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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경쟁력 훼손하는 2024년 예산안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윤석열 정부의 2024년 예산안이 제출되었다. 윤석열 정부 2년 차, 국가 재정은 훨씬 부실화되었고, 무너진 경제를 살리기 위한 재정의 역할도 사라져 버린 것을 확인시켜주는 예산안이다. 기획재정부는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2.8% 예산 증가율을 ‘건전 재정’ 의지의 결실인 것처럼 자랑한다. 하지만 건전 재정은 윤석열 정부의 처참한 경제 실정을 가리기 위한 용어에 불과하다. 2024년 예산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윤석열 정부가 그토록 강조했던 건전 재정의 붕괴였다.
자산 팔아 부자감세 유지하려는 정부
윤석열 정부는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세출 예산을 편성해 적자 규모를 줄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2024년 예산안에서 통합재정수지 적자가 44.8조 원에 달한다. 대규모 세수 펑크에 따른 세입 감소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발발했던 2020년에도 결산액과 본예산 총지출액의 차액으로 표시되는 적자액이 33.5조 원이었다. 2024년에는 이보다 11.5조 원 더 큰 대규모 적자 예산을 편성했다. 지출 증가율을 가장 낮게 잡았음에도 세입 감소율이 이를 훨씬 능가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건전 재정은 지출만 줄인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수입이 적절히 뒷받침되어야 하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인데, 윤석열 정부는 이마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 부채율은 0.6%p 증가해 51%가 되었다.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외견상으로는 국가 재정의 내실화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윤석열 정부는 작년부터 공공부문의 자산 매각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부동산 불황기에 국유재산을 헐값에 매각하는 일이 큰 규모로 진행됐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국가부채율 수치가 같더라도 정부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국가 부채의 성격은 확연히 달라진다. 지금 정부는 재정수지와 국가부채율의 외관상 수치를 조금이라도 나아 보이게 만들기 위해 정부가 보유한 자산을 대규모로 매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기업 부자감세로 인해 소득이 가난해진 정부가, 이제 자산 부문에서도 가난한 정부가 되어가고 있다. 소득, 자산 양쪽 모두에서 가난해진 정부가 재정 정책을 활용할 능력이 훼손되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렇게 역대급 적자 재정을 운영하면서, 정부의 자산을 축내가면서 건전 재정을 목놓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김동일 예산실장. 정부는 물가증가율에도 못 미치는 2.8% 증가를 두고 '재정 정상화'라고 설명했다. 설명판에 '알뜰재정 살뜰민생'이란 선전문구가 보인다. 2023.8.29. 연합뉴스
미래 경쟁력 훼손하는 2024년 예산안
윤석열 정부는 지출을 줄이다보니 미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예산 편성을 했다. 정부는 전체 연구개발 예산을 5.2조 원, 16.6% 줄였다. 산업 경쟁력의 핵심인 교육에 대한 예산도 6.6조 원, 6.9% 감소했다.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그 중요성이 확인되면서 UN의 국민계정체계(SNA)는 연구개발을 소비지출이 아니라 고정자본을 형성하는 자본투자로 파악했다. 그 이후 각국 국민계정에서 연구개발 투자는 그 자체로 GDP에 직접 반영된다. 연구개발 투자의 삭감이 곧 GDP 하락을 의미한다는 얘기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연구개발이 중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현재 세계 각국은 국가에 의한 산업정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역대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연구개발은 정부 산업정책의 핵심 수단이었다. 역대 우리 정부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면서 정부와 민간의 연구개발 투자가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화되는 흐름에 역행하는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R&D예산은 IMF때도 삭감하지 않았다는 것을 까마득히 잊어버리신 것인가? 우리 경제의 미래 경쟁력을 지키는 것이, 건전 재정이라는 헛된 말을 주워 담는 것보다 백배는 더 중요하다.
국제정세에 눈 감고 내수 경제에 귀 막은 재정 무기력 상태
정부는 대외 경제 여건으로 지정학적 경쟁에 의한 불확실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에 대한 명확한 인식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우리 나라 주력 수출 상품의 대외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중 기술패권경쟁과 정부의 한미일 일방 안보 행보에 대해 적어도 기획재정부는 비판적인 입장을 가질 법도 하다. 그러나 이처럼 중대한 대외경제 상황을 ‘불확실성’ 네 글자 정도로만 언급하고 넘어가고 있다. 이런 인식으로는 갈수록 불리해지는 통상 여건을 개선하고자 하는 계기가 만들어질 리 없다.
내수 경제에 대해서는 하반기에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근거가 부실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국채 금리는 상향 추세이다. 소비자물가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와 농식품의 가격도 심상치 않다. 국제 유가는 꾸준히 상승 중이고, 태풍의 영향으로 농식품의 가격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올라 있다. 마트에 가보면 사과 한 알이 4000원~5000원 수준이다. 상황을 종합해보면 당분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없는 상태이다. 한 마디로 고금리 상태가 계속된다는 뜻이다.
이를 반영하듯 장기 고정금리 정책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또한 2차례나 인상되었다. 고금리 상태의 지속은 원리금 상환액 증가로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을 위축시키고, 이는 내수 전반의 위축으로 확산된다. 바로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재정이 역할을 해야 하는데, 대규모 세수 결손에 기초해 역대급으로 낮게 편성된 2024년의 예산안을 보고 있자니, 재정 무기력 상태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2024년 예산안은 윤석열 정부가 나라살림을 운용할 능력은 없는데 철 지난 보수 이념에 집착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문제들을 집약해 놓았다.
세수 정상화 너머 횡재세 도입도 검토해야 할 지경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예정된 대규모 세수 결손을 방지하기 위해 세수 정상화부터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작년에 통과시킨 대규모 부자 대기업 감세부터 철회해야 한다. 국유재산 헐값 매각도 멈출 것을 촉구한다. 세입 정상화 과정에서 임시 수단으로서 유럽 대부분 국가들에서 활용 중인 횡재세 도입도 적극 추진하실 것도 제안한다. 국가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도모해야 한다. ‘나라살림 다 망가뜨려놓고, 쓸 돈이 없어서 가산까지 탕진하는 정부’로 기록될 작정이 아니라면, 낡아버린 이념을 부디 내려놓고 경제난으로 인한 국민들의 고단한 현실을 직시하라.
출처 : 적자는 기본이고 가산도 탕진하는 못난 정부 < 민들레 광장 < 기사본문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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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라 살림 적자나서 엔화 외평채로 돌려 막기 하려 한답니다.
싸게 빌려 융통한다는 거죠. 이런 시기에....
3년 후 만기되면 엔화 상승에 이자상승하고요.
후기 정부보고 알아서 갚아라~~~
본인들이 기득권 부자라 손해는 보고 싶지는 않고 표는 보이고
못 먹어도 고고씽.
친기업, 찐부자 정부라 부자감세를 철회 못하고 서서히 거덜내는 중..
일반 서민들은 보이지도 않습니다.
단, 립서비스는 잘함. 너희들 위해, 실수요자 위해,
그 위한다는 것에 속은 대중들이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