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後 70년 秘話/전두환의 유머감각! 趙甲濟
1986년 3월 17일 저녁 6시부터 8시 45분까지 全斗煥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기독교 지도자들을 만찬에 초대했다. 이 자리에는 兪虎濬 지도자 협의회 회장, 朴明壽 장로회 합동 총회장, 金知吉 NCC 회장, 李종성 장로회 통합 총회장, 鄭晋慶 성결교회 총회장, 金奉錄 감리회 총회장, 池元祥 루터회 총회장, 金章煥 침례교회 목사, 辛信默 88 세계 복음화 대성회 회장, 崔薰 교역자협의회 회장, 張聖萬 민정당 정책위 의장 등이 참석했다(대화는 金聲翊 당시 史料 담당 비서관 기록). 외손녀 이야기 *한 참석자: 손녀딸 잘 크시나요. 할아버지 닮았다고 하던데요. 대통령: 여자애가 날 닮으면 어떻게 해요. 섭섭하게 생각지 말라고 그런 말 하겠지만… 할아버지 노릇하기가 참 어려운 겁니다. 귀여우면 안아주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말랑말랑해서 꽉 안을 데가 없어요. 그걸 모르고 안으면 목이 뒤로 확 젖혀지고… 오래 보니 피곤해요. 요새 웃고 그러는데 아, 참 귀여워요. 여러 가지 애를 써서 한번 웃겨 보려고 하는데… 우리 애 기를 때는 그런 귀여운 맛 몰랐는데 참 귀엽더만. 올림픽의 효과 우리가 올림픽을 하면 자동적으로 16일간 텔레비전을 돌려서 全세계 40억 인구가 보게 됩니다. 그 선전비를 돈으로 따지면 얼마가 되겠어요. 그게 바로 우리 國力이고 경제력이고 우리 제품에 대한 보장이 됩니다. 그렇게 밀고가면 북한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金日成, 金正日 체제가 무너집니다. 그걸 북한이 잘 알 겁니다. 자기네 체제를 유지하느냐, 못 하느냐 하는 岐路입니다. 金正日이가 세습을 하려면 한국이 86, 88을 못 하게 해야 하고 그러려면 버마 사건 식으로 게릴라를 집어넣는다든지 가만 안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우리가 미국과도 협조해서 軍警이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겁니다. '나도 민주주의를 안다.' 우리는 대통령이 스스로 자리를 내놓고 물러가는 것을 한번도 못 한 나라 아닙니까. 그래서 갈등과 불신도 있습니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두고 권력을 잡으면 내놓기가 힘들어요. 내가 해보니 그렇습니다. 나한테도 88올림픽이나 마치고 가야지 그냥 가면 어떻게 하느냐 하는 미국 상원 의원, 우리 야당 의원도 있었습니다. 나라를 위해서 모든 정력을 쏟고 전쟁과 빈곤에서 탈피해서 우리 국민이 행복하게 살고 괄세 안 받는 위치로 올리는 게 내 소망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내가 헌법을 준수해서 헌법대로 권력을 넘기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는 게 민주주의 전통 수립의 첫걸음입니다. 나보고 군인 출신이다 뭐다 하는데 나도 나름대로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해요. 내가 집권한 후 학생들이 시끄러워도 치안을 경찰에 의해서 유지해 왔습니다. 군대를 동원해서 한 일이 없어요. 모든 문제를 힘이 아니고 순리로 하려고 무척 애를 써 왔습니다. '종교인이 정치인 앞잡이 노릇을 해서야' 정치인들이 안보와 경제도 잘 모르면서 정권적 차원에서 자신이 꼭 해야겠다고 하면 나라 망치는 겁니다. 권력에 미쳤다고 할까, 누구를 이용하느냐 하면 학생들을 이용하고 있어요. 왜 남의 집 귀한 자식을 선동해서 희생 시킵니까. 정치란 권력을 잡으려고 마누라도 판다고는 하지만… 그리고 종교인을 이용하는데 종교란 성직자로서 교회에서 하나님 말씀을 존중하고 전파하는 것이지, 사회적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은 정치인이나 사회 전문가에 맡겨야 합니다. 