하지 못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문제는 한국입니다. 이 시점에서 무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정립해야 될 때입니다.

그 해답을 논하기에 앞서 이런 제안을 하나 해보면 어떨까요? 일본이 한반도 유사시 자국민 보호를 위해 자위대의 한반도 출병을 요구하듯이 1922년 '관동대지진'과 같은 대재앙이 발생했을 때 한국군의 일본 출병은 가능할까요? (그럴 필요가 있을 지에 대한 논의는 일단 접어두기로 합니다) 모르긴 해도 일본은 아마 한국군의 일본 출병을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정답은 자명한 것이지요. 우리도 자위대의 한반도(한국) 출병을 동의해서는 안됩니다.

북한으로 인해 야기된 문제는 우리가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하거나 아니면 6자회담의 틀에서 풀어갈 문제입니다. 일본도 자기들이 알아서 할 문제구요, 그런데 그걸 우리가 일본과 군사협정을 통해서 푼다? 그건 문제해결 방법이 아닙니다.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전제로 할 때, 한-일간의 군사협정은 우리에겐 아무런 실익이 없습니다. 반면 일본에게는 대륙 진출의 길을 우리 스스로가 활짝 열어주는 결과가 됩니다. 복잡하고 길게 얘기할 것 없습니다. 우리가 손해 보는 장사를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남은 문제는 또 결국 미국이겠지요. “미국과 일본이 밀접한 협력 아래 추진되면,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의 한반도 파견을) 이명박 정부가 적극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한겨레, 5일자)고 한 권혁태 성공회대 교수의 지적이 새삼 예사롭지가 않군요. 2011년 새해 벽두, ‘제2의 부산적기론’이 펄펄 깃발을 나부끼고 있는 꼴입니다. 혹자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격'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이 아니라 필리핀이나 인도가 이런 제안을 해온다면 그건 순수하게 볼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일본은 결코 순수하지 않습니다. 독도 문제 하나만 봐도 그들의 속셈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지난날의 한일관계사를 돌이켜보면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서기도 하군요....

딱딱하고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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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우리가 이렇게 교활하고 교양없는 족속들을 이웃으로 뒀다는 것은 우리 한민족의 비극이자 불행이지요. 그런 점에서 일본의 앞잡이들(일제 강점기의 친일부역자 및 한일회담 당시의 신판 친일파, 또 근자에 일본 극우파들의 왜곡된 역사관을 신봉하는 뉴라이트 일부 인사들 포함)은 지탄받아 마땅한 것입니다.

우리 이외에 그 어떤 나라도 자국의 이익 여하에 따라 우리의 적국이 될 수도, 또 우방국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겐 북한만 ‘적’이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일본도, 중국도, 심지어 미국도 우리의 적국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지난날의 역사가 증언하고 있는 엄연한 사실입니다. 한 예로 1905년 소위 '가쓰라-패프트 밀약' 때 미국은 자신들이 필리핀을 지배하는 대신 일본에 대해 조선(한국) 지배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 한일관계, 독도 문제와 관련해 과거에 필자가 썼던 글 두 편을 첨부합니다.

  - 일본, 아직도 '가깝고 먼 나라'인가 / <오마이뉴스> 2003. 6. 5
  - 독도, 문헌-국제법-역사적으로도 '우리 땅' / 보림재 2010. 3. 31

출처 http://v.daum.net/link/12844112 보림제

[버스노동자]

다깨우치리님..장문의글 이나 한번 읽어보시길..

[다깨우치리]

네,,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틈왕]

일본은 사회당이 패전후집권 그후 80년대? 두번 집권하고 공산당(전쟁직후는 상당한 세력)도 합법정당이며 몇석을 유지하고 있죠
그런데 저렇게 공개적으로 적기론을 공론화 할수 잇는가요 ??? 제가 난독증인가요 ㅎ^^

← 그냥 한번 참조나 하시라고요 ...

[다깨우치리]

버스노동자님, 잘읽어 보았습니다,,
위의글 한줄로 요약해보면 : 왜놈들 전혀 바뀌지 않았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한빛]

잘 읽었습니다

[서흥남]

우리가 뽑았습니다. 설마 `난 안찍었다`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