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3 지방선거일이 가까워지자 후보 간 흑색ㆍ비방이 극을 치닫는다. 후보의 사생활은 물론이고 이미 끝난 과거 전력까지 들춰내 상대방을 공격하고 있다. 심지어 후보 부채 문제까지 들고 나오는 중이다. 부채를 재산 신고에서 누락시켰다는 것이다. 선거가 코 앞인데 이런 문제로 진흙탕 싸움만 벌일 것인가. 물론 후보의 정치적 역량이나 도덕성, 자질과 관련된 사안이라면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전혀 별개인 취향ㆍ부채, 자녀 비리까지 들먹이는 건 정도를 넘는 것이다.
문제는 `의혹`이라는 면피성 단어다. 의혹이 제기되면 사실 여부가 일단 뒤로 밀린다. 이목이 집중돼 사실 여부를 떠나 일단 의혹 당사자가 불이익을 당하는 게 현실이다. 사실 여부 확인에 앞서 유권자들이 내용을 그대로 수긍하는 게 문제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연회비 1억원 피부관리실 이용說`에 휘말려 치명상을 입고 낙선했다. 1년 뒤 경찰 수사 결과 나 후보가 쓴 돈은 550만 원으로 밝혀졌다. `연회비 1억 원 說`이 허위임이 경찰에 의해 밝혀졌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유언비어를 퍼트린 쪽이 처벌받았을 뿐 그렇다고 해서 선거 결과가 바뀐 것도 아니다. 처벌받은 사람이 선거와 직접 관련돼 있지 않으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나경원 후보는 그 일로 한때 정치 일선에서 밀려 나 있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에서 이런 흑색선전이 판을 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소ㆍ고발도 이어지고 있다. 정책 선거, 깨끗한 선거를 표방했던 사람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러다간 선거가 끝난 뒤에도 후유증이 그대로 이어질 판이다. 당선자들이 약속한 정책들을 제대로 꾸려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19대 총선부터 사이버 공간을 통한 선거운동이 허용됐기 때문에 여론 오도를 위한 각종 흑색선전이 이번에도 난무할 게 틀림없다. 일단 허위 사실을 유포한 뒤 마치 그것이 사실인양 퍼트리는 수법이 등장할 것이다. 특히 페이스북이나 트위트를 이용해 교묘히 경쟁상대를 흠잡는 일이 비일비재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관계기관들이 사이버 공간을 떠돌아다니는 흑색선전을 일일이 찾아내 처벌하기란 불가능하다. 결국 유권자들이 나서야 한다. 그동안 사이버 공간을 통한 흑색선전이 사회에 끼친 폐해를 잘 아는 만큼 유권자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흑색비방 악령`을 뿌리 뽑아야 한다.