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신앙을 완성하기 위한 지상의 순례길> 마르코 10,17-27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혼인잔치의 비유(루카 12,35-40)를 하시며 짐작하지 못한 때와 시간에 올 주인을 기다리는 이들의 마음처럼 깨어 있으라고 강조하십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지요.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루카 12,48) 이 말씀을 통해 우리의 신앙이 성숙해질수록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하심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하느님의 기대가 잘 나타나있는 복음 속 장면이 있는데, 어느 청년이 예수님께 다가와 대화를 나누었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진정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게 됩니다(참조: 마르 10,17-22).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느 날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는데 한 젊은이가 예수님께로 달려와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난 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계명에 나와 있는 기본적인 율법의 계명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씀하시자, 이내 그 젊은이는 어려서부터 잘 준수해 왔노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르 10,21). 그런데 그 젊은이는 예수님의 말씀을 지키겠다고 하지 않고 오히려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갑니다. 사실 그 청년은 많은 재물을 가진 부자였습니다.
인간은 일반적으로 어느 분야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가진 전문가가 되거나 그래도 무언가를 잘 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라는 지점을 뛰어 넘어야 합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 끊임없이 도전이 주어집니다. 내 신앙생활이 잘 정돈되어 성숙해 질수록 악의 유혹은 더 커질 수 있고(참조: 루카 11,24-26), 또한 성숙해 진 만큼 하느님께서는 오히려 큰 역할이나 책임을 주시게 됩니다.
그래서 신앙의 여정은 지상의 순례를 마치는 날까지 계속되며, 그 여정 안에서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소중하게 최선을 다해 보내야 하는 것이지요. 저희 사제나 수도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사제와 수도자로 거룩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 앞에서 겸손하게 살아가야 함이 분명합니다.
이처럼 우리 모두에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 어렵지만, 그래도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자녀인 우리와 늘 함께 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희망하며 ‘적당히’가 아니라 ‘더 나은’ 거룩한 변화를 향해 걸어갈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 10,27)
- 김홍주 베드로 신부님
♥ 이 삶이 전부라 여기면 내 것에 대한 것 특히 돈, 가족에 대한 집착도 커집니다. 우리는 가야할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이곳은 그저 잠시 머물다 가는 곳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