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젓갈은 밥도둑이다. 입맛이 없을 때도 물에 밥 말아서 곁들이면 그나마 넘어가곤 한다. 명절 선물로도 인기가 많은 까닭이다. 그런데 젓갈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음식이다. 짜긴 하지만 술, 담배, 석면처럼 위험한 걸까?
2A군 발암물질은 개연성 있게, 2B군은 가능성 있게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이 중에서 ‘인간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충분한’ 1군 발암물질은 121개다. 담배, 술, 미세먼지, 석면 등 암과의 상관관계가 비교적 명확한 물질들이 포함된다.
젓갈이 1군 발암물질에 포함된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 먼저 나트륨과 여러 식품첨가제다. 소금 자체는 발암물질이 아니다. 그러나 젓갈 속 단백질과 만나면 니트로사민이라는 발암물질을 만들어낸다. 고춧가루 양념을 하는 특성상 붉게 보이기 위해 첨가되는 아질산나염은 단백질과 만나 니트로사민을 만들어낸다.
아질산염 자체도 악영향을 끼친다. 주로 육가공식품이 붉은색을 유지하기 위해 첨가되는데, 과량 섭취 시 간과 신장을 손상시킬 수 있다. 체내에 흡수되면 혈액 내 적혈구 산소 운반능력을 떨어뜨리는데 0.3g 이상 섭취 시 중독을 일으키고 6g 이상 섭취 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다행히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일일섭취허용량 대비 6.8%의 아질산나트륨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어린아이가 젓갈이나 햄 등 육가공식품을 과량 섭취하면 일일섭취허용량을 초과할 수 있다.
가열하지 않는 조리 방식도 젓갈이 발암물질인 원인으로 꼽힌다. 이렇게 가열하지 않은 음식은 세균과 바이러스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젓갈이나 게장 등 가열하지 않는 식품에서 대장균과 노로바이러스를 검출됐다고 발표한 사례가 많다.
당연한 얘기지만 젓갈을 소량 먹는다고 암에 걸릴 가능성은 낮다. 모든 음식은 과하면 좋지 않다. 게다가 젓갈은 발효음식이라 숙성 기간 중에 발생하는 자가분해효소나 미생물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조금 더 건강한 제품을 고르는 게 방법일 수 있다. 알기 어려운 명칭의 첨가물이 많이 기재된 제품은 피한다. 되도록 원재료의 수가 적고 유통 과정이 비교적 잘 보이는 제품을 고른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