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181. 또 다시 필리핀으로.
한국에 있는 동안 여행도 하고 병원도 가고, 집도 팔고 새 집도 사고, 이사도 하고 정말 이 일,저 일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다가 돌아왔다.
밤 비행기. 처음으로 이용 해 본 제주 항공이 정말 싸긴 참 싸다. 기내식도 없고 비행기도 작고 좌석도 조금 더 비좁다.
그러나 네 시간인데 어떠랴. 잠시 참다 보니 정각에 도착한다.
다만 부칠 수 있는 짐의 무게가 15kg에 불과해서 이리 빼고 저리 빼내도 가방 무게 포함하니 넣을 게 없다.
티케팅 하면서도 신경전이다. 2kg이 오버라고 한다. 그까짓 거야 눈 감아줄 수도 있을 법 한데 안 된다고 우기니 도리가 없다.
부치는 짐에서 옷가지 두어 개를 덜어내서 기내에 들어가는 백팩에 쑤셔넣고 겨우 통과다.
마닐라 공항에서는 더욱 바쁘다.
짐을 찾는 동안 나는 휴대폰을 꺼내서 필리핀 유심을 바꺼 끼우고, 부지런히 부지런히100페소의 Load를 충전한다.
먼저 223을 누르고 100페소짜리 카드를 긁어서 나온 번호의 앞자리를 누른 다음 샵 버튼을 누른다. 멘트를 듣는다. 나머지 뒷 번호를 누르고 다시 샵을 또 누른다. 영어로 뭐라고 말이 나온다. successful이라는 멘트만 확인하면 된다.
성공이다. 그걸로 우선 마중 나올 Kerby에게 통화를 시도한다.
그런데 이 번엔 신호음 대신 영어 멘트가 나온다. 연결이 안 된다는 것이다.
어쩌라구. 왜 또 이러는가? 이 나라는 이유도 없이 곳곳에서 사람을 막막하게 만든다.
두 번의 실패, 세 번째 다시 시도해 본다. 신호가 가더니 "Yes Mam," 컬비의 목소리다.
코스탈 로드가 트래픽이라 아직도 공항에 도착이 안 되었다고 한다.
느긋하게 짐을 찾아가지고 이제 출구로 나오기만 하면 되는데 마지막 통과에서 쓸데없이 짐 검사를 하고 난리다.
어떤 사람이 Box를 모조리 풀어제치고 짐을 다 내 보인다.
언젠가 나도 저런 경험이 있다. 이유도 없이 재수없게 걸려서 모두 다 뒤졌는데 끝에는 OK다.
끊어진 테이프와 망가진 Box를 추슬러서 나오느라고 무진 애를 쓰고 기분이 상했던 기억이다.
그러나 이 번엔 그 사람에게 시선이 팔린 동안 우리는 순조롭게 나와 버렸다. 왈칵 덥다.
Kerby를 기다리느라 한참을 서 있는데 내 폰에 벨이 울린다.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받으려는데 이게 또 말썽을 부리며 아무리 눌러도 벨소리만 울린다. 누르고 또 누르는 사이 전화는 끟어지고 당황하는데 컬비가 멀리서 알아보고 쫓아온다.왜 전화를 안 받느냐고 묻는다.
우리 차를 몰고 온 그에게 몸을 맡기고 밤길을 달려 집으로 온다.
Mr 정의 개가 새끼를 네 마리 낳아서 누구누구에게 나누어 주었다는 둥, Kerby는 줄곳 그간의 스토리를 얘기하는데 나는 그만 슬그머니 잠이들었다.
첫댓글 아무리 생각 해도
우리 한선생님 대단하셔
그런 돌발적인 사태를 여러번 겪으면서
항상 슬기롭게 잘 버텨 나아가시니..............................
대단하시네유!
나같은면 하도 복잡해서 출국도 할수 없겠네유
머가먼소린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