자기네가 정치 활동, 사회 활동을 하면 스스로 성직의 영역을 축소시키는 것입니다. 진실한 성직자는 그런 거 할 시간이 없을 겁니다. 한눈 팔 여지가 없지 않겠습니까. 순수한 신도들의 이름을 도용해서 모든 신도의 이름으로 자기 정치 노선에 맞춘다든지 하면 종교 분야에는 뜻이 없고 정치에 뜻있는 사이비 성직자라고 할까, 정치인 앞잡이라고나 할까요. 나는 중요한 직위에 있을 때는 특정한 종교는 안 가지기로 하고 있지만 우리 집안도 믿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교회의 참된 지도자들이 교파를 초월해서 힘을 합쳐서 국민과 신도들을 올바로 인도해주시면 좋겠고 내가 처음으로 정권을 내놓고 나가려고 하는데 기도해 주셔서 힘이 되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법 어기면 유명해지는 나라' 우리 나라의 큰 문제입니다만 정치하는데 무엇을 하면 유명해지느냐, 법 어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검찰에서 조사받으면 그 사람 이름이 알려져요. 돈 안 들고 선거 운동 되는 거지요. 이런 의식을 가지고는 민주주의가 안 됩니다. 내가 88년에 가서 한번 더 해야겠다, 눈물 줄줄 흘리면서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하면 국민들이 정이 많아서 동정도 하고 또 정부가 힘이 있으니 불법이라도 밀어 부치면 알 수 없습니다. 저 사람들이 내놔라 하더니 내가 하는 걸 보니 틀림없이 나가려고 하거든요. 물에 빠진 사람 구해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더니. 내가 처음부터 이 시점까지 그때 가봐야 알겠다고만 했다면 지금쯤에는 그냥 나가기만 해달라고 했을 겁니다. 나는 너무 순진하니까 상대방을 너무 믿었어요. 그러나 나는 양심대로만 할 겁니다. 정치인은 혼란이 생겨야 수지가 맞지만 혼란이 생겨 손해 보는 것은 국가와 국민입니다. '대통령이 된 후 송구스러워서' 대통령이 된 후 청와대에 와서도 송구스러워 의자에도 안 앉고 소파에서 일을 했습니다. 경제가 제일 어려웠습니다. 나라 경제가 얼마 못 갈 것 같았어요. 지금도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게 경제입니다. 야당 떠드는 것은 내가 까딱하지 않습니다. 경제는 항우 장사, 경제학 박사가 와도 안 돼요. 한 쪽에 구멍이 나면 걷잡을 수가 없어요. 알젠틴에 박사가 없어서 경제가 저 모양입니까. 알젠틴에서는 수레에 돈을 싣고 간다고 NHK가 보도했대요. 우리 나라 도매 물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모든 외국인도 신비하다고 합니다. 물가 안정이 되어서 경제가 살아났어요. 3저호기(三低好機)에 활동 저력을 가졌습니다. 지금 인플레가 40% 된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물가가 내려가 있으니 우리 물건이 일본 시장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 비해 기술이 너무 뒤떨어져 있습니다. 81년부터 기술에 무지무지한 정력을 투입했는데 요새는 국산도 일본과 경쟁할 만한 게 나옵니다. 5년간 이렇게 밀고 가면 웬만한 것은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국제 수지가 금년부터는 흑자가 날 겁니다. 외채를 갚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일본이나 미국이 윌 경제를 더 잘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재정 적자가 2,200억 달러, 국제 수지 적자가 1,500억 달러입니다. 그래서 미국이 저 난리지요. 우리가 잘 되어야 합니다. *1986년 초 정구호 홍보수석에게 한 말 대통령: 사실 동서고금을 통해 권력 쥔 사람치고 스스로 내놓겠다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죽을 때까지 해먹으려고 발버둥 치는 게 권력자의 속성이지. 