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하게 기도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말짓과 몸짓의 거룩한 진언과 무드라
도반과 절에 함께 갔을 때의 일입니다. 함께 대웅전에 가서 참배를 했는데 도반이 아주 천천히 지극하게 삼배를 올리더군요. 전 벌써 절 다 하고 일어서 있는데 민망하게...
삼배를 한 뒤 도반과 법당에 앉아 30분 정도 좌선을 했습니다. 밖으로 나가는데 한 노비구니 스님이 조심스럽게 다가오시더군요. 스님들 오셨는데 차 한잔 공양 올리겠다고 청하셔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차담이 끝난 후 여비를 하라고 봉투를 주시더군요. 그런데! 알고 보니 도반 봉투에 차비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나중에 기회가 있어서 물었더니 이렇게 답변하시더군요.
"그 스님이 너무 정성스럽게 참배를 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정성스럽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요? 여전히 많은 불자들은 '간절하다', '정성스럽다'와 같은 표현에 막막함을 느낍니다. 간절함의 수치를 보여주는 지표와 기계가 있다면 참 좋겠는데 보이지 않는 영역이니 헤매고 또 헤맬 뿐입니다.
"예법의 쓰임에서는 조화로움(화평함)을 가장 귀하게 여긴다." -논어
신구의(身口意) 삼업의 안과 밖
간절함에는 세 가지 현상이 있습니다. 첫째, 간절한 마음이고 둘째, 간절한 말이며 셋째, 간절한 행동입니다. 이 중 마음은 티가 나지 않고 말과 행동은 티가 납니다. 그렇다면 마음이 더 중요할까요? 말과 행동이 더 중요할까요?
둘 다 중요합니다! 정확히 구분하면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드러나는 말과 행동입니다. 보이고 들은 사람들은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보살은 일체 중생에 대하여 큰 자비심을 일으켜, 몸으로 모습을 나타내고 법을 설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안온함을 얻게 한다." -화엄경
금강경이 보여준 최고의 예법, 우슬착지와 찬탄
"그때, 장로 수보리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며(우슬착지), 합장하고 공경하며 부처님께 사뢰어 말씀드렸습니다." - 금강경
예법이라는 것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말짓과 몸짓은 진언이자 무드라입니다. 그 자체로 내 마음과 세상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살아가시던 시절의 인도에서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댄 후 합장하는 것이 존중을 표하는 몸의 예법이었습니다.
"희유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들을 잘 보호하여 염려해 주시고, 모든 보살들에게 잘 당부해 주십니다." - 금강경
행동만으로도 눈 있는 자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여기에 말이 더해지면 그 힘은 더욱 증폭됩니다. 수보리 존자는 여래의 선호념과 선부촉하시는 진실을 근거로 찬탄의 말을 세상에 내뱉었습니다. 이는 자비로운 스승 여래의 본질을 자신의 마음에 새기고, 붓다에게 고하며, 세상에 각인하는 진언과 같습니다.
측정할 수 없는 마음 대신 간절한 태도를 취하라
간절한 마음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측정할 수 없어 오리무중이라면 간절한 태도로 표현해보는 게 어떨까요? 대웅전에서 부처님을 존중하는 제 마음이 도반보다 부족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드러난 태도를 보며 세상은 우열을 판단한 것입니다. 승패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생을 도와야 하는 보살로서 정성스러운 태도로 그들을 감동시키지 못한다면 서원을 이룰 수 있을까요?
"몸이 고요하고, 말이 고요하며, 마음이 고요하여 삼매에 잘 든 사람, 세속의 유혹을 토해내 버린 사람, 그를 일러 '참으로 고요에 든 자'라 부른다." -법구경
유념하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과례는 비례다(過禮非禮)'라는 말이 있습니다. 현대 한국의 문화로 볼 때 너무 예가 과해지면 그것은 불편함만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배우는 것입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배워서 따르듯, 현대 한국의 예법 그리고 세대와 지역에 따른 예법의 변화를 잘 관찰하는 깨어있음의 힘이 꼭 필요합니다. 물론 고집 없이 그 적절함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용기 역시 필수입니다.
보는 이의 마음까지 평온케 하는 '속도의 비밀'
여기에 더해 한 가지 치트키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예를 갖출 때는 말과 행동을 조금 천천히 해보세요. 이 역시 과하면 답답해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바쁨에 물들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빨리하고자 하면 도달하지 못하고, 작은 이익을 보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 -논어
그거 아세요? 대웅전에서 제가 했던 삼배는 매우 모범적인 동작이었습니다. 예법에 딱 맞게 절을 했습니다. 다만! 조금 빨랐을 뿐입니다. 똑같이 예법을 잘 지키더라도 조금만 천천히 행동한다면 보는 사람의 마음도 함께 고요해지고 편안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 '조금만 천천히'라는 보살의 무드라 연습을 시작해볼까요?
10월 4일 극락사 신묘장구대다라니 108독 기도 신청 - https://forms.gle/TzN6fu6QXpopYhdn6
첫댓글 내 마음의 간절함도 담고, 보는 이의 마음도 평온케 하는 비밀. '조금만 천천히'...... 감사합니다. _((()))_
나와 모두가 편안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_()_
늘 '간절함을 어떻게?'가 궁금했습니다.
마인드코칭 때 보이는 대상과의 관계보다 '보는 마음'에 관한 것이라 일러주신 덕분에, 지금 내 마음이 편안한지, 기쁜 마음으로 몰입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돌아보는 귀한 지침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중생심(게으른 일심씨)에 흔들리고 넘어질 때마다 길잡이가 되어 함께해 주시는 스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_()_
신기하게 필요한 순간들의 내용이라 많이 와닿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__()__
네 좋은 글 고맙습니다.
관세음보살.
'측정할 수 없는 마음 대신 간절한 태도를 취하라.' 말과 행동에 마음의 간절함을 담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빨리빨리 대신 천천히를 생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_
감사합니다.스님_()()()_
몸이 고요하고, 말이 고요하며, 마음이 고요하여 삼매에 잘 든 사람, 세속의 유혹을 토해내 버린 사람, 그를 일러 '참으로 고요에 든 자'라 부른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조금만 천천히, 그리고 마음챔김안에 간절함을 담겠습니다. 감사합니다_()_
저는 대화에서 천천히 대화를 나느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고치려고 마음 먹지만 오랜 습관탓인지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천천히.....꼭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_()_
조금더 천천히, 편안하게 말하고 행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_()_
조금만 천천히 행동하여 보는 사람의 마음과 저의 마음도 함께 고요해지고 편안해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_
몸과 마음의 빠름을 참아내고 고요한 태도 연습 오늘 1일차 새로 시작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