우리는 내가 한 번 넘기고 여기서 나가면 이것이 전통으로서 그대로 지속될 수가 있어. 헌법 문제는 내가 그만두고 나서 89년에 가서 논의하는 것이 순서에 맞는다고 봐. 어디까지나 평화적 정부 이양을 위한 호헌이야. 내가 연설하는 기회에는 이것을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논리를 정연하게 정리해 놓도록 해요. 5공화국이 발족한 후 사실 일을 많이 했어. 소득이 거의 두 배로 올랐지 않나. 우리가 한 일을 다 알아주면 그 이상 좋은 일이 없겠지만 그래도 국민 50%의 이해는 얻어야 하지 않겠어? 출범 5년 동안에 선거를 세 번 치렀는데 물가 안정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정치 자금을 안 썼다는 反證이야. 지금 학생들이 부정 부패 얘기를 안 하지 않나. 내가 업자들한테서 몇 십억 몇 백억을 얻어 쓰면 기업이 제대로 될 수가 없어요. 정치 자금을 거두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주의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것을 쓰니 부담이 없어. 액수도 적고… 대통령 책임제 아래서 대통령의 힘이란 막강한 게 사실이야. 나의 뜻을 정책이나 법에 반영시켜서 시험해 나갈 수 있으니 대통령의 말이 법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내가 5년이 지났지만 양심적으로 말해서 이 자리를 즐긴다는 느낌을 가져본 일이 없어. 나한테 관한 유언비어도 감정대로 한다면 수사 기관을 동원해서 뿌리 뽑으려면 못 할 것도 없지. 사람이 완전할 수가 없으니 그걸 들어주고 있는 거야. 사실이 아니면 시간이 흐르면 밝혀질 테니까. 우리 나라의 경우는 대통령의 자세가 아주 중요해. 내가 이 자리에 올랐지만 농촌의 가난한 집안에서 나서 무슨 배경이 있었나. 내가 어떤 자리를 맡든지 열심히 노력했어요. 군에서도 부하들한테 술 먹고 노름할 시간을 안 주고 연구 과제를 주었지. 영하 20도에도 구보를 시키고 나도 같이 뛰었어. 돈이 없어도 밑에 사람들이 교육을 간다든지 하면 단돈 2,000원이라도 보내고… 형식적으로가 아니고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했어. 25년 군인 생활을 하는 동안 그런 식으로 지휘하니까 내 이름이 올라가더라고. 항상 내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가지려고 그 분야의 교범을 몇 번씩 읽고 외우고 했어요. '내가 기억력은 괜찮아.' 대통령: 내가 기억력은 괜찮은 것 같아. 내가 중대장 할 때 일주일 만에 180명의 이름을 다 외웠더니 모두 놀랐어. 대통령은 만물 박사가 되어야겠더군. 경제도 그래. 내 기억력은 남들도 놀랄 정도지.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외워야 될 것이 많고 복잡해. 경제 숫자만 해도 인구 증가율, 개인 소득, 업체 가동률, 수출 수입액, 사업체 숫자, 학교 학생 수, 공무원 수, 일년 예산, 외채, … 내가 이런 것들을 다 외우고 있어. 국가원수는 미련하고 양심이 없는 철면피라야 될 것 같아. 그런데 나는 그렇게는 못 해. 우리 나라도 평화적 정부 이양의 先例만 남기면 국민이 좋아할 것으로 봐. 우리 국민들은 정이 많고 분별력이 뛰어나요. 내가 대통령을 그만두고 여기서 살아나가기만 하면 舊官이 名官이라는 소리를 반드시 듣게 될 걸로 봐. 내가 그만두고 나가서 국민들에게 얘기하면 더욱 설득력이 있을 거야. 대통령을 처음으로 합법적으로 마치고 나온 사람이 되는 거니까. 그래야 우리도 선진국의 예처럼 국민들이 믿음직하게 생각하는 원로 층이 두터워지지 않겠나. 그런 것을 이룩해야 우리 나라도 강